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최종 스코어보드는 아쉬운 패배를 가리켰지만, 마지막 1초까지 코트 위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소년들의 투지는 트로피보다 찬란했다. 김준호 원장이 이끄는 KCC 이지스 주니어 용인점(이하 용인 KCC) U13 대표팀이 부천 무대에서 한 편의 각본 없는 감동 드라마를 연출했다.
용인 KCC U13 대표팀은 지난 21일 일요일 부천 오정레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부천시협회장배 농구대회(중1부)’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는 안양 S ONE, 부천 TEAM5, 검단 GNG, 동탄 BEAT 등 수도권 유소년 농구의 쟁쟁한 강호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진검승부를 펼쳤다.
위기 극복한 역전승과 피지컬 혈투, 조 4위가 만든 ‘리벤지 매치’
예선 첫 경기부터 용인 KCC의 끈질긴 집념이 돋보였다. 안양 S ONE과의 1경기에서 용인 KCC는 경기 초반 상대의 기세에 밀리며 다소 힘겨운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소년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3쿼터 중반부터 수비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상대의 실책을 유도했고, 이를 번개 같은 속공 득점으로 연결하며 야금야금 점수를 좁혀갔다. 확실하게 분위기를 탄 용인 KCC는 4쿼터 막판까지 무서운 집중력을 유지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쟁취했다.
이어진 예선 2경기는 부천 TEAM5(부천KCC)와의 맞대결이었다. 피지컬이 유독 다부진 선수들이 포진한 부천KCC를 상대로 용인 KCC는 경기 극초반 77번 이서진의 선제 득점이 터지며 좋은 흐름을 잡았다. 하지만 이내 집중하기 시작한 부천KCC의 맹공이 매섭게 몰아쳤고 점수 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용인 KCC는 끝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추격전을 펼쳤으나, 아쉽게도 부천KCC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됐다.
예선이 모두 끝난 후, 각 조의 승패와 득실을 계산한 결과 반전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조 1위 부천KCC와 조 4위 용인 KCC가 4강 토너먼트 길목에서 곧바로 다시 마주하는 ‘리벤지 무대’가 성사된 것이다.

15:2 열세 뒤집은 맹추격, ‘원 팀’으로 장식한 리더의 라스트 댄스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난 부천KCC의 기세는 초반부터 압도적이었다. 1쿼터 한때 스코어가 15대 2까지 벌어지며 일방적인 흐름으로 흘러갔고,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김준호 원장의 지휘 아래 전열을 가다듬은 용인 KCC의 진짜 반격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선봉에는 77번 이서진이 섰다. 이서진은 내외각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활약으로 림을 조준하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여기에 3번 이준혁이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골밑 마무리와 깔끔한 스톱 점퍼까지 적재적소에 터트리며 매 경기 꾸준한 득점을 쌓아가고 있었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3쿼터 후반 점수는 어느덧 2점 차 턱밑까지 좁혀졌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던 4쿼터, 24번 이우진은 약속된 패턴 플레이에서 차곡차곡 결정적인 득점을 성공시키며 마침내 4점 차 리드를 가져오는 대역전극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체육관을 뒤흔든 대혈투 끝에 경기는 아쉽게도 3위로 마무리되었지만, 이날 코트 위에는 점수보다 더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항상 밝은 에너지로 팀을 이끌어온 리더 7번 장명환 선수의 ‘라스트 댄스’ 무대였기 때문이다. 곧 해외 유학을 앞둔 장명환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선물을 남기기 위해 코트 위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린 후, 장명환은 아쉬움 눈물 대신 동료들과 밝게 인사를 나누며 그동안 코트 위에서 함께 땀 흘렸던 시간들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했다. 용인 KCC 친구들 역시 명환이를 따뜻하게 격려하고 “사랑한다”는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김준호 원장과 용인 KCC U13 대표팀이 이번 대회를 통해 증명한 것은 단순한 스코어가 아닌, 농구라는 팀 스포츠가 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연대와 단결력’이었다.
사진 = 최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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