[9/18 Daily Euro Basket] 슬로베니아, 첫 우승! ... 드라기치 MVP

이재승 기자 / 기사승인 : 2017-09-18 09: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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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슬로베니아가 역사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슬로베니아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유로바스켓 2017 결승전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93-85로 승리했다. 슬로베니아에는 역시나 고란 드라기치(마이애미)가 있었다. 드라기치는 이날 가장 많은 35점을 퍼부으면서 팀이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드라기치의 활약에 힘입어 슬로베니아는 세르비아를 8점차로 따돌렸고,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드라기치는 MVP에 뽑혔다. 세르비아는 아쉽지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스페인은 예상대로 러시아를 제치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6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 최종 순위


1. 슬로베니아


2. 세르비아


3. 스페인


4. 러시아


# 올-토너먼트팀


G : 고란 드라기치, 알렉시 쉐베드


F : 보그단 보그다노비치, 루카 돈치치


C : 파우 가솔


# 부문별 순위


득점_ 쉐베드(24.3) 슈뢰더(23.7) 포르징기스(23.6) 드라기치(22.6) 보얀(22.5)


리바_ 발런츄너스(12.0) 올라세니(11.2) 파출리아(9.2) 돈치치(8.1) 부체비치(8.0)


어시_ 칼니에티스(7.2) 로드리게스(6.8) 사토란스키(6.6) 스트렐니엑스(6.6) 코포넨(6.3)


스틸_ 만다체(2.2) 벨리넬리(2.1) 루카쇼프(2.0) 오스만(2.0) 드 콜로(1.8)


블록_ 포르징기스(1.9) 푸스토피(1.7) 파우(1.5) 마크(1.4) 랜돌프(1.4)


스페인 93-85 러시아


스페인이 초반부터 흐름을 주도했고, 전반을 17점차로 앞선 채 마쳤다(45-28). 러시아는 후반 들어 추격에 나섰다. 안드레이 보론체비치가 후반 시작과 동시 3점슛을 터트리는 등 연거푸 5점을 신고했다(45-33). 그러나 이후 스페인에서는 마크 가솔이 3점슛을 포함해 7점을 올리는 등 스페인이 점수 차를 공고히 다졌다(54-37).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곧바로 알렉시 쉐베드의 3점슛으로 14점까지 좁혔다(54-40). 스페인은 곧바로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의 득점으로 응수했고, 이후 양 팀은 공격을 주고받았다. 러시아는 3쿼터 종료 6초를 남겨두고 드미트리 크보스토프의 3점슛으로 11점차를 만들었다(66-55). 4쿼터 시작과 함께 러시아는 또 하나의 3점슛을 추가했고, 경기는 미궁 속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공격이 자밋 주춤한 사이 러시아는 비탈리 프리존의 득점으로 8점차까지 바짝 따라 붙었다(74-66). 여기에 4쿼터를 3점슛으로 열었던 드미트리 쿨라긴의 3점슛이 또 들어갔고, 경기 종료 2분 57초를 남겨두고는 안드레이 주브코프의 3점슛이 골망을 갈랐다(78-76). 스페인인 이후 공격에서 페르난도 산 에메테리오가 자유투를 얻어냈고, 2구를 놓쳤지만 파우 가솔의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으로 스페인이 겨우 달아났다(81-76). 러시아는 이후 작전시간을 가졌고, 공격에 나섰지만, 프리존의 실책이 나왔고, 마크 가솔의 자유투로 스페인이 오히려 기회를 잡았다(83-76). 스페인이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사이 종료 1분 36초를 남겨두고 프리존이 3점슛을 던졌지만 무위에 그쳤고, 스페인은 득점에 성공했다. 쉐베드의 3점슛도 림을 외면했고, 곧바로 파우 가솔의 덩크가 나왔다(87-79).


