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시아컵] 중국 황스징, 만리장성을 움직이는 원동력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1-10-02 19: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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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을 움직이게 한 이가 있었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이하 한국)은 2일 요르단 암만 프린스 함자 홀에서 열린 2021 FIBA 여자 아시아 컵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69-93으로 패했다. 일본-호주전 패자와 3~4위전을 치른다.

한국은 경기 내내 중국의 높이에 고전했다. 이웨루(200cm, C)와 한쉬(205cm, C)가 교대로 나오는 중국 빅맨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은 단순히 빅맨의 높이를 고집하지 않았다. 빅맨을 세워놓고 하는 농구를 하지 않았다. 부지런히 움직였다. 볼을 쥐지 않은 선수끼리 스크린을 걸어 미스 매치나 볼 잡을 수 있는 상황을 쉽게 만들었다.

또,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이의 존재감이 컸다. 황스징(190cm, F)이 그랬다.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 수 있는 황스징이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기에, 중국의 높이가 더 극대화됐다.

황스징은 예선전에서 평균 17.6분만 출전했다. 조 1위 결정전이었던 호주전에서만 24분을 뛰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10.7점 5리바운드(공격 1) 3.7어시스트에 2.3개의 스틸과 1.3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특히, 호주전에서는 12점 8리바운드(공격 1) 4어시스트에 3개의 스틸과 2개의 블록슛으로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황스징은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도 다재다능함을 보여줬다. 3점 라인 밖에서 움직이던 황스징은 이웨루나 한쉬의 자리 싸움을 침착하게 바라봤다. 볼 없는 스크린 이후 림으로 움직이는 이웨루나 한쉬에게 맞춤형 패스를 건넸다. 두 빅맨의 골밑 찬스를 쉽게 활용했다.

2쿼터에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볼을 쥐고 1대1을 고집한 게 아니었다. 공격 리바운드 가담이나 루즈 볼 싸움, 자연스러운 볼 흐름을 활용해 찬스를 봤고, 그 찬스 속에서 득점했다. 2쿼터 마지막 공격에서는 종료 부저와 함께 3점을 작렬하기도 했다. 한국이 25-50으로 밀리는 득점.

3쿼터에도 영리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수비에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외곽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스피드와 슈팅 능력을 겸비한 박혜진(178cm, G)에게 찬스를 좀처럼 내주지 않은 것. 골밑에서도 빠른 움직임으로 한국 볼 핸들러의 돌파를 제어했다.

4쿼터 초반에는 한국에 비수를 꽂았다. 2대2 이후 코너 점퍼로 공간을 넓힌 후, 다음 공격에서는 돌파에 이은 스핀 무브로 페인트 존 득점을 했다. 수비 이후 빠른 공격 가담으로 레이업 득점까지. 한국에 30점 차 이상의 열세(50-83)를 안겼다.

그리고 중국은 우위를 마지막까지 이어갔다. 결승에 진출했다. 가장 위력적인 선수는 이웨루. 이웨루는 한국전에서 20점 12리바운드(공격 4) 2어시스트로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과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최고의 높이를 지닌 한쉬도 10점 8리바운드(공격 4)로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이들을 움직인 이는 황스징이었다. 황스징은 19분 2초만 뛰었음에도, 16점 5리바운드(공격 1) 3어시스트에 1개의 스틸과 1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 또한 77.7%(2점 : 5/6, 3점 : 2/3). 출전 시 득실 마진(16)과 효율성지수(23) 또한 높았다.

높은 건물일수록,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아무리 높아도 무너진다. 기초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농구 역시 그렇다. 높이를 뒷받침하는 요소가 중요하다. 황스징이 그런 역할을 하자, 이웨루와 한쉬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황스징이 만리장성을 움직이는 힘이었던 셈이다. 덕분에, 한국은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중국에 패했다.

사진 제공 = F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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