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206cm, C)이 삼성 선수들의 뒤에 존재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삼성의 핵심 빅맨은 이원석(206cm, C)이다. 이원석은 피지컬과 운동 능력을 겸비한 빅맨. 2024년 비시즌부터 ‘적극성’과 ‘전투력’을 장착했다. 멘탈을 강화한 이원석은 2024~2025 정규리그에서 49경기 평균 23분 51초 동안 10.7점 5.6리바운드(공격 2.2)를 기록했다. 득점만 놓고 보면, 커리어 하이였다.
그리고 삼성은 2025~2026 1옵션 외국 선수로 앤드류 니콜슨(206cm, F)을 선택했다. 니콜슨의 긴 슈팅 거리와 폭발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골밑 공격과 돌파에 능한 이원석한테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
다만, 니콜슨은 버티는 수비와 박스 아웃 등 제공권 싸움에 약하다. 포워드 유형의 외국 선수여서다. 그런 이유로, 다른 선수들의 수비 부담이 크다.
특히, 이원석이 그렇다. 다만, 현대모비스도 포워드 유형의 레이션 해먼즈(200cm, F)를 1옵션 외국 선수로 삼기에, 이원석의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다. 이승현(197cm, F)에게만 집중하면 된다. 이승현의 힘과 궂은일을 버텨내면 된다.
# Part.1 : 적극성의 이면
김효범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우리가 최근 2경기 모두 ‘리바운드’를 잘하지 못했다. 이번 현대모비스전에도 리바운드를 잘 잡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수비의 끝=리바운드’임을 다시 각인시켰다.
모든 선수가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한다. 농구의 절대적 명제다. 하지만 루즈 볼이 림 근처로 튀고, 림 근처에 있는 빅맨들이 리바운드를 잡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이원석이 수비 리바운드부터 잘 단속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모비스에 세컨드 찬스를 내주면 안 된다.
이원석은 우선 이승현의 옆에 붙었다. 그러나 볼 없는 지역을 살폈다. 도움수비를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승현의 긴 슈팅 거리 때문에, 페인트 존을 자주 비워야 했다. 삼성의 수비는 이때 앨리웁 플레이를 허용했다. 실점을 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원석을 포함한 삼성 선수들은 수비 리바운드를 충실히 잡았다. 세컨드 찬스를 쉽게 주지 않았다. 또, 현대모비스의 속공을 잘 따라잡았다. 기본에 충실했기에, 허무하게 실점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대모비스보다 앞섰다.
그러나 이원석은 미스 매치의 희생양이었다. 이로 인해, 레이션 해먼즈(200cm, F)와 자주 부딪혔다. 경기 시작 4분 39초 만에 두 번째 파울. 파울 트러블에 놓였다. 벤치로 물러나야 했다.
1쿼터 종료 1분 45초로 코트로 돌아왔다. 이규태보다 확실히 높았다. 수비 리바운드를 더 쉽게 잡았다. 이는 니콜슨의 3점으로 연결됐다. 김효범 삼성 감독의 의도를 100% 실현했다.
# Part.2 : 세컨드 찬스 허용 증가
삼성은 14-14로 2쿼터를 시작했다. 이원석은 케렘 칸터(203cm, C)와 함께 했다. 그리고 현대모비스의 전원 국내 라인업과 마주했다. 높이 싸움에서 앞서되, 스피드 싸움을 해줘야 했다. 수비 범위 또한 넓혀야 했다.
그러나 이원석을 포함한 삼성 선수들은 현대모비스의 빠른 패스와 넓은 공간 활용을 따라가지 못했다. 매치업이 엇갈렸다. 아니. 매치업을 너무 허무하게 놓쳤다. 수비 리바운드할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했다. 2쿼터 시작 2분 30초 만에 16-21로 밀렸다.
이원석은 반응 속도를 끌어올렸다. 도움수비를 빠르게 했다. 하지만 도움수비를 한 이유로, 매치업을 놓쳤다. 다른 선수들도 자신의 상대를 박스 아웃하지 못했다. 삼성의 세컨드 찬스 허용 빈도가 높아졌다. 역전 타이밍 또한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원석은 그 후에도 현대모비스 빅맨을 계속 막았다. 하지만 이원석이 노력한 것과 별개로, 삼성은 해먼즈를 동반한 현대모비스의 2대2에 흔들렸다. 최현민(195cm, F)과 이규태를 투입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30-36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이원석은 3쿼터에도 코트를 밟았다. 최현민(195cm, F)이 함께 코트를 밟았기에, 이원석의 부담이 줄었다. 최현민도 림 근처에서 해먼즈와 몸싸움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원석은 3쿼터 시작 2분 44초 만에 다쳤다. 레이업 슛 성공 후 착지 과정에서 손을 다친 것. 김효범 삼성 감독까지 다가갈 정도로, 이원석의 부상은 걱정을 동반했다. 그리고 이원석은 결국 코트에서 제외됐다.
이규태가 이원석을 대체해야 했다. 이규태는 이승현의 스크린 방향부터 짚어줬다. 삼성 동료들에게 피해야 할 방향을 알려준 것. 그리고 이규태는 이승현과 1대1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원석이 곧바로 돌아왔다. 삼성의 수비 기반이 다시 단단해졌다. 37-44까지 밀렸던 삼성은 3쿼터 종료 5분 4초 전 41-44로 따라붙었다. 현대모비스의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소진시켰다.
이원석이 뒤에서 버텼기에, 삼성 앞선 선수들이 현대모비스 볼 핸들러를 강하게 압박했다. 현대모비스의 턴오버를 유도했다. 자신감을 얻은 삼성은 공격 진영에서도 효율을 높였다. 3쿼터 종료 3분 51초 전 46-44.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이원석은 이승현을 순간적으로 놓쳤다. 이승현은 스크린으로 니콜슨을 가로막았다. 해먼즈가 오픈 찬스. 삼성은 해먼즈에게 3점을 내줬다. 역전했던 삼성은 46-49로 다시 밀렸다.
칸터가 나섰다. 칸터는 수비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 실제로, 칸터가 부족한 수비를 잘 메워줬다. 삼성도 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52-53으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완벽한 마무리
이원석은 4쿼터에도 칸터와 함께 나섰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선수만으로 라인업을 구성했기에, 이원석은 함지훈(198cm, F)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또, 4쿼터는 승부를 결정하는 시간. 그래서 이원석은 함지훈을 미친 듯이 따라다녔다.
칸터도 해먼즈를 잘 버텨줬다. 해먼즈를 3점 라인 밖으로 밀어냈다. 해먼즈의 야투 성공률을 확 떨어뜨렸다. 그 결과, 삼성은 4쿼터 시작 4분 동안 현대모비스의 야투 성공률을 약 17%(2점 : 1/4, 3점 : 0/2)로 만들었다. 그리고 64-55로 달아났다.
이규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규태의 자세도 낮았다. 또, 이규태가 현대모비스의 패스 동선을 절묘하게 장악했다. 현대모비스의 턴오버를 유도했다. 그리고 박승재(181cm, G)가 행운의 3점. 삼성은 67-55로 달아났다. 달아난 삼성은 거칠 것 없었다. 84-61로 현대모비스를 제압했다. ‘현대모비스전 8연패’ 및 ‘울산 원정 7연패’를 벗어났다.
이원석의 보이지 않는 기여도가 분명 존재했다. 김효범 삼성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경기 종료 후 “젊은 선수들의 높은 에너지가 수비로 이어졌고, 수비가 최대 승인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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