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롯의 국내 선수 전력은 좋지 않았다. 확실한 옵션은 전성현(188cm, F) 하나였다. 전성현이 틀어막히면, 풀어줄 국내 선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롯 외국 선수 라인업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농구 센스가 뛰어나고 다재다능한 디드릭 로슨(202cm, F)과 노련하고 안정적인 데이비드 사이먼(202cm, C)의 결합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래서 한 관계자는 “국내 선수가 안 좋은 건 맞다. 그렇지만 외국 선수들이 그걸 상쇄할 수 있다. 상대 외국 선수와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캐롯이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에 꼽힐 수 있는 이유”라며 캐롯을 다크 호스로 꼽았다.
로슨과 사이먼의 결합은 3라운드 중반까지 잘 이뤄졌다. 특성이 다르지만 경쟁력을 지닌 둘이기에, 캐롯은 맞춤형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이먼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후, 상황은 달라졌다. 드미트리우스 트레드웰(200cm, F)이라는 일시 외국 선수가 왔지만, 로슨이 뛰는 시간은 길어졌다. 많이 뛰게 된 로슨은 너무 많은 걸 해야 했다. 잘 버텼지만, 캐롯은 5연패로 한계를 보였다.
그렇지만 로슨은 2020~2021시즌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캐롯의 전신인 고양 오리온이 1옵션 외국 선수의 경쟁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고, 2옵션 외국 선수로 뽑힌 로슨이 1옵션 외국 선수 이상의 몫을 했기 때문.
또, 로슨은 그때보다 탄탄한 피지컬을 갖고 있다. 힘 또한 이전보다 강해졌다. 원래 코트 밸런스와 강약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 로슨은 원래의 센스와 달라진 피지컬을 영리하게 결합했다.
그런 결합이 로슨의 변화를 만들었다. 3점에서 플레이하되, 페인트 존을 더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에, 상대의 부딪히는 수비에도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어느 지점에서든 패스와 슈팅. 상대 수비를 더 혼란하게 했다.
리바운드 싸움도 밀리지 않았다. 특히, 4라운드 마지막 경기(2023.01.30. vs 서울 삼성)에서 그랬다. 19개의 리바운드(공격 7)로 삼성의 두 외국 선수(다랄 윌리스 : 11개, 앤서니 모스 : 7개)보다 1개 더 많이 잡았다. 로슨의 골밑 장악력이 더 커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
로슨의 삼성전 퍼포먼스는 캐롯에 중요했다. 캐롯이 삼성에 졌다면 3연패. 5연승을 했음에도, 기분 나쁘게 4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로슨과 함께 뛰었던 조한진(194cm, F)도 삼성전 종료 후 “3점이 터지지 않았지만, 로슨이 안쪽에서 중심을 잘 잡아줬다. 특히, 리바운드를 잘해준 게, 승부처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로슨의 골밑 장악력을 승인으로 꼽았다.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트레드웰을 대신한 조나단 알렛지(204cm, F)도 아직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로슨이 남은 두 개의 라운드 모두 긴 시간을 버텨야 한다. 물론, 4라운드처럼 묵묵하게 버텨준다면, 캐롯과 로슨 모두 남은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
[디드릭 로슨, 4라운드 개인 기록]
1. 출전 경기 : 9경기
2. 평균 출전 시간 : 31분 50초 (팀 내 3위)
3. 평균 득점 : 20.7점 (전체 공동 2위)
4. 평균 페인트 존 득점 : 6.4개 (전체 2위)
5. 평균 리바운드 : 9.8개 (전체 6위)
6. 평균 어시스트 : 4.1개 (아시아쿼터 제외한 외국 선수 중 공동 1위)
7. 블록슛 : 1.1개 (전체 공동 3위)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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