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왕언니' 김정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목표는 우승"

김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6 00: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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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아람 기자] "내가 팀에 있는 한 '우리은행이 예전 같지 않다. 무너졌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2018-2019시즌 정규리그에서 27승 8패를 기록했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에게 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14일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온양여고에서 훈련 중인 우리은행 선수단을 찾아갔다. 그들은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훈련을 마치고 만난 김정은(180cm, F)은 "동생이랑 일본으로 2박 3일 다녀온 여행 이외에는 푹 쉬었다. 남편도 운동선수인데 무릎이 안 좋다. 나름대로 남편 내조도 했다"고 웃으며 휴가 이야기를 전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이 나이가 되고, 수술도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안 아프고 농구하는 것은 어렵다. 감독님께서도 재활 기간 등을 배려해 주신다. 체력운동 시작한 지 2주 차가 됐다. 코치님께서도 잘 조절해 주시고, 수월하게 가고 있다"며 "(전주원) 코치님과 일본에 가서 진료를 봤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원래 수술하면 발란스가 돌아오는 데 2년 정도 걸리는데, 1년 지난 지금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녀의 말처럼 김정은은 2018-2019시즌 전, 무릎을 위해 다시 한번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을 거쳐 불안한 출발을 알렸지만, 직전 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 48초를 소화하며 13.2점 5.0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이는 국내 선수 부문 득점 5위, WKBL 공식 공헌도 6위(848.1점)에 해당한다.


조금은 진부할 수 있지만 지난 시즌에 대해 물었다. 김정은은 "(박)혜진이가 후련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운을 떼며 "아쉬운 점도 있지만, 나 역시도 그랬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경기 내내 '이 상태로 괜찮을까?'라는 걱정도 했다. 몸이 가장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무릎만 아프면 상관없는데 무릎이 다치기 시작하니 여기저기 발란스가 모두 깨졌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모두 했다"고 답했다.


지난 시즌 김정은의 성적 중 눈에 띄는 기록이 있다. 바로 3점슛. 총 166개를 시도해 62개를 집어넣었다. 성공률은 37.3%에 달한다. 성공 횟수는 전체 3위, 성공률은 리그 2위에 올랐다.


3점 성공 횟수를 따져보면, 67개를 성공시켰던 2008-2009시즌 다음으로 많았다. 성공률은 2016-2017시즌(40.0%)과 2011-2012시즌(38.4%)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김정은은 "사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많이 느는 게 슛이다. 예전처럼 돌파 등 운동능력을 이용해서 하는 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에 슛을 쏠 때 더 집중했다. 또 혜진이나 (임)영희 언니가 잘 빼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3점슛의 비결로 '연륜'과 '동료의 패스'를 꼽았다.


김정은에게 슛 찬스를 만들어주던 임영희는 2018-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 우리은행의 코치로 변모했다. 결과로 김정은은 팀의 진정한 고참이 되었다. '왕언니'가 된 시점에서 달라진 마음가짐에 대해 질문했다.


그녀는 "우리은행에 온 지 3년 차이고, 주장은 혜진이다. 하지만 주장과는 다르게 최고참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그 부분이 요즘 고민거리이다. 영희 언니는 고참임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모두 소화했지만, 나는 몸 상태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나 혼자만 잘해서는 안 된다. 어린 친구들을 잘 끌어야 하는 것이 내 역할이고, 그런 부분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예전에는 수술과 재활로 내 몸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제는 후배들을 더 챙겨야 한다. 매번 재활하고 아픈 언니임에도 후배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고, 고충도 알아준다. 그런 부분이 고맙다"며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팀내 최고 경력 선수'로서 어린 선수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까.


김정은은 "내가 프로 생활 15년 정도 해오고 있지만, 나도 잘 뛰는 게 아니다. 그리고 우리 팀 문화와 분위기상 감독, 코치님 앞에서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감독, 코치님이 계시든 계시지 않든 스스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연이어 "감독님께서 엄하신 편이지만, 우리은행에 온 지 3년째인 내 눈에도 보일 만큼 조금씩 달라지고 있으시다. 예전에는 칭찬을 듣기 쉽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칭찬도 많이 해주신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독님께서 변하시지, 감독님께 바라기만 해서는 안 된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시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하자'고 말한다. 예를 들어 웨이트 프로그램 중 하나를 12개 해야 하는데 더 할 수 있으면 더 하는 식으로 말이다. 누가 시켜서 하기보다는 먼저 스스로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맏언니로서 팀을 지탱하고 있는 김정은. 그녀의 '선수 수명'에 대한 주변 평가는 '최소 3, 4년'이 지배적이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정은은 "선수를 오래 하고 싶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더라. 몸이 버텨주는 한 오래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항상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다가오는 2019-2020시즌에 대한 이야기도 부탁했다.


김정은은 "욕심 같아서는 전 시즌보다 더 잘하고 싶다. 지난 시즌에는 몸 상태도 100%가 아니었고, 수술도 했다. 이번처럼 6월에 다른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시작한 것도 몇년만인 것 같다. 올 시즌은 출발이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영희언니 빈자리가 클 것 같다. (박)지현이가 있지만 아직 새내기이기 때문에 나와 혜진이가 더 힘을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작년보다 좋은 몸상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선수 생활을 하면서 2가지 목표가 있다. 하나는 은퇴 전에 다시 우승하는 것이다. 내가 팀에 있는 한 '우리은행이 예전 같지 않다. 무너졌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다른 목표는 아직 비밀이다"고 말하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언제쯤 알 수 있냐는 물음에 "조만간?"이라고 웃어 보인 김정은. 뒤이어 인터뷰를 진행한 최은실(182cm, C)은 김정은을 "화끈하고 솔직한 언니이다. '이건 안 되니까 이걸 고쳐야 할 것 같아'라고 도움이 되는 조언 많이 해주신다. 섬세하게 잘 챙겨주신다"고 소개했다.


최고참이지만 신인 못지않은 열정과 목표로 달려나가고 있다. 동료들의 신망 역시 두터운 그녀의 차기 시즌을 기대해 보자.


사진 =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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