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7월 중순에 작성됐으며, 바스켓코리아 8월호 웹진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독 링크)
시즌을 치르다 보면 ‘프로농구 최초 기록이다. 역대 몇 호 기록이다. 누구 기록에 몇 개만을 남겨두고 있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지난 2019-2020시즌만 해도 여러 기록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MVP 허훈이 득점과 어시스트로 20-20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고, 금강불괴 이정현은 420경기에 연속으로 출전하며 KBL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대기록은 크게 한 경기와 한 시즌, 통산 등 세 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는데, <바스켓코리아> 8월호 ‘기록이야기’는 KBL 역대 통산 기록 중 깨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일곱 가지를 준비했다.

▶ ‘이 기록 영원하리’ 누적 득점 부문 부동의 1위 서장훈
농구는 다득점 승리원칙을 따른다. 지난 4월 창원 LG 감독으로 부임한 조성원 감독의 말처럼 100실점을 해도 그 이상 득점하면 승리할 수 있다. 그만큼 농구 이야기를 할 때 0순위로 거론되는 것이 득점이다.
KBL 출범 이래 정규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2012-2013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서장훈(46)이다. 그는 수식어가 불필요한 대한민국 최고의 센터. 서장훈은 프로 통산 15시즌 동안 정규리그 688경기에서 13,231점을 쌓았는데, 그야말로 이 부문 부동의 1위다. 도무지 깨질 것 같지 않은 수치다. 다른 선수들의 기록과 비교하면 납득이 간다.
누적 득점 부문 2위에는 최장수 외국 선수인 애런 헤인즈(538경기 10,780득점)가 올랐다.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서울 SK와 결별했다. 1981년생인 헤인즈는 한국 나이로 마흔이라 KBL 복귀가 어려울 전망이다. 시즌 도중 대체 외국 선수로 합류해도 서장훈의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힘들다. 그 뒤는 김주성(742경기 10,288득점), 추승균(738경기 10,019득점), 문경은(610경기 9,347득점), 주희정(1,029경기 8,564득점), 문태영(553경기 8,417득점), 양동근(665경기 7,875득점) 등이 이었다. 문태영을 제외하면 모두 은퇴한 선수다. 문태영은 계약 미체결로 남았으나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고 있으며, KBL에서 경력을 이어가도 그가 서장훈의 기록에 다가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서장훈이 기록한 13,231득점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전주 KCC 라건아가 유일하다. 라건아는 2012-2013시즌부터 8시즌 동안 400경기에 출전하며, 7,840득점을 기록 중이다. 어림값으로 따져보자. 라건아는 시즌 평균 20득점을 올리고 있다. 대표팀에 차출되는 등의 변수를 감안해 시즌 평균 50경기에 출전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5시즌하고도 20경기에 나서야 누적 득점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1989년생임을 생각하면 향후 6시즌 정도는 뛰지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 역시 노쇠화는 피할 수 없을 터. 지금과 같은 득점 페이스를 이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 2020-2021시즌부터는 키가 크고, 쟁쟁한 외국 선수들이 KBL 무대를 밟는다. 뚜껑을 열기 전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이름값으로는 역대 최고라고 평가받는 선수들이다. 과연 그가 지금까지의 득점력을 보일지 의문이다. 심지어 라건아의 파트너로 낙점된 타일러 데이비스(208cm, C)가 KCC의 1옵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곧 라건아의 득점 하락을 의미한다.
역대 누적 득점 3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현역 선수는 9위 라건아를 포함해 17위 함지훈(6,262득점), 26위 이정현(5,616득점), 30위 김민수(5,364득점)뿐이다. 결국, 라건아가 지금처럼 향후 5시즌 넘게 건재하지 않는 이상, 현재 KBL에 등록된 선수 중에 서장훈의 13,231득점을 넘어설 선수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프로농구 초창기부터 활약했던 서장훈과 현역 선수들의 득점을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농구 트렌드는 시대마다 변하고, 선수나 팀의 상황, 외국 선수에 관한 규정 역시 시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골 밑을 뚫어내고, 미드레인지와 외곽에서도 림을 조준한 서장훈의 공격력이 한국 농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성실함의 대명사’ 주희정,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 세 가지
고려대학교 농구부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주희정(43). 그는 현역 시절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함으로 프로농구 레전드 자리에 올랐다. KBL 주요 기록 역대 1위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주희정은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스틸/블록 중 어시스트(5,381개)와 스틸(1,505개) 부문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무려 20시즌 동안 프로 경력을 이어간 그는 역대 최다 경기(1,029경기)에 출전하는 기염을 토했다. 출전 경기 수가 많았던 만큼 누적 출전 시간(31,349분 39초/평균 30분 28초) 역시 최고 수치를 자랑했는데, 본편에서는 출전 시간을 제외한 어시스트, 스틸, 출전 경기 수에 관해서만 짚었다.
