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신한은행 유승희의 각오 “이 팀에 왜 있는지 증명할 것”

김준희 / 기사승인 : 2019-06-26 01: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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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준희 기자] “’십자인대 다치면 선수 생활은 끝’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 이런 말을 들으면 오기가 생긴다.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내가 이 팀에 왜 있는지도 증명하고 싶다.”


부상을 딛고 코트로 복귀한 유승희가 다음 시즌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인천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6승 29패를 기록,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즌 전 야심차게 지명한 외국인 선수 나탈리 어천와의 합류가 불발되며 시작부터 꼬였다.


여기에 주축 선수들도 줄부상으로 시름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김단비가 고군분투했으나, 그녀 역시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탈이 났다. 결국 신한은행은 마지막까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순위표 맨 아래에 머물렀다.


그렇게 시즌이 끝난지 약 3개월.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정상일 감독을 비롯해 하숙례, 이휘걸, 구나단 코치가 새롭게 합류했다. 선수 구성에도 변동이 생겼다.


지난 2018-2019시즌 직전,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유승희도 본격적으로 훈련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혹시 모를 부상을 방지해 오른쪽 무릎은 테이프로 꽁꽁 감싸져 있었다.


하지만 훈련에 참여하는 적극성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간혹 불편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정상일 감독의 지시에 따라 끝까지 훈련을 소화했다. 중간중간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코트 리더’ 역할도 수행하는 모습이었다.


24일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유승희는 “(김)수연 언니나 (한)채진 언니가 있긴 하지만 다른 팀에 있다가 온 상황이고,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어렵고 이해 안 가는 부분이 많다. 감독님 말씀이 뭔지는 알겠는데, 아직 몸이 안 따라주다 보니 선수들도, 감독님도 답답한 상황”이라며 훈련 과정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8 박신자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모았던 유승희는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몸 상태나 실력이 한창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당한 부상인 만큼 선수도, 지켜보는 팬들도 아쉬움이 컸다.


유승희는 “그해 비시즌 때 오랜만에 운동을 끝까지 했었다. 나도 내 몸이 좋은 걸 느꼈고, 다른 사람들도 ‘몸 좋아 보인다’고 말해줬다. 그때 (배)혜윤 언니가 ‘그럴 때 조심해야 된다’는 말을 했다. 박신자컵 자체가 연속으로 경기를 하고, 팀 사정상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몸이 좋다 보니까 내가 너무 내 몸을 믿었던 것 같다”며 부상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기능적으로는 다 되고, 운동하는 것도 상관없다. 다만 재활을 하면서 유산소 운동이나 체력 운동을 1년 동안 못했기 때문에 체력이 부족한 건 있다. 그래도 감독님이나 코치님들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크게 아픈 곳 없이 순조롭게 잘 가고 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 밖에서 바라본 신한은행의 모습은 어땠을까. 유승희는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다들 안쓰러웠다. 비시즌 때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내 농구 인생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근데 부상이 속출하고, 외국인 선수도 어긋나면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그런 게 너무 안타까웠다. 감독님도, 선수들도 ‘속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복잡했던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남은 선수들이 나를 비롯한 부상 선수들의 자리를 메우려다 보니 과부하가 걸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웠지만, 나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오는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부상 없이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력적으로도 주축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팀 사정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동기인 (강)이슬(하나은행)이나 (최)은실(우리은행)이처럼 주전으로 자리잡은 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 팀 주축 선수들이 우리 나이대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더이상 핑계거리가 없겠구나’ 싶었다. 안 아픈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더 주도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유승희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다음 시즌을 맞는 각오에 대해 “’십자인대 다치면 선수 생활은 끝’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 이런 말을 들으면 오기가 생긴다.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내가 이 팀에 왜 있는지도 증명하고 싶다. ‘유망주’ 꼬리표를 떼기 위해 절실하게, 열심히 하겠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정리했다.


사진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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