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1차대회로 보는 건국대의 가능성

황정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2 21: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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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의 4강 진출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값진 것을 얻었다.

건국대는 5월 2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1 KUSF 대학농구 U-리그 1차대회 6강 플레이오프에서 동국대에 76-79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건국대는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수확이 더 많은 1차대회였다. 우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5년 만의 쾌거였다. 건국대는 매년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세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꿈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센터 자원이 없고, 특정 선수 의존도가 높았으며 후반 집중력이 부족해 난항을 겪었다.

올해는 달랐다. 건국대는 센터가 없는 대신 밀도 있는 수비를 장착했고, 선수마다 고른 활약을 펼쳤다. 후반 집중력도 많이 나아졌다.

수비면에서는 황준삼 감독도 “이번 대회 가장 큰 소득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이번 1차대회 모든 경기에서 보였지만, 특히나 강팀 연세대와의 대결에서 강하게 드러났다.

이전 같았으면 애초부터 무기력하게 큰 격차로 승리를 내주었을 건국대다. 물론 승리를 내준 건 똑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건국대가 끝까지 연세대를 추격했다.

1쿼터에 많은 실점을 했지만, 후반에는 격차를 한 자리까지 줄이며 연세대를 뒤쫓았다. 진정한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이 원동력 역시 수비에 있었다. 압박 수비와 재빠른 스틸이 실점을 막고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다.


주축 역할을 했던 이용우의 공백이 아이러니하게 좋은 작용을 하기도 했다. 작년, 이용우가 얼리 진출을 선언하며 큰 전력 누수를 예상했던 건국대. 그러나 그 공백은 팀을 더 똘똘 뭉치게 했다. 모두가 이용우의 자리를 채우려고 한 발씩 더 뛰었다. 그러면서 이용우가 있을 때보다 더 좋은 조직력을 펼쳤다.

마치 조직에 뛰어난 인재가 있으면 그 인재에게 맞춰가느라 오히려 능률이 떨어진다는 이론을 뒷받침해주는 근거 같았다.

선수 개개인의 향상도 가시적이었다. 우선 주장 정민수는 처세술이 노련해졌다. 그는 자신이 원래 가진 스피드로 상대의 수비를 흔든 후, 전혀 성공할 것 같지 않은 공격을 성공함으로써 고비를 넘겨줬다.

또한, 이용우와 환상의 합을 맞추던 주현우는 콤비플레이 대신 본인의 슛 능력을 채웠다. 그의 점퍼슛은 상당히 좋아졌다. 주현우 자신도, 상대도 인정한 부분이었다. 주현우와 매치업을 했던 동국대 조우성은 “(주)현우가 원래 미들슛을 잘 안 쏴서 안 막았었는데, 이제 미들슛을 많이 보더라”며 주현우가 예전과 다른 공격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에 외곽포까지 더해지면 더욱 유리하겠지만, ‘일단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라는 주현우의 마인드가 아직 그를 외곽까지 나가지는 않게 하고 있다.

백지웅의 복귀도 한몫했다. 작년에는 그다지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던 백지웅이다. 부상 복귀 이후 코로나 여파로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백지웅은 그간의 한을 풀 듯 장기인 외곽포를 꽂아댔다.

마지막으로 조환희라는 성공적인 신입생 영입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지금까지의 경기에서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두 자리 득점을 한 조환희. 심지어 플레이오프에서는 22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5스틸로 대학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황준삼 감독은 “50%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 말인즉슨 조환희는 현재 이상의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첫 번째는 리바운드다. 다른 디펜스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 것과 달리 리바운드에는 소홀한 면이 있다. 그중에서도 박스아웃에 소극적인 건국대다.

농구에서는 리바운드가 자산이다. 보통 승리를 위해서는 슛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슛 이전에 리바운드가 있기 마련이다. 이 점을 간과한다면 절대 질 높은 승리를 거둘 수 없다. 따라서 건국대는 짧은 휴식기 동안 리바운드의 중요성을 깨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최승빈의 파울 관리다. 최승빈이 궂은일과 몸싸움을 도맡고 있다 보니, 그에게는 전반부터 파울이 몰린다. 팀의 주축인 만큼 최승빈이 파울 아웃 된다면 건국대의 손해가 커진다.

황준삼 감독도 이를 우려하고, 원인을 체력 부족으로 꼽았다. 황준삼 감독은 “(최)승빈이가 하다가 힘들면 안 해도 되는 파울을 한다. 그게 팀에 마이너스가 된다. 결국 체력 문제다. 오늘도 승빈이가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경련이 왔더라. 그건 본인이 보강해야 할 부분이다”고 꼬집었다.

아직 부족한 면도 있는 건국대지만, 언더독이었던 그들이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누구도 작년 건국대를 보며 이만큼의 성장치는 예상 못 했을 것이다. 이는 남은 대회에서의 플레이오프 재진출 가능성, 나아가 그 위로 도약할 수 있는 여지와 희망을 남겼다. 또한, 영원한 언더독은 없다는 것도 시사했다.

건국대가 앞으로 선보일 반란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반란보다도 무해하고 유쾌할 것이다.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바스켓코리아 / 서수원, 황정영 웹포터 i_jeo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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