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4강 PO] ‘JD4’ 이재도의 뜨거운 부활, “이제는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김채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5 19: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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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창원/김채윤 기자] 고양 소노가 또 뒤집었다. 이번에도 후반에, 이번에도 이재도(180cm, G)다.

소노는 25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창원 LG를 85-76으로 눌렀다.

시리즈 스코어 2승 무패.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 창단 첫 ‘봄 농구’에서 패배 없이 5연승을 질주 중이고, 이제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소노는 4강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6강과 마찬가지로 이정현(188cm, G), 케빈 켐바오(195cm, F), 네이던 나이트(202cm, C)로 이어지는 ‘BIG 3’가 중심을 잡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이재도를 빼놓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1차전에서는 팀의 1옵션 외국 선수인 네이던 나이트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17점)을 올리며 수훈 선수로 꼽혔고, 이날 2차전에서도 전반 무득점에 그쳤지만 후반에만 3점슛 2방을 포함해 12점을 몰아쳤다.

경기 후 이재도는 “상당히 힘든 경기였다. 시작부터 잘해서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 팬분들이 많이 오셔서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려고 그러는지 또 후반에 뒤집었다(웃음). 뛰면서도 선수들끼리의 케미도 정말 좋고, 기세도 좋다는 걸 느껴서 선수로서 힘들지 않고 즐기면서 경기한 것 같다”라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팀 전체도 전반엔 야투율 35%(14/40)에 그치며 뻑뻑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슛 감각을 되찾은 듯 야투율을 63%(19/30)까지 끌어올리면서 역전승을 완성했다.

1차전에서도 15점 차를 뒤집었는데, 이날은 무려 14점 차를 따라잡아 또다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전반의 부진을 후반의 집중력으로 덮어버리는 패턴이 이제는 소노의 공식처럼 자리 잡은 모양새다.

이재도는 “오늘은 (슛 감각이) 좀 안 좋더라. 슛을 아끼려고 했고, 찬스 때도 몇 개가 길게 와서, 어떻게 해야 되지 고민하다가 본능에 맡겼다. 운이 좋게 하나 두 개 되돌아왔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 후 “솔직히 내가 잘했다기 보다 우리 팀의 이정현, (케빈)켐바오, (네이던)나이트 선수에게 좋은 수비수들이 몰리다 보니까 나에게 쉬운 찬스가 났던 거다. 그게 내가 오늘도 득점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령탑도 이재도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손창환 소노 감독은 “원래 그렇게 하던 친구다. 이전까지는 경기력에 있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을 뿐이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코트에서 모두 발현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얼마나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하려 노력했는지 보인다. 고맙다”라며 이재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재도의 이번 활약이 더욱 드라마틱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올 시즌 그가 커리어 최악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고된 시즌 초반을 보냈기 때문이다.

원주 DB 이정현(191cm, G)과 함께 KBL의 대표적인 ‘철인’으로 꼽히던 이재도는 이번 시즌 초반 늑골 골절 부상으로 인해 2014년 10월 11일부터 이어온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을 508경기에서 멈춰야 했다. 이정현에 이은 KBL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었으나, 약 11년 만에 안타까운 마침표를 찍게 된 셈.

몸과 마음이 모두 고달플 수밖에 없던 시즌이었지만, 이재도는 가장 중요한 무대인 플레이오프에서 완벽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이재도는 그 부활의 공을 묵묵히 곁을 지켜준 후배들에게 돌렸다. 꼭 이름을 넣어달라는 부탁과 함께였다.

이재도는 “이번 시즌 부상 때문에 복귀를 늦게 했다. 경기력이 안 좋을 때 조은후, 이근준, 박종하 선수들이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20대 어린 친구들이 나랑 많이 놀아주고, 1대1 연습도 같이 많이 해줬다. 내 감각을 유지 시켜주는 데 정말 큰 도움을 줬다. 10살 많은 형으로서 되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별개로, 소노는 4강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역전승으로 완성했다. 정규리그 내내 약점으로 지적됐던 ‘역전 능력’이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소노가 플레이오프에서 치른 5경기 중 전반 리드를 잡고 이긴 경기는 단 2경기뿐. 나머지 3경기는 모두 전반을 내준 뒤 뒤집어낸 역전승이었다.