스페인


파우 가솔 26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3블록


마크 가솔 25점 4리바운드


세르이오 로드리게스 16점 9어시스트 3스틸


스페인이 트윈타워의 힘을 내세워 러시아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솔 형제는 이날 무려 51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합작하면서 위력을 드러냈다. 러시아는 파우 가솔과 마크 가솔(멤피스)를 제어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파우 가솔은 결정적일 때 빛났다. 4쿼터에만 여러 차례 골밑 공략을 통해 득점을 뽑아내면서 러시아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나 4쿼터에만 무려 12점을 뽑아냈는가 하면, 러시아가 막 따라붙던 4쿼터 막판에만 8점을 몰아치면서 스페인을 3위로 이끌었다. 가솔은 이날 70%가 넘는 필드골 성공률을 자랑하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가솔이 공을 잡으면 그 즉시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스페인이 러시아를 따돌릴 수 있었다.


스페인은 철저히 안쪽을 공략했다. 스페인의 가장 큰 자산인 파우 가솔과 마크 가솔 형제가 구축하고 있는 높이는 실로 대단했다. 비록 외곽에서 득점지원이 원활하지는 않았지만, 이들 둘이서만 50점 이상을 뽑아내면서 스페인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스페인은 이날 60%가 넘는 2점슛 성공률을 보였다(.617). 3점슛이 신통치 않았지만, 높이의 힘을 적극 활용하면서 러시아의 골밑을 두드렸고, 이는 주효했다. 리바운드에서도 38-27로 당연히 앞섰으며, 페인트존 득점에서도 스페인이 러시아보다 16점이나 더 많은 46점을 올렸다.


스페인은 전반 한 때 이날 최다인 18점이나 앞서면서 여유로운 경기를 하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러시아에 다량의 3점슛을 내주면서 분위기를 내줬고, 급기야 경기 종료 직전에 러시아에 2점차까지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스페인은 결정적인 순간 러시아의 실책이 나온 틈을 놓치지 않았고, 이를 통해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처럼 스페인은 이날 러시아의 실책을 틈타 27점을 올렸다. 러시아가 해당 부문에서 단 15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스페인의 경기력이 좀 더 탁월했음이 드러난다. 무엇보다 스페인은 상대 실책을 곧바로 속공으로 연결하면서 손쉬운 득점을 올렸고, 이를 통해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이로써 스페인은 6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엄청난 금자탑을 쌓았다. 구 소련이 붕괴한 이후 유럽에서 이토록 장기간 동안 메달을 연금타가듯이 가져가는 팀은 없었다. 그만큼 스페인의 전력이 유럽에서도 손꼽힌다는 반증이다. 비록 우승에 실패하면서 두 번째 2연패와 현존하는 국가들 중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내는데 실패했지만, 6회 연속 메달을 포함해 13번째 메달을 추가하면서 현존하는 국가들 중 가장 많이 시상대에 선 국가임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1999년 이후 단 한 번도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었던 만큼 스페인의 메달 획득은 당연해 보일 정도였다.


# 무적함대의 최근 유로바스켓 성적


2007 은메달


2009 금메달


2011 금메달


2013 동메달


2015 금메달


2017 동메달


스페인이 동메달을 따내면서 이제 또 다른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 그간 스페인을 이끌었던 나바로와 파우 가솔이 더는 유로바스켓을 누비지 못하게 됐다. 이들 둘은 1980년생으로 2000년대 초중반부터 지금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간간히 불참할 때가 있었지만, 부상이 아니고서는 꾸준히 조국의 부름에 응했고, 스페인이 유럽 최강으로 군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비록 이들이 은퇴하지만, 스페인에는 여전히 훌륭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전처럼 많은 NBA 선수들이 포진해 있으며, 자국에서 뛰는 선수들의 면면 또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파우 가솔의 공백은 여전히 아쉽겠지만, 스페인의 전력은 여전히 강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파우 가솔은 이번에도 올-토너먼트팀에 선정됐다. 가솔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17.8점 7.8리바운드 1.5블록을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득점, 평균 리바운드, 평균 블록을 기록했으며, 불혹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함 없는 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가솔은 역대 최초로 7번째 올-토너먼트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르게이 벨로프(구 소련)과 함께 가장 많은 6번이나 올-토너먼트팀에 뽑힌 선수가 됐다. 그러나 이번에 가솔이 또 하나의 수상경력을 추가하면서, 파우 가솔이 유로바스켓 역사상 가장 많이 올-토너먼트팀에 선정된 선수가 됐다. 지난 유로바스켓 2001에서 처음으로 올-토너먼트팀에 이름을 올린 그는 17년 동안 변함없는 기량을 발휘하면서 유럽을 호령했다.


