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계속 도와줬던 박혜진, 그리고 한계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0 11: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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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178cm, G)은 자기 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부산 BNK는 2023~202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박혜진(178cm, G)과 김소니아(178cm, F)를 영입했다. 두 선수의 공수 밸런스와 노련함을 팀에 주입시키려고 했다.
특히, 박혜진의 비중은 코트 안팎으로 높았다. 우리은행 6연패 왕조의 핵심이었고,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에도 우리은행의 우승 세레머니를 함께 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정상급으로 해냈기 때문이다.
박혜진의 수비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 2024~2025 챔피언 결정전에서 빛을 발했다. 우리은행의 에이스인 김단비(180cm, F)를 어느 정도 제어했다. 김단비의 위력을 반감시켰다. 덕분에, BNK가 ‘창단 첫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BNK는 2025~2026시즌에도 2위(6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1위 부천 하나은행(7승 2패)과 1게임 차. 박혜진의 수비 영향력이 크다. 박혜진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힘을 내야 한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하기에, 박혜진의 수비력이 코트에서 더 많이 나와야 한다.

# Part.1 : 숨어있는 박혜진

박혜진은 강계리(164cm, G)를 막았다. 그렇지만 박혜진의 진짜 임무는 따로 존재했다. ‘도움수비’였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우리은행 에이스인 김단비를 동료 선수들과 함께 막아야 했다.
그러나 BNK의 계획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BNK는 변소정(180cm, F) 대신 김정은(177cm, F)을 투입했다. 박혜진의 매치업은 그때 달라졌다. 박혜진이 막아야 할 선수는 변하정(180cm, F)으로 변했다.
변하정이 김단비에게 스크린을 자주 갔다. 그래서 박혜진이 쉽게 도움수비를 할 수 있었다. 김단비의 미드-레인지 및 돌파 동작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김단비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박혜진은 이명관(173cm, F)에게 퍼스트 스텝을 내줬다. 그렇지만 이명관의 뒤를 끝까지 쫓았다. 이명관의 반 박자 빠른 레이업 또한 포착했다. 그렇게 쉼없이 수비했다. 그리고 1쿼터 종료 2분 46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하지만 박혜진이 물러난 후, BNK는 급격히 흔들렸다. 특히, 야투 실패 후 수비 진영을 잡지 못했다. 그 결과, BNK는 11-20으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흔들리는 수비? 박혜진이 가세한다면?

박혜진은 2쿼터 시작 38초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NK의 턴오버가 줄지 않았다. 하지만 BNK는 턴오버 이후 수비 진영을 빠르게 갖췄다. 박혜진이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특히, 박혜진은 엔트리 패스 구도를 정확히 인지했다. 우리은행의 패스에 정확히 손을 내밀었다. 오히려 우리은행의 턴오버를 이끌었다.
BNK가 백 코트를 못하더라도, 박혜진만큼은 수비 진영으로 빠르게 돌아왔다. 하지만 박혜진 혼자서 우리은행의 아웃 넘버(공격 팀 인원이 수비 팀 인원보다 많은 경우)를 제어하기 어려웠다. BNK는 2쿼터 시작 3분 52초 만에 16-25로 밀렸다. 박정은 BNK 감독이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했다.
박혜진의 도움수비는 분명 위협적이었다. 왼쪽으로 도는 김단비를 순간적으로 당황시켰다. 김단비가 오른쪽으로 돌았으나, 김단비의 레이업이 실패했다. 박혜진이 이를 리바운드. 그 후 공격 진영에서 3점까지 꽂았다. ‘+5’의 효과를 팀원들에게 안겼다.
그 사이, BNK는 추격했다. 23-25로 우리은행의 턱밑까지 다가갔다. 하지만 BNK는 만족하지 않았다. 존 프레스로 우리은행을 옥죄었다. 박혜진이 선봉장으로 수비를 잘 조율했다. 그 결과, BNK는 27-3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변칙 그리고 김단비

BNK는 3쿼터 시작하자마자 3-2 변형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박혜진이 탑에 섰다. 두 팔을 하늘 높이 펼쳤다. 우리은행의 패스를 막기 위해서였다.
BNK는 변칙 작전을 계속 이행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박혜진 없는 쪽으로 볼을 돌렸다. 혹은 박혜진을 많이 움직이게 했다. BNK의 변칙수비가 결국 읽혔다. 3쿼터 시작 2분 53초에도 32-35. 박정은 BNK 감독이 후반전 첫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박정은 BNK 감독은 여러 선수들을 교대로 기용했다. 그렇지만 박혜진을 코트에 계속 남겨뒀다. 박혜진의 수비에 많은 걸 의지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박혜진의 수비 영향력이 쉽게 미치지 못했다. 김단비가 기지개를 켰기 때문이다. 김단비 주변의 슈터까지 터져, 박혜진이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다만, BNK는 김단비 대처법을 조금씩 파훼했다. 김단비를 막는 이가 김단비에게 함정 지역으로 갈 것을 강요했고, 김단비의 반대편에 있는 선수가 도움수비를 정확히 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BNK는 최악을 면할 수 있었다. 42-49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체력 저하, 빠른 퇴근

BNK의 수비 전략은 이전과 동일했다. 김단비를 묶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김단비의 3점과 킥 아웃 패스에 흔들렸다. 4쿼터 시작 2분 9초 만에 44-55로 밀렸다. 경기 시작 후 가장 큰 위기와 마주했다.
BNK는 그 후에도 반전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 그 사이, BNK의 힘은 떨어졌다. 이를 인지한 박정은 BNK 감독은 경기 종료 4분 43초 전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동시에 뺐다. 백업 자원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NK는 경기 종료 2분 7초 전 50-55를 기록했다. 비록 52-57로 졌으나, 박정은 BNK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뒤에 나간 선수들이 마무리를 잘했다”라고 이를 높이 샀다. 다만, “선수들의 떨어진 체력이 수비 집중력 저하로 연결됐다. 선수 로테이션 폭이 더 넓어져야 할 것 같다”라며 과제를 생각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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