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의 침묵이 부천 하나원큐의 발목을 잡았다.
개막 8연패. 끝이 보이지 않았던 늪에 빠졌던 하나원큐는 지난 30일 청주 KB스타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홈으로 돌아온 하나원큐. 그런 그들을 기다린 팀은 리그 최강 아산 우리은행이었다.
경기 전 김도완 감독은 “신지현은 본인 몫을 해주는 선수다. (김)하나가 2옵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정)예림이도 지난 경기처럼 자신 있게, (박)소희나 (김)애나도 10점 이상 활약했으면 한다. 이게 내가 처음 하나원큐를 왔을 때 했던 구상이다. 이 그림만 잘 그려진다면 상대와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다”라며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도완 감독의 그림은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나원큐는 경기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끌려다녔고, 전반에만 20점차 이상 벌어졌다. 3쿼터에 추격을 하기는 했으나 16점차로 좁힌 것이 끝이었다. 결국 4쿼터에 다시 동력을 잃은 하나원큐는 29점차 완패를 당했다.
그렇다면 김도완 감독이 그린 그림과 무엇이 달랐을까.
그가 언급한 선수 중 김하나는 나름의 역할을 했다. 쉬운 슛 찬스를 놓치는 장면도 많았으나 10점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자신 있게 하기를 원했던 정예림도 하나원큐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하며 10점을 챙겼다.
이어 언급했던 김애나도 10점에 근접한 8점을 넣었다. 박소희가 별다른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으나, 선발로 나선 김예진이 3점 1개 포함 9점으로 이를 대신했다.

오히려 가장 큰 아쉬움은 알아서 제몫을 해줬던 신지현에게서 나왔다. 24분을 뛴 신지현은 2점으로 침묵했다. 기본적인 공격 시도 자체가 적었다. 상대 수비에 막히며 야투 6개를 던지는 데 그쳤다. 신지현이 20분 이상 뛰며 야투 6개 이하를 시도한 적은 2019년 12월 이후 근 3년 만의 일이다.
물론 자신의 공격 대신 5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동료를 살리는 것에 치중했다고 할 수 있지만, 신지현의 팀 내 역할을 생각한다면 분명 적은 공격 시도는 아쉬웠다.
신지현이 침묵을 지켰다면 양인영이 대신 나섰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최근 부진에 빠진 양인영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신지현과 같은 2점에 묶이며 하나원큐는 40분 동안 53점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유쾌한 반란을 꿈꿨던 하나원큐는 다른 선수들의 분전에도 에이스의 침묵으로 시즌 9번째 패배를 떠안게 됐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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