러시아


알렉시 쉐베드 18점 3어시스트 3점슛 5개


티모피 모즈고프 14점 10리바운드


안드레이 보론체비치 10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3점슛 2개


러시아가 막판에 거세게 몰아쳤지만, 끝내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2점차까지 좁히면서 동메달을 따낼 수 있는 희망을 가졌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 종료 직전에 쉐베드의 3점슛이 들어갔지만, 이미 시간이 모자랐고, 막판에 파우 가솔에게 또 덩크를 헌납하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러시아는 한 수 위라 할 수 있는 스페인을 맞아 선전했지만, 아쉽게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 두 대회에서 각각 21와 17위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던 시기를 뒤로 하고 4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러시아는 유로바스켓 2011까지 단 한 번도 8위 밖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안드레이 키릴렌코의 은퇴와 쉐베드와 모즈고프(브루클린)이 불참까지 겹치면서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쉐베드와 모즈고프가 책임지는 러시아는 단단했다. 지난해 예선에서 유섭 너키치(포틀랜드)가 이끄는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를 꺾으면서 본선에 올랐다. 본선에서는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내내 조 1위를 유지했지만, 막판에 라트비아에게 덜미가 잡혔고, 라트비아, 세르비아와 함께 같은 성적(4승 1패)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3자 득실에서 러시아는 불운하게도 3위로 밀리면서 쉽지 않은 대진을 맞이했다. 토너먼트 첫 관문부터 메달 후보였던 크로아티아를 만났다. 러시아는 크로아티아에 101-78로 대승을 거두며 또 하나의 파란을 일으켰고, 이내 준준결승에서 그리스까지 꺾는 기염을 토해냈다. 비록 준결승부터 패자전까지 세르비아와 스페인에 연거푸 패했지만, 러시아가 보여준 저력은 대단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쉐베드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면서도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뿌린 그가 없었다면, 러시아의 준결승 진출도 없었다. 쉐베드는 이번 대회에서 9경기에서 평균 24.3점 5.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18점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쉐베드가 이번 대회에서 20점 이상을 올리지 못한 유일한 경기였다. 그 정도로 이번 대회 내내 그가 보여준 꾸준함은 대단했다. 이번 유로바스켓에서 유일하게 누적 200점과 50어시스트를 동시에 달성했으며, 평균 득점과 평균 어시스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쉐베드는 생애 첫 올-토너먼트팀에 가세했다. 키릴렌코 이후 러시아 선수로는 처음이다. 키릴렌코는 지난 유로바스켓 2007에서 우승을 거둘 당시 MVP에 뽑히는 등 올-토너먼트팀에만 세 번이나 들어갔다. 키릴렌코 이후 첫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NBA 경험도 갖고 있는 그는 지난 2014-2015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휴스턴 로케츠, 뉴욕 닉스에서 뛰었으며, 이 기간 동안 평균 7.4점을 올렸다. 이후 유럽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NBA급 기량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슬로베니아 93-85 세르비아


1쿼터를 마칠 때만 하더라도 양 팀의 경기는 빠듯하게 전개될 것으로 여겨졌다(20-22). 그러나 슬로베니아가 2쿼터 들어 파상공세에 나섰다. 슬로베니아는 앤써니 랜돌프가 자유투 세 개를 모두 집어넣으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내 드라기치가 득점에 나섰다(25-22).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의 3점슛으로 동점이 나왔지만, 랜돌프의 중거리슛으로 슬로베니아가 이내 앞서 나갔다(27-25). 이후 3점슛을 하나씩 터트렸고, 루카 돈치치의 덩크로 슬로베니아가 격차를 유지했다(32-28). 세르비아의 공격이 주춤한 사이 드라기치가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 네 개를 모두 집어넣었다(38-28). 세르비아가 다시 격차 좁히기에 나섰지만, 쿼터 막판에 드라기치가 연속 3점슛을 포함해 대거 8점을 몰아치면서 흐름은 다시 슬로베니아로 넘어갔다(54-43).