먼저, 누적 어시스트 부문. 주희정은 지난 2007년 1월 1일 3,000어시스트를 시작으로 2009년 3월 4일 4,000어시스트, 2013년 11월 7일 5,000어시스트를 차례로 돌파했다. 모두 KBL ‘최초’ 타이틀을 얻었다. 20시즌 동안 총 5,381개의 어시스트 패스(시즌 평균 5.2어시스트)를 건넨 것이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의 누적 어시스트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5,000어시스트는 물론 4,000어시스트를 넘긴 것 역시 주희정이 유일한 상황, 3,000어시스트 이상 기록한 선수도 이상민(3,583개), 양동근(3,344개), 신기성(3,267개), 김승현(3,243개)뿐이다.
현역 중에선 현대모비스로 이적한 이현민(2,312개), DB 김태술(2,277개), 현대모비스 함지훈(2,199개) 등 3명이 2,000어시스트를 넘어섰지만, 남은 선수 생활을 생각하면 주희정의 기록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극단적으로도 생각해보자. 현재 프로 생활을 하는 선수 중 평균 어시스트 1위는 세 시즌을 소화한 KT 허훈(5.3개)이다. 주희정이 프로 20시즌 동안 평균 5.2어시스트를 작성했으니, 허훈도 같은 페이스로 17시즌 더 활약한다면 주희정의 어시스트 기록은 깨진다. 하지만 두 선수의 상황은 다르다. 주희정은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에 뛰어든 반면, 허훈은 대학 4년을 모두 마쳤다. 허훈이 프로 20시즌을 채우려면 군대에 가지 않고 마흔세 살, 2036-2037시즌까지 코트에 서야 한다.
그가 7.2어시스트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2019-2020시즌의 페이스로 쭉 가더라도 지금부터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12시즌 이상 평균 7.2어시스트를 뿌려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주희정이 쌓은 금자탑 중 두 번째로 소개할 부문은 스틸이다. 그는 2017년 1월 17일 1,009경기 만에 1,500번째 스틸을 달성했다. 이후 은퇴까지 5개를 더 추가해 총 1,505스틸이라는 역사를 썼다. 이 역시도 주희정이 최고 자리에 올라섰는데, 당분간 그를 추격할 선수는 없어 보인다. 해당 부문 2위에 오른 양동근(981스틸)도 1,000스틸 고지를 밟지 못했고, 현역 선수 중엔 1,500스틸의 절반인 750스틸에 도달한 이도 없다. 등록 선수 기준으로 가장 많은 스틸을 기록한 선수는 김태술(698개)이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주희정의 대기록은 그가 출장한 경기 수. 주희정은 은퇴하는 날까지 총 1,029경기에 나섰다. KBL 최초이자 최다 출전 기록이다. 19시즌 동안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해도 1,026경기. 최소 20번의 시즌을 겪어야만 1,029경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출전 경기 수 부문 2위에 해당하는 김주성(742경기)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주희정이 20시즌 동안 결장한 경기가 단 15경기뿐이고, 경기 출전율은 98.6%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가 ‘철인’이라고 불린 대목이다. 현역 중에선 KT로 돌아온 오용준(698경기)이 최다 경기에 출장 중이다.
주희정은 집안 사정으로 프로에 일찍 도전해야 했고,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 정상적으로 대학을 마치고, 국방의 의무까지 수행한다면 주희정의 기록에 도전하는 건 무리다. 젊은 피 KCC 송교창(24)과 KT 양홍석(23)의 예를 들어보자. 직전 시즌까지 206경기에 출전한 송교창이 주희정의 기록을 깨려면, 앞으로 15시즌 간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고 이후 시즌에 13경기를 더 뛰어야 한다. 세 시즌 동안 139경기에 나선 양홍석의 경우, 16시즌 동안 전 경기 출장한 뒤 26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이 정도면 주희정의 1,029경기 출전 기록은 정말 ‘불멸’이 될지도 모르겠다.

▶ 동부산성의 중심’ 김주성이 막아낸 슛은 총 몇 개나 될까?
현 DB 코치 김주성(41)은 프로농구는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레전드 중 한 명이다. KBL 대표 원클럽맨이기도 한 그는 이타적인 플레이와 가로·세로를 가리지 않는 수비 능력 등으로 ‘동부산성’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건 블록슛. 일반적으로 블록슛은 높이만으로 안 된다. 파울 없이 볼만 쳐내야 블록슛으로 인정되므로 운동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상대의 슛 타이밍을 포착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블록슛에 능한 선수라도 대체로 한 시즌 평균 블록슛이 2개가 채 되지 않는 이유다.
KBL 누적 블록슛 부문 1위의 영예를 안은 김주성은 통산 742경기에서 1,037개의 슛을 걷어냈다. 16시즌 동안 경기당 1.4개의 블록슛을 꾸준히 적립해야만 가능한 기록이다. 정규리그를 한 경기도 빠짐없이 출전한다 해도 13시즌 넘게 경기당 평균 1.4블록슛을 기록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기록들과 함께 ‘깨질 것 같지 않은’ 기록으로 꼽힌다.
