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KCC의 지속적인 2대2가 드러낸 것, ‘라건아의 약점’과 ‘퍼킨스의 적극성’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6 09: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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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퍼킨스(200cm, F)도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불안정한 현실과 마주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한국가스공사는 2024~2025 정규리그 종료 직후 큰 위기와 마주했다. 앤드류 니콜슨(206cm, F)이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유슈 은도예(208cm, C)는 형제상을 당했다. 외국 선수 2명 모두 ‘결장’이라는 장애물과 마주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빠르게 움직였다. 그 결과, 만콕 마티앙(208cm, C)을 영입했다. 마티앙은 대박이었다. 혼자 뛰었음에도, 2024~2025 6강 플레이오프 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넓은 수비 범위와 왕성한 수비 에너지를 보여줬고, 수비에 이은 속공 역시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티앙은 2024~2025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때 부상을 입었다. 그 후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본연의 강점을 모두 잃었다. 한국가스공사도 개막 7연패에 빠졌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결국 마티앙을 교체 대상으로 삼았다.
닉 퍼킨스가 마티앙 대신 합류했다. 퍼킨스는 마티앙보다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의 키워드가 ‘수비’이기에, 퍼킨스가 한국가스공사의 수비 조직력에 잘 녹아들어야 한다. 그래서 퍼킨스의 수비가 부산 KCC전에서 더 중요했다.

# Part.1 : 49.5초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경기 전 “퍼킨스의 피지컬이 라건아보다 두텁다. 힘을 장점으로 삼는다. 다만, 우리 팀의 수비 시스템에 당장 적응하기 어렵다. 그래서 퍼킨스에게 ‘상대와 강하게 부딪혀달라’고 주문했다. 숀 롱의 골밑 공격력을 떨어뜨려야 한다”라며 퍼킨스의 수비 임무를 설정했다.
그러나 퍼킨스는 당장 코트에 나서지 않았다. 기존 선수들과 합을 맞춘 라건아(199cm, C)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라건아는 몸싸움으로 숀 롱(206cm, F)을 페인트 존 밖으로 밀어냈다. 그렇지만 숀 롱의 높은 타점과 훅슛을 막지 못했다. 숀 롱에게 첫 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라건아는 예상 외의 변수와 마주했다. 숀 롱이 3점까지 성공한 것. 페인트 존 쪽으로 처졌던 라건아였기에, 한국가스공사 수비 전략이 더 흔들릴 수 있었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1쿼터 종료 3분 46초 전 4-15로 밀렸다.
라건아는 온몸으로 숀 롱을 버텼다. 그러자 한국가스공사와 KCC의 간격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퍼킨스가 1쿼터 종료 49.5초 전 코트를 처음 밟았다. 왕성한 스텝과 탄탄한 피지컬로 드완 에르난데스(208cm, C)의 훅슛을 무위로 돌렸다. 그리고 공격 진영에서 3점. 대구실내체육관을 시끄럽게 했다.

# Part.2 : KCC의 전략, 근본적인 한계

임팩트를 심어준 퍼킨스가 2쿼터에도 코트를 밟았다. 에르난데스와 몸싸움을 계속 했다. 동시에, KCC 스크린에 묶인 동료들에게 토킹했다. 탈출할 동선을 알려줬다.
그리고 에르난데스보다 다리를 낮췄다. 그 후 송교창(199cm, F)의 엔트리 패스를 차단했다. 에르난데스의 투 터치를 유도. KCC의 상승세를 떨어뜨렸다.
송교창과 에르난데스가 퍼킨스 쪽으로 2대2를 했다. 신승민(195cm, F)이 에르난데스의 스크린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퍼킨스가 헷지 디펜스 후 송교창을 압박했다. 하지만 미스 매치였던 신주영(200cm, F)이 파울. 퍼킨스의 수비가 헛되고 말았다.
허웅(185cm, G)이나 송교창이 퍼킨스 쪽으로 2대2를 계속 했다. 퍼킨스는 3점 라인 밖으로 계속 나와야 했다. 한국가스공사 림 근처가 헐거워졌고, 한국가스공사는 림 근처에서 계속 실점했다. 2쿼터 종료 3분 48초 전에도 21-29로 밀렸다. 그리고 퍼킨스는 벤치로 물러났다.
라건아가 다시 코트로 나왔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KCC 페인트 존 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에르난데스와 장재석(202cm, C)의 높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21-35. 꽤 큰 열세 속에 하프 타임을 맞이했다.