3쿼터에 세르비아가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쿼터 종료 16초를 남겨두고는 보그다노비치가 천금 같은 3점슛을 터트렸다(69-67). 그러나 드라기치가 쿼터 종료를 알릴 때 반칙을 얻어냈고,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71-67). 4쿼터 초반 세르비아에서는 밀란 맥반의 3점슛으로 따라붙기 시작했다(75-70). 이내 맥반은 연거푸 중거리슛을 터트렸고, 경기는 동점이 됐다(80-80). 이윽고 보그다노비치의 레이업으로 세르비아가 경기를 뒤집었다(80-82). 그러나 슬로베니아에서는 랜돌프가 착실히 자유투를 모두 득점으로 끌어냈고, 세르비아가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사이 클레멘 프레페리치의 귀중한 중거리슛이 골망을 갈랐다(84-82). 랜돌프도 곧바로 공격에 가세했고, 프레페리치의 자유투로 경기 종료 1분 5초를 남겨두고 다시 격차는 벌어졌다(88-82). 보그다노비치는 곧바로 정면에서 3점슛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 사이 슬로베니아가 자유투를 얻어냈고, 우승을 확정했다.


슬로베니아


고란 드라기치 35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3점슛 3개


클레멘 프레페리치 21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4개


앤써니 랜돌프 11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3블록


슬로베니아가 기어코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역시나 드라기치의 공이 컸다. 드라기치는 이날 무려 35점을 퍼부으면서 슬로베니아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부터 매서운 슛감을 뽑낸 그는 슬로베니아가 흐름을 잡은 2쿼터에만 대서 14점을 몰아치는 기염을 토해냈다. 뿐만 아니라 전반 종료 4분이 채 남지 않은 시간에 연이은 3점슛을 포함해 8점을 폭발시키면서 슬로베니아가 흐름을 잡을 수 있었다. 후반에도 위기 때마다 등판한 그가 없었다면 이날 슬로베니아의 승리는 묘연했다. 그만큼 드라기치의 존재감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그러면서도 드라기치는 다수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책임지면서 이날 슬로베니아의 간판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드라기치가 공격에서 활로를 뚫은 사이 프레페리치도 힘을 냈다. 이번 대회 내내 드라기치와 돈치치의 존재감에 가려진 면이 없지 않았지만, 이날도 프레페리치가 드라기치 못지 않은 해결사로 나섰다. 프레페리치의 활약상이 없었다면, 슬로베니아의 우승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번 대회 내내 드라기치와 함께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이날 고비 때마다 3점슛을 쏘아 올렸는가 하면 4쿼터에 랜돌프와 함께 자유투를 놓치지 않는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팀이 이기는데 결정적인 몫을 담당했다.


여기에 랜돌프도 마찬가지. 비록 결선에서 매서웠던 그의 3점슛은 터지지 않았지만, 자유투로 알토란같은 득점을 올렸는가 하면 3블록을 곁들이면서 이날도 슬로베니아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만약 이번에 랜돌프가 가세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높이를 구축하고 있는 세르비아를 상대로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본선에서는 11개의 3점슛을 던져 단 하나도 집어넣지 못했지만, 슬로베니아가 결승에 진출하기까지 본선에서 치른 3경기에서는 11개의 3점슛 중 9개를 터트리면서 슬로베니아의 연전연승에 힘을 더했다. 공격에서는 확실하게 스트레치해주면서 드라기치가 돌파에 나설 수 있었고, 랜돌프의 3점슛은 슬로베니아의 또 다른 공격무기가 됐다. 무엇보다 골밑 수비에서 블록을 기록하는 등 그가 책임진 역할을 잘 수행해내면서 슬로베니아 우승의 숨은 공신이 됐다.


