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한켠에 ‘한국’이라는 곳이 있었다. 한국으로 오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꾸는 꿈도 명확했다.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었다. 용인 삼성생명으로 입단한 키아나 스미스의 꿈이 그랬다.
미국도 높이 평가한 유망주
재미로 시작한 농구. 그러나 자신의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 가능성을 파악한 키아나 스미스는 농구에 집중했다. 달라진 집중력은 키아나 스미스의 잠재력을 더 끌어올렸다. 잠재력을 끌어올린 키아나 스미스는 미국 전역에서도 알아주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전미 우수고교농구선수 24인에게 주어지는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Mcdonald All American)’이 그 증거였다.
농구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아버지가 예전에 농구 선수를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랑 농구를 했죠. 그렇지만 어릴 때는 큰 관심이 없었고, 놀이처럼 농구를 했어요. 배구나 다른 운동도 같이 했고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농구 선수를 직업으로 생각했어요. 농구로 대학교를 갈 수 있고, 대학교에서 장학금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 때부터 농구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것 같아요.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느껴졌고요.
말씀하셨던 대로, 아버지께서 농구를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요?
“팀 훈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너가 더 성장하려면, 개인 훈련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매일 슈팅 머신으로 500개의 슛을 연습했고. 많은 영상을 통해 실수했던 것들을 어떻게 수정할지 살펴봤습니다. 약점들을 어떻게 보완할지도 연구했고요.
2017년에는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에 선정됐습니다.
제가 전국적으로 상위권에 있는 선수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자신감을 얻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키아나 스미스는 UC Berkeley에 입단했다. 자신의 학교가 속한 PAC-12에서 ‘All-Freshman Team’에 선정됐다. 대학교 입학 후에도 잠재력과 역량을 보여줬다.
2020년부터 루이빌대학교로 소속을 옮겼다. 명문 학교의 농구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2022년 3월에는 NCAA TOURNAMENT FINAL 4에 서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2022년 4월. 키아나 스미스는 최고의 무대로 진출했다. 2022 W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6순위로 LA 스팍스의 부름을 받았다. 비록 WNBA에서는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WNBA를 경험한 것 자체가 키아나 스미스에게 큰 의미로 작용했다.
명문 학교인 루이빌대학교로 편입했습니다.
UC 버클리와 캘리포니아를 사랑했지만, 농구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아쉬웠어요. 농구를 더 잘하고 싶었던 제 마음에는 못 미쳤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른 학교로 편입을 알아봤고, 성적이 좋았던 루이빌대학교를 선택했습니다. 편입을 하면 1년 동안 뛸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루이빌대학교의 이기는 문화(winning culture라고 표현했다)가 너무 좋았습니다.
2022년에는 3월의 광란(MARCH MADNESS)도 경험했습니다. 키아나 선수가 속한 루이빌대학교는 FINAL 4에 진출했는데요.
제 커리어 중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간 시기였습니다. 농구를 한 이후 가장 즐거운 기억이었죠. FINAL 4까지 가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동료들과 보냈던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삼성생명 선수들과도 그런 순간을 함께 하고 싶어요. WKBL에서도 샴페인을 터뜨릴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웃음)
NCAA TOURNAMENT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테네시대학교와 16강전에서는 수비를 잘 못했어요. 경기력이 좋지 않았죠. 그렇지만 미시건대학교와의 8강전은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저희가 52-50으로 쫓겼을 때, 제가 쏜 3점슛이 다행히도 들어갔어요. 3점을 성공한 후, 팀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그 경기에서 62-50으로 이겼죠.
졸업 후 WNBA로 진출했습니다.
(2022년에 데뷔한 키아나는 11경기 동안 평균 2.6점을 기록했다)
지명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팀으로 갈지 알 수 없었어요. 몇 번째로 부름을 받을지도 알 수 없었고요. 그리고 LA 스팍스가 저를 뽑았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고향 팀으로 가서 행복했거든요.
WNBA에서는 어떤 걸 느꼈나요?
스스로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트레이닝 캠프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매일 매 순간이 시험이었거든요. 체력적인 어려움도, 정신적 스트레스도 생각보다 컸어요. 제 준비가 부족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저에게 도움이 됐습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게 됐거든요.

키아나 스미스는 미국인 아버지(존 스미스)와 한국인 어머니(최원선) 사이에서 태어났다. WKBL이 2019~2020 시즌부터 해외동포선수를 드래프트에서 선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부활했고, 키아나 스미스는 해외동포선수 자격으로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 지원할 수 있었다.