역대 최다 블록슛 2위에는 찰스 로드(601개)가 오른 가운데, 현역 선수 중에선 라건아(529개)가 가장 많은 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라건아는 경기당 평균 1.3개의 슛을 막아내고 있는데 이 추세라면 390경기 이상 즉,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7시즌 이상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야만 블록슛 부문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다.
지금까지 서장훈과 주희정, 김주성 등 은퇴 선수가 남긴 대기록 다섯 가지를 훑어봤다. 남은 두 가지는 현역 선수들의 역대급 ‘현재진행형’ 기록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 ‘기록의 사나이’ KCC 라건아, 더블더블 머신으로서 위용을 떨치다
2018년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라건아는 명실공히 리그 최고 수준의 센터다. 지난 시즌 캐디 라렌(208cm, C)과 치나누 오누아쿠(208cm, C) 등 장신 선수들 속에서도 그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트레이드와 부상에도 리바운드(12.5개)와 필드골 성공률(56.3%)에서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고, 득점(20.2득점)과 블록(1.0개) 부문에서는 3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리그 4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서장훈이 보유하고 있는 누적 2점슛 성공개수(서장훈:4,847개/라건아:3,374개)와 리바운드(서장훈:5,235개/라건아:4,439개) 역대 1위 기록을 노릴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차기 시즌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밀물처럼 들어와 라건아가 고전할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도 라건아가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기록이 있다. 바로 더블더블이다. 라건아는 소위 ‘더블더블 머신’이라고 불리며, KBL 최다 247번의 더블더블 기록을 가지고 있다. 8시즌 동안 세운 기록이니, 시즌 평균 30회 이상의 더블더블을 기록한 셈이다. 라건아 이전에는 조니 맥도웰이 더블더블 227회로 최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전체 더블더블 순위에서 국내 선수만 추려보면, 4위 서장훈(204회), 14위 하승진(111회), 18위 주희정(91회), 23위 김승현(85회), 25위 김주성(83회), 33위 오세근(73회), 37위 이승준(66회), 38위 문태영(65회) 등이다. 이중 현역은 오세근 한 명이라 당분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외국 선수도 마찬가지다. 로드 벤슨(210회)이나 애런 헤인즈(195회), 리온 윌리엄스(163회), 테렌스 레더(150회), 찰스 로드(127회) 등과 같이 KBL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라건아의 최다 더블더블 기록은 유지될 것이다. 게다가 라건아의 최다 더블더블 기록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 ‘금강불괴’ KCC 이정현, 그는 데뷔 첫 경기부터 단 한 차례도 쉬지 않았다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 팀 내에서도 대표팀에서도 Best 5에 그의 이름이 없는 건 아직 상상할 수 없다. 스코어러로서의 해결사 능력만이 그의 전부가 아니다. 이정현의 진정한 가치는 ‘꾸준함’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들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프로라면 팀이 필요할 때 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철저한 몸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2019년 10월 20일은 KBL의 또 다른 역사가 쓰인 날이다. 이정현이 추승균 전 감독의 384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뛰어넘으며, 해당 부문 역대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대표팀에 차출된 기간과 군 복무 기간을 제외, 2010년 10월 15일 데뷔 첫 경기서부터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 정규리그 모든 경기에서 코트를 밟았다. 지난 시즌 마지막 날인 2월 29일을 기준으로 이정현은 총 420경기에 연속으로 출전 중이다. 자기 관리의 표본인 주희정도 연속으로는 371경기에 출전했으니, 이정현의 연속 출전 기록은 가히 넘보기 힘든 수준이다.
역대 연속 출전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현역은 5위 KT 김영환(281경기/14.03.09~19.11.03), 9위 KGC인삼공사 이재도(228경기/14.10.11~20.02.29), 10위 현대모비스 함지훈(223경기/15.10.03~19.11.14) 등 3명이 전부다. 이 중에서도 연속으로 출전하고 있는 선수는 이재도 하나다. 이재도와 이정현의 기록 차는 192경기. 이정현의 연속 출전 행진이 끝난 뒤, 이재도가 3시즌하고도 30경기를 쉬지 않고 출전한다면 그는 이정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불가능하진 않다. 하지만 가능하다는 장담도 할 수 없다. 일단 이정현이 연속 출전 기록을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김아람 기자 ahram1990@basketkorea.com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BK포토화보] 부산 KCC vs 고양 소노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모습](/news/data/20260511/p1065589134006878_578_h2.jpg)
![[BK포토화보] 부산 KCC vs 고양 소노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모습](/news/data/20260510/p1065541043822507_203_h2.jpg)
![[BK포토] 소노 VS KCC 챔피언결정전 1차전](/news/data/20260505/p1065616440284380_902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