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에서 지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진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색다를 것 같아요. 아, 축구할 때 져봤어요. 슬프고 우울했었어요”
※ 본 인터뷰는 5월 중순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농구의 시작
대치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김시원(150cm, G)은 잠실 리틀 썬더스의 오픈 멤버다. 주위에서 운동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줄곧 들어왔던 차에 지인의 어머니로부터 농구를 추천받았다. 그렇게 그는 2학년이 끝나갈 무렵에 농구공을 잡았다. 농구를 시작한 지 2년이 훌쩍 지난 시점, 그는 농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 현재는 프로 농구 선수를 꿈꾸고 있다. 김시원은 “농구가 재밌어요. 전 농구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며 천진하게 웃었다.
이어 자신의 장점을 소개했다. 그는 “전 수비할 때 스틸을 잘해요. 손을 상대편이 가지고 있는 공 가까이에 찌르면 돼요. 그리고 드리블이랑 패스에도 자신이 있어요. 시력이 좋은 편이고, 클럽에서 배웠어요. 특히 패스에 더 자신 있어요. 바운드 패스나 직선 패스 같은 거요. 우리 포워드가 자리 잡고 있을 때 넣는 패스도 잘할 수 있어요. 팀원들이 잘 잡아줘서 더 그런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팀 스포츠
김시원과 농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점은 그가 ‘팀 스포츠’로서의 농구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있어 (농구가) 힘들지는 않아요. 혼자 하는 게 아니라서요”라고 말한 김시원은 수비보다 공격이 쉽다고도 밝혔다.
“수비는 헬프도 있지만 주로 1대1로 막는데, 공격은 5명이 힘을 합쳐서 하는 거잖아요”
농구를 단순히 친구들과 어울려 하는 공놀이가 아닌 유기적인 팀플레이에 기반한 스포츠라고 인식하지 않고선 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 연이어 수비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김시원은 “가드는 수비가 좋아야 해요. 상대에게 안 뚫려야 득점을 안 줄 수 있잖아요. 앞선에서부터 실점을 줄여야 해요”라고 힘줘 말했다.

진 적이 없어요
김시원이 속한 잠실 리틀 썬더스 2010년생 팀은 백전백승,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5학년인 그가 2학년 말부터 전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니, 2년 반 가까이 패배를 경험한 적이 없는 셈이다. 최근 개최됐던 주말리그는 물론, 인제 문경 제천 홍천 등 참가했던 모든 대회에서 말이다. 김시원의 어머니는 “오죽하면 (금정환) 감독님이 져야 한다고 하셨겠어요. 패배의 쓴맛도 알아야 자극을 받고 발전한다고 하는데, 애들이 매번 이겨서 감독님도 ‘애들을 어떻게 발전시킬까’하는 고민이 많으시대요”라고 전하기도.
패배를 모르는 팀의 김시원. 그에게 패배는 어떤 기분의 단어일까. 김시원은 “진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색다를 것 같아요. 아, 축구할 때 져봤어요. 슬프고 우울했었어요”라고 말해 인터뷰어의 말문을 막히게 만들었다.
100점
지난 5월 16일 막을 내린 2020-2021 KBL 유소년 주말리그. 팀의 무패 행진 속에 김시원은 4월 4일 KCC와의 예선 경기에서 MVP를 수상했다. 해당 경기에서 16점을 몰아친 그는 “스틸 후에 속공 득점을 올리기도 했고, 점퍼도 넣었고, 팀원한테 패스를 받아 득점하기도 했어요”라고 알렸다. 그리고 그의 활약에 금정환 감독도 “100점”이라는 칭찬으로 화답했다. 김시원은 “감독님께서 평소에 칭찬을 해주시긴 하는데 100점은 처음 들어봤어요. 기분이 엄청 좋았죠”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김시원은 만족하지 않았다. 칭찬에 취하기보단 자신의 단점을 짚으며 발전을 다짐했다. 그는 “좀 더 자신 있게 공격하고 싶어요. 특히 상대가 풀코트 프레스로 들어올 때 좀 자신이 없어지기도 하는데, 당황하지 않고 더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부모님의 마음
김시원은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프로로 가는 길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현시점에서 클럽 활동으로 프로에 가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보다 어려울 정도다. 결국 엘리트 체육의 길로 노선을 바꿔야 하는데, 김시원의 부모님은 조금 더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시원의 어머니는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주의라 시원이가 (농구를) 열심히 해줘서 기뻐요. 또, 농구를 하면서 과정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는 걸 저절로 깨우치는 눈치더라고요. 본인이 원하고 재능이 있으면 (엘리트 체육으로) 보내는 게 맞다고는 생각하는데, 일단 내년(6학년)까지 기다려보려고요. 섣부르게 결정하는 것보다 아이한테 다른 길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랄까요”라며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앞으로 많은 직업을 AI가 대체하게 될 거예요. 그런데 스포츠는 그럴 가능성이 작죠. 꼭 선수가 안 되더라도 연계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길이 나올 겁니다. 무엇보다 시원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라며 아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성장할 김시원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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