한편, 삼성생명은 “2016~2017 시즌 종료 후 앨리샤 토마스와 재계약을 했다. 그리고 2옵션 외국 선수를 보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 토마스가 소속된 WNBA 구단 코치님이 키아나 스미스의 큰아버지였다. 그 분이 키아나의 존재를 알려줬고, 우리는 키아나의 부모님을 통해 키아나와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키아나 스미스의 존재를 다른 구단보다 먼저 파악했다.
키아나 스미스의 존재를 파악한 삼성생명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키아나 스미스의 한국행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생명의 구애를 받은 키아나 스미스는 한국으로 왔다. 2022~2023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 1순위 지명 후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오게 된 키아나입니다”며 한국어로 소감을 전했다.
여러 해외리그에서 제의를 받았습니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그 동안 아버지의 나라인 미국에서 살아왔습니다. 어머니의 나라에 있고 싶은 마음도 컸어요. 유럽과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제의를 받았지만,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 꼭 한 번 뛰고 싶었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문화 차이를 느끼고 있을 것 같아요.
미국과 다른 건 사실입니다. 아직 한국어도 잘하지 못해요. 하지만 외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한국말을 들어왔고, 어머니께서 저에게 한국 문화를 알려주셨습니다. 한국말을 듣고 한국 문화도 경험하며 자랐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과 처음 교류할 때에도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바로 같이 어울릴 수 있었죠.
지금은 어머니의 나라지만, 앞으로는 ‘나의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아직은 미국 시민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나라’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해야, ‘내 나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김한별(부산 BNK 썸)과 김소니아(인천 신한은행) 등 귀화혼혈선수들이 WKBL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키아나 스미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김한별이 그렇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키아나 스미스의 첫 번째 목표는 WKBL에 잘 적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태극 마크를 다는 것이다. 더 깊이 파고 들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는 키아나 스미스가 한국으로 들어온 이유일 것이다.
미국 농구와 한국 농구는 다를 것 같아요.
훈련 시간부터 굉장히 달라요. 먼저 WNBA는 이동 거리가 길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는 피로감이 커요. 그래서 훈련 시간이 최대 2시간 밖에 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몸을 푼 다음에, 슈팅을 하고 공수 움직임을 간단히 점검하는 게 전부에요.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매일 운동해요.(웃음) 오전-오후-야간으로 나눠 훈련하고, 뛰는 양도 미국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어요.(웃음) 그렇지만 운동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구 스타일 또한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포스트 플레이어가 확실했고,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에먼 집중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삼성생명에는 가드가 많아요. 선수 구성으로 인해, 다 같이 움직이는 농구를 해요. 선수 간의 신장 차가 적어서, 바꿔막기도 많이 일어나요. 연습 경기를 통해 차이점들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인상적인 게 하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차분했다는 점입니다.
어렸을 때는 경기 중에 흥분을 많이 했습니다.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 마음대로 슛을 던졌어요. 저 때문에 경기를 망친 적이 많았죠.
그렇지만 제가 흥분하면 할수록, 팀 경기력은 좋지 않더라고요. 제 흥분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고, 그게 상대 팀에서 원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어리지 않나요?
어린 건 맞지만(웃음), 경험은 많이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어리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 또한 아직 남아있고요.
삼성생명은 어떤 팀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외곽에서 슛을 쏠 수 있는 선수가 많은 것 같아요. 또, 어린 선수들이 주축으로 뛰고 있어서, 가다듬어야 할 것들이 많아요. 그런 게 이뤄진다면, 팀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어린 선수들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직력을 가다듬는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득점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WKBL에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요?
챔피언입니다. 우승에 필요한 모든 걸 해내고 싶어요. 우승을 한다면, 개인 성적도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궁극적인 목표는 국가대표라고 생각합니다. 태극 마크의 의미는 어떤 걸까요?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뛰는 건, 어릴 때부터 제 꿈이었어요.
태극 마크를 달려면,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합니다. 혹시 생각하신 한국 이름이 있을까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웃음) 아직은 키아나 스미스라는 이름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한국 이름이 생긴다면, 어머니의 성(최)을 따라가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옆에 있던 삼성생명 관계자는 ‘최아나’를 추천했다. 어머니의 성인 ‘최’와 ‘키아나’의 이름을 합친 것이었다)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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