이처럼 슬로베니아의 첫 우승에는 여러 선수들의 공이 컸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드라기치 원맨팀으로 한계가 명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세계최고 유망주인 루카 돈치치가 가세했고, 프레페리치가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면서 드라기치를 보조했다. 여기에 랜돌프가 귀화선수로 합류하면서 약점인 골밑까지 보완됐다. 이들이 세 선수가 힘을 내주면서 오히려 드라기치의 부담이 줄어들었고, 드라기치가 많은 득점을 올리지 않더라도 승리할 수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드라기치가 벤치에서 쉴 때 어김없이 흔들렸던 슬로베니아였지만, 돈치치가 있어 경기운영에서 손실을 줄였고, 프레페리치가 있어 득점도 올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이 힘을 내면서 드라기치가 상대의 집중 견제를 피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슬로베니아의 우승으로 귀결됐다. 이날도 드라기치가 35점이나 퍼부은 이면에는 본인의 개인기량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겠지만, 여러 동료들이 제 몫을 해주면서 세르비아의 수비가 드라기치에게만 집중할 수 없게 만든 부분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 슬로베니아는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연전연승을 거뒀고, 결승에서까지 승전보를 울리면서 전승으로 우승하는 기쁨을 마끽했다. 이전 대회까지만 하더라도 준결승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슬로베니아는 이번에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이어 모처럼 잡은 우승 기회까지 잘 살리면서 역사상 첫 메달을 금메달로 수확하게 됐다.


슬로베니아가 금맥을 터트린 가장 큰 공로는 단연 드라기치에 있다. 드라기치는 이번 대회 MVP에 선정되면서, 자신의 이력에 확실한 방점을 찍었다. 드라기치는 이번 대회에서 9경기에 나서 평균 22.6점 5.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나 그는 이날 3쿼터에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큰 부상이 아니었는지 4쿼터에도 코트를 밟았고, 슬로베니아가 세르비아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힘을 보탰다. 비록 4쿼터에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35점이나 퍼붓는 남다른 실력을 뽐냈다. 코트 위에서 단연 남다른 리더십으로 동료들을 잘 이끌었다. 유로바스켓이 있을 때마다 대표팀의 부름에 응했던 보상을 이번에 확실히 해뒀다.


드라기치와 돈치치는 올-토너먼트팀에 같이 합류했다. 한 국가에서 두 명의 선수를 배출한 국가는 이번에 슬로베니아가 유일했다. 드라기치의 기록과 실력은 두 말하면 입 아픈 수준. 그러나 돈치치는 이번 대회 내내 대단한 경기력으로 유로바스켓을 보는 팬들을 놀래게 만들었다. 이제 현지나이로 18세를 넘긴 돈치치는 다방면에서 고루 활약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9경기에서 평균 14.3점 8.1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원래 양쪽 가드를 넘나드는 백코트 자원인 그는 이번에 팀 사정상 주전 스몰포워드로 나섰다.


드라기치의 동생인 조란 드라기치가 불참한 가운데 돈치치가 주전 스몰포워드로 출장했고, 맡은 바 소임을 120% 소화했다. 드라기치가 쉴 때는 경기운영에 중점을 뒀고, 드라기치와 뛸 때는 슈터로 변모했다. 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자랑하는 등 지난 준결승에서는 최강자인 스페인을 상대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면서 이목을 화끈하게 끌어 모았다. 처음으로 나선 국제대회에서 우승과 올-토너먼트팀에 뽑히면서 될 성 부른 떡잎임을 과시한 그는 추후 NBA에서 보게 될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세르비아


