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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싱가포르/김우석 기자] ‘(김)민구가 잘하니 많이 아쉽네요’
KCC 관계자는 웃픈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KCC는 23일 싱가포르 스포츠허브체육관에서 벌어진 머라이언컵 4강에서 호주 1위 팀인 애들레이드 36ERS에게 72-94로 패했다.
최종 스코어가 22점 차로 크게 벌어졌지만, 4쿼터 중반까지 KCC는 예상과 달리 박빙의 흐름으로 경기를 몰고 가며 체육관을 찾은 관중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게임 전 KCC에는 많은 걱정거리가 존재했다. 이곳에서 합류한 중인 찰스 로드는 몸 상태로 인해 계속 결장 중이며, 두 번째 경기에서 입은 타박상으로 인해 앞선 경기부터 라인업에서 제외된 전태풍에 안드레 에밋도 컨디션 난조로 이날 경기 불참이 예정되었기 때문. 세 명의 스코어러가 한 꺼번에 제외된 KCC는 득점을 해줄 선수가 하승진과 송교창 정도로 보였다.
앞선 상하이와의 경기에서 에밋과 송교창을 제외하곤 두 자리수 득점을 해준 선수가 없었을 뿐 더러, 다른 선수들은 상대 높이와 기술에 버거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상하이와 높이와 기술에서 크게 차이가 없는 애들레이드와 경기가 연습이라도 될 지에 대해 많은 걱정들이 존재했다.
호주 리그 1위 팀인 애들레이드는 분명히 벅찬 상대였다. NBA와 D리그를 경험한 선수가 4명이나 포진해 있는 애들레이드는 신장과 스피드, 기술과 조직력, 경험에서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는 팀으로, 상하이 샤크스와 함께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다. 실제로 두 팀은 오늘 5시 결승전을 치른다.
위에 언급한 대로 4쿼터 중반까지 과정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전반전을 39-38로 앞섰고, 4쿼터 중반까지 외인이 배제된 KCC는 토종 선수들의 높은 집중력이 바탕이 된 유기적인 공격 흐름에 이은 높은 골 결정력으로 점수를 쌓아갔고, 수비에서도 2-3 지역방어가 기본이 된 짜임새 넘치는 수비를 펼치며 접전을 이어간 것.
4쿼터 4분이 지나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KCC는 애들레이드의 빠른 트랜지션에 실점을 무더기로 헌납하며 22점차 대패를 당했지만, 35분 동안 보여준 경기력은 120% 이상의 연습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이현민과 김민구였다. 하승진과 송교창, 그리고 송창용도 투지를 보여주었지만, 두 선수의 활약이 없었다면 KCC는 1차 공격을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없었다. 이현민은 34분 17초 동안 경기에 나서 12점(3점슛 2개) 5어시스트 3스틸로 활약했다. 김민구에게 더욱 많은 시선이 집중되었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가득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1쿼터 중반 벤치에서 출격한 김민구는 이현민과 함께 가드 진을 이끌며 호주의 강한 압박 수비를 효과적으로 벗겨냈다. 지난 2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김민구의 농구 센스를 간만에 확인할 수 있는 장면들을 수 차례 연출했다.
총 37분 31초라는 장 시간 동안 경기에 나섰던 김민구는 3점슛 두 개를 포함해 10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예전의 김민구를 보는 것 같았다. 애들레이드 높이에 더블 클러치 레이업을 선보였고,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하는 드리블로 애들레이드 장대숲을 헤집고 다니며 외곽에 찬스를 만들었다.
김민구 본인도 격앙된 모습이었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계속 코트를 누비며 사라졌던 존재감을 살려냈다. 4년 전 김민구는 대학생 신분으로 아시아컵에 참가, 필리핀 전에서 3점슛 8개를 성공시키는 등 대단한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대한민국 농구의 희망으로 떠올랐고, KCC 입단 후에도 신인답지 않은 모습으로 미래를 그려냈던 선수다.
게임 후 만난 추승균 감독 역시 김민구의 활약과 센스를 인정했다. 하지만 말을 아꼈다. 농구팬 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유 때문인 듯 했다. 어쨌든 이날 보여준 김민구의 모습은 강렬했다. 아직도 김민구의 오른쪽 종아리는 왼쪽에 비해 얇다.
사진 =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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