이재도는 그 원동력으로 ‘BIG 3’를 꼽았다. “아무래도 ‘BIG 3’라고 불리는 세 선수(이정현-켐바오-나이트)가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다. 워낙 능력도 좋고 멘탈도 좋은 선수들이다. 덕분에 나나 (정)희재 형, (임)동섭이 형같은 베테랑이나 어린 선수들까지 각자의 역할을 오버하지 않고 할 수 있다”라며 팀의 균형을 강조했다.

이어 “어찌 됐건 시즌 막판에 우리 팀이 연승을 탄 게 우리끼리의 케미를 더 끌어올렸다. 이기는 법을 알게 된 게 가장 크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자신감은 경기 중에도 느껴진다고 했다. “이제는 전반에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있다. 난 같이 뛴 게 이번 시리즈 밖에 없지만, 나를 뺀 다른 주축 선수들이 그 느낌을 잘 알고 있을 거다”라며 팀 전체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재도는 2021~2022시즌부터 세 시즌을 LG에서 뛰었고 LG가 우승한 2024~2025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맺었지만 소노로 트레이드됐다. 잔류 의지가 강해 연봉이 줄었음에도 계약을 선택했던 터라 친정팀과의 맞대결은 남다른 상황. 그러나 이재도는 감정을 철저히 차단했다.

이재도는 “특별한 감정이 들어간다면 중요한 플레이오프를 그르칠 수 있다. 최근에 뛰었던 팀이긴 하지만, 그런 정이라는 것을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소노의 플레이오프에 집중하려고 했다”라며 담담히 말했다.

이어서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6강까지 내 위치에서 해야하는 역할을 잘 못했는데, 그 때마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이번 시리즈 두 경기나마 내 몫을 조금은 한 것 같아서 감사하다. 항상 웃으면서 지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1차전 직후 “조상현 감독님이 날 막으려고 하실까?”라고 했던 발언이 화제가 됐던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수습에 나섰다.

이재도는 “앞으로 말을 골라서 잘 해야겠다고 느꼈다(웃음). 우리 주축 선수들에게 수비가 몰리는 게 당연하니 내가 쉽게 득점할 수 있었던 거라는 의미로 말을 했는데, 자극적으로 전달이 잘못돼서 당황했다”라며 머쓱해했다.

동시에 “그래도 1차전 끝나고는 LG 선수들이 (졌지만) 여유가 있어보인다. 그들이 정규리그 우승팀이라는 걸 잊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지만, “오늘은 저번 1차전 때처럼 여유가 있어 보이지는 않더라(웃음)”라며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이어 뜨거운 홈 응원 열기를 가지고있는 LG에도 밀리지 않는 함성을 보내준 원정 팬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재도는 “위너스 분들이 오늘도 정말 많이 와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창원 체육관 같지 않고 위너스의 고양소노아레나인 것 같았다. 그래서 이다음 3차전 경기는 또 어떤 감동을 받게 될지 기대된다. 선수로서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며 팬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손창환 감독은 경기 직후 이미 3차전을 향한 마음을 굳혔다고 했고, 이재도도 그 뜻을 함께했다. 챔피언 결정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소노는 이제 안방인 고양으로 자리를 옮겨 3, 4차전을 치른다. 홈에서 열리는 두 경기 중 한 경기라도 승리하는 순간 올 시즌 소노의 창원 원정길은 더 이상 없다.

“감독님께서 끝나자마자 그 얘기를 하셨다. 창원 너무 멀어서 힘드니까 다시 오지 말자고. 우리 선수들도 기뻤지만, 그 길이가 길지 않았고 고양에서 무조건 끝낸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잘 준비하겠다.”

KBL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100%(31/31). 소노는 그 확률을 더 공고히 하는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남은 목표를 묻는 말에 이재도는 간결하게 답했다. "(4강에서) 2승을 했으니까, 이제는 결승에 가는 게 목표다. 일단은 그거면 된 거 아닌가(웃음)"라며 자신 있게 웃어 보였다.

소노와 LG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은 27일 오후 7시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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