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SK 감독, "지난 시즌은 아쉬웠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5 15: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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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철 서울 SK 감독(53)에게 SK는 직장이면서 고향이고 집이다. 2003년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뒤 코치를 거쳐 감독까지, 23년째 한 팀을 지키고 있다. 다른 팀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는 그가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 시즌을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다. 변화한 제도에 빠르게 적응하고, 부상 변수를 최대한 줄여 상위권으로 올라가겠다는 각오다.


15일 대만 타이베이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전희철 감독은 지난 시즌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부터 조심스러워했다. SK는 시즌 중반까지 상위권을 달리며 2위까지 올라섰지만 후반기
김낙현의 부상 낙마 이후 부상자가 이어지면서 흐름이 꺾였다. 4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며 6강 플레이오프 상대로 5위 고양 소노를 선택했지만 3연패하며 시즌을 마쳤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성적이 좀 아쉽게 끝났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시즌 막판의 하락세는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분명한 교훈이 됐다. 전 감독이 새 시즌을 앞두고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역시 부상이다. 그는 감독 생활을 돌아보며 “모든 변수는 부상에서 온다”고 했다.


그래서 올 시즌 준비 과정에서도 ‘잘 훈련하는 것’ 못지않게 ‘잘 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전 감독은 “훈련을 강하게 시킬 때는 강도 높게 시키지만 훈련 횟수와 시간은 많이 줄였다”며 “휴식도 훈련의 연장”이라고 했다. 불필요한 근육 부상을 줄이기 위해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긴 시즌을 버티는 데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선수단의 체중 관리도 같은 맥락이다. 부상이 있었던 김낙현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비시즌 체중을 줄였다. SK는 선수들의 체지방과 몸 상태를 함께 정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전 감독은 “무조건 살을 빼라는 게 아니라 목표가 있어야 한다”며 선수들이 서로의 몸 상태를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경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리그 제도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2명이 2·3쿼터에 동시에 뛰게 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농구가 필요해졌다. 전 감독은 “예전 SK가 했던 전술과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선수 동시 출전은 팀에 여러모로 복합적인 과제를 안긴다. 국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 수 있고, 포지션별 선수들의 역할과 경기 감각, 팀 분위기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출전 시간에 대한 불만도 나올 수 있다”며 경기력과 함께 선수들의 사기까지 세심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전술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 앞서 김선형(KT)이 팀을 떠난 뒤 SK는 과거처럼 빠른 선수들의 속도를 앞세운 농구만 고집할 수 없게 됐다. “김선형, 최준용이 있을 때는 당연히 빠른 농구를 해야 했다. 지금은 그 선수들이 있을 때의 속도로 할 수는 없다. 대신 우리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스피드를 내고, 다른 형태로 트랜지션을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 그래서 3점슛의 비중도 높이고 있다. 전 감독은 “과감하게 3점을 많이 시도하려고 한다”며 빠른 공격의 의미 역시 빠르게 골밑까지 달려가는 데 있지 않고, 상대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퀵샷으로 기회를 만드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SK는 지난 시즌 막판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 시즌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전 감독은 올 시즌 SK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5~6위권으로 평가하면서도 그 전망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더 올라가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게 그의 답이었다. 전희철이라는 이름과 SK의 관계는 어느덧 23년에 이르렀다. 그는 “다른 데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SK를 “고향 같다”고 표현했다. 마음이 편한 직장을 넘어 머릿속에 SK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감독 6년차인데도 코치 시절 썼던 숙소 그 방을 그대로 쓴다고 했다. 오랜기간 사용하던 공간과 익숙한 환경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고 했다.


직장이자 집과 같은 그곳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 “지난 시즌엔 여러모로 아쉽게 끝났잖아요. 그것보다 더 올라가게 더 열심히 하고요.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뛰면서 예전 SK와는 좀 다른 농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K맨’ 전희철 감독은 다시 초심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자료 제공 = 서울 SK 나이츠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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