# Part.3 : 2대2 수비

라건아가 먼저 나왔다. 자신에게 오는 2대2를 인지했다. 오른쪽 윙에서 스텝을 맞추는 허웅에게 살짝 손질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보다 림 근처로 늦게 들어왔다. 에르난데스에게 세컨드 찬스 포인트를 내주고 말았다. KCC는 21-37로 더 흔들렸다.
한국가스공사는 KCC의 혼 오펜스(공격 대형이 ‘뿔’과 비슷하다고 해서, 해당 패턴이 ‘혼 오펜스;로 불린다)와 마주했다. KCC 선수들의 볼 없는 움직임을 여러 차례 마주했다. 그러다 보니, 허웅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놓쳤다. 정성우가 뒤늦게 허웅을 찾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3쿼터 시작 1분 47초 만에 더블 스코어(21-42)로 밀렸다.
라건아가 2대2 때문에 3점 라인 밖까지 나갔다. 그러나 신승민과 신주영 등 국내 포워드진이 라건아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특히, 에르난데스의 스크린 후 골밑 침투를 잘 예측했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한국가스공사는 3쿼터 종료 5분 30초 전에도 20점 차(28-48)로 밀렸다. 퍼킨스가 3쿼터 종료 5분 12초 전 코트를 다시 밟았다. 수비를 조금이라도 해내야 했다.
퍼킨스도 라건아처럼 2대2 수비를 많이 해야 했다. 다만, 라건아보다 더 열심히 따라갔다. 미스 매치된 허웅에게 파울을 범했으나, 팀 파울 직전의 상황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KCC 공격 흐름을 제대로 차단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41-57로 3쿼터를 종료했다.

# Part.4 : 너무 늦은 집념

퍼킨스는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송교창이 장재석을 스크리너로 삼았다. 스크리너였던 장재석은 송교창 수비수였던 전현우(193cm, F)와 미스 매치됐다. 전현우가 림 안쪽으로 쭉쭉 밀렸고, 퍼킨스는 결국 전현우를 도우러 갔다.
이를 캐치한 장재석이 숀 롱의 볼 없는 움직임을 확인했다. 숀 롱의 점프에 맞게 앨리웁 패스. 숀 롱의 투 핸드 덩크를 도왔다. 한국가스공사와 퍼킨스가 완전히 흔들렸다.
그러나 퍼킨스는 숀 롱과 자리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디나이 디펜스로 숀 롱에게 볼을 허락하지 않았다. 최소 1대1로는 숀 롱한테 실점하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가스공사는 또 한 번 추격 분위기를 형성했다. 경기 종료 5분 42초 전 50-62로 KCC를 뒤쫓았다.
숀 롱이 볼을 잡아도, 퍼킨스는 힘으로 버텼다. 또, 숀 롱에게 슈팅할 공간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주변에 있던 한국가스공사 국내 선수들이 도움수비를 할 수 있었다. 한국가스공사가 보여준 몇 안 되는 굿 디펜스였다.
퍼킨스를 포함한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은 있는 힘을 쥐어짜냈다. 기존의 수비 약점들을 상쇄했고, KCC의 상승세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는 KCC와 너무 멀었다. KCC와 간격을 결국 좁히지 못했다. 61-71로 KCC전을 종료했다. ‘개막 8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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