보그단 보그다노비치 22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3점슛 2개


밀란 맥반 18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2개


스테판 비르체비치 8점 5리바운드 3점슛 2개


세르비아가 아쉽게 우승을 목전에 뒀지만, 끝내 놓치고 말았다. 세르비아는 경기 막판까지 거세게 슬로베니아를 몰아쳤다. 4쿼터에 역전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트로피에는 입을 맞추지 못했다. 주득점원인 보그다노비치(새크라멘토)가 팀에서 가장 많은 22점을 퍼부었고, 맥반이 18점을 보탰지만 역부족이었다. 보그다노비치와 맥반이 도합 40점을 합작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45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보그다노비치는 이날 높은 2점슛 성공률(.700)을 자랑했지만, 3점슛의 영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이날 11개의 3점슛을 던져 이중 단 두 개만 집어넣는데 그쳤다. 보그다노비치의 3점슛이 좀 더 불을 뿜었다면, 경기가 쉽사리 슬로베니아로 넘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세르비아는 이날 높이를 십분 활용하지 못했다. 결국 슬로베니아의 빠른 공수전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보반 마리야노비치(디트로이트), 오그넨 쿠즈미치 등 다량의 7푸터들을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들이 코트 위에서 보인 영향력은 실로 미비했다. 마리야노비치와 쿠즈미치는 각각 6점씩 올리는데 그쳤다. 제공권 장악에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세르비아는 이날 슬로베니아와 똑같은 36리바운드에 그쳤다. 슬로베니아의 슛이 잘 들어간 만큼 수비 리바운드를 많이 따낼 수가 없었다. 그나마 스테판 비르체비치와 블라드미리 루치치가 도합 17점을 올렸고, 루치치는 팀에서 가장 많은 8리바운드를 잡아냈지만, 정작 5번째 반칙을 범해 파울아웃됐다. 센터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한 사이 포워드들이 힘을 냈지만, 대세를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세르비아는 페인트존 득점에서 42-26으로 슬로베니아를 압도했지만, 이중 대부분은 세르비아의 센터들이 아닌 다른 선수들 뽑아낸 득점이다. 보그다노비치, 맥반, 비르체비치 등 다른 선수들이 올린 득점이다. 애당초 슬로베니아의 빠르기가 세르비아의 높이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면서, 세르비아가 센터들을 활용할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그만큼 슬로베니아의 전술이 잘 들어맞은 결과이기도 하다. 동시에 슬로베니아의 이번 대회 경기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는 수 없이 세르비아는 슬로베니아에 맞춰갈 수밖에 없었고,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밀로스 테오도시치(클리퍼스), 네마냐 벨리차(미네소타), 니콜라 요키치(덴버), 미로슬라브 라둘리차가 부상과 불참으로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훈련하는 도중 테오도시치와 라둘리차가 각각 부상을 당하면서 세르비아는 전력 구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팀의 기둥인 두 선수가 빠지면서 세르비아는 전력 약화를 피하지 못했고, 이번 대회의 전망이 상당히 어두웠다. 하지만 세르비아의 알렉산더 조르제비치 감독은 보그다노비치 중심의 팀으로 변모시켰다. 센터와 포워드를 잘 버무리면서 세르비아가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거는데 이바지했다.


이로써 세르비아는 6번째 유로바스켓 메달을 따냈다. 정작 지난 대회에서는 테오도시치, 벨리차, 라둘리차가 모두 출격했지만 4위에 그쳤고, 이번에는 이들이 모두 빠졌음에도 메달을 획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르비아는 지난 유로바스켓 2009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줄곧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모처럼 메달을 따내면서 어엿한 강자임을 입증했다.


# 세르비아의 유로바스켓 입상 현황


1995 금메달


1997 금메달


1999 동메달


2001 금메달


2009 은메달


2017 은메달


세르비아의 중심에는 보그다노비치가 있었다. 보그다노비치는 세르비아의 에이스로서 손새깅 없는 기량을 뽐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9경기 평균 20.4점 5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이날 3점슛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뽑아내면서 세르비아가 은메달을 확보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보그다노비치는 생애 처음으로 유로바스켓 올-토너먼트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여름에 새크라멘토 킹스와 계약하며 NBA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확실히 몸을 풀었다. 이번 대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 새크라멘토 경영진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보그다노비치는 1992년생의 선수로 아직 어린 만큼 향후 성장가능성이 차고 넘친다. NBA에서도 잘 적응한다면 수준급 득점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기존의 테오도시치를 필두로 세르비아 주축들이 가세한다면, 세르비아의 전력은 더욱 더 배가 될 전망이다.


사진_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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