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6강 PO] 완패한 캐롯, 뒤늦게 터진 이정현은 위안거리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3 05: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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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187cm, G)이 뒤늦게 터졌다. 그게 위안거리다.

고양 캐롯은 지난 2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71-86으로 졌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포함, 현대모비스전 2연패. 또, 창단 첫 플레이오프 승리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캐롯은 창단 팀이다. 고양 오리온 프로농구단을 인수했다. 그러나 오리온 전력의 핵심이었던 이대성(190cm, G)과 이승현(197cm, F)과 함께 하지 못했다. 외곽 주득점원과 핵심 빅맨 없이 첫 시즌을 치러야 했다.

김승기 초대 감독 또한 전력 이탈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색깔을 입히는데 주력했이다. 그리고 주축이 될 수 있는 자원을 육성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이정현이다.

이정현은 202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프로에 입성했다. 볼 핸들링과 순간 스피드를 이용한 옵션을 갖고 있고, 슈팅 능력도 뛰어나다. 동포지션 대비 뛰어난 신체 조건과 승부처에서의 대담함도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에게 공을 들였다. 이정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든 이유. 볼을 잡는 자세와 패스 하는 자세, 슈팅 밸런스 등 기본적인 것부터 다잡았다. 이정현의 성장 없이, 캐롯의 성장도 없다고 봤다.

그만큼 이정현은 중요한 선수다. 그래서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줬다. 이정현의 경기당 출전 시간은 34분 2초. 리그 전체 1위다.

이정현의 평균 기록은 15.0점 4.2어시스트 2.6리바운드. 국내 선수 기준, 에이스인 전성현(188cm, F)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전성현의 부담을 가장 많이 덜어주는 선수였다는 뜻이다. 김승기 캐롯 감독이 원하는 스틸도 많이 했다. 경기당 1.7개로 리그 전체 2위.

김승기 캐롯 감독 역시 “(이)정현이는 이미 리그 A급 선수다. 그러나 조금만 더하면, 특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리그 베스트 5와 MVP를 노려야 하는 선수다. 그래서 정현이한테 많은 주문을 하고 있다”며 이정현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또, 캐롯은 전성현을 부상으로 투입할 수 없다. 이정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이정현은 김영현(184cm, G)의 강한 수비에 공격 한 번 제대로 못했다.

이정현이 묶이자, 캐롯의 외곽 공격도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정현의 존재감이 크게 작아진 건 아니다. 강한 압박수비로 현대모비스의 템포를 늦추고, 현대모비스의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렸다.

로슨과 2대2로 미스 매치를 유도했다. 덕분에, 로슨은 더 유리한 매치업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 이는 로슨의 공격 성공률이 높아졌다는 뜻. 캐롯 또한 5-13에서 17-15로 분위기를 탔다.

그렇지만 이정현의 공격 침체는 시리즈 전체적으로 볼 때 좋지 않았다. 이정현의 기세가 떨어지자, 로슨 혼자 공격하는 형태가 됐다. 캐롯의 공격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뜻. 공격 밸런스가 무너진 캐롯은 2쿼터 시작 3분 49초 만에 두 자리 점수 차(17-28)로 밀렸다.

이정현의 역할을 대신할 볼 핸들러 혹은 외곽 득점원이 필요했다. 한호빈(180cm, G)이 그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한호빈은 최고의 대책이 되기 어려웠다.

벤치에서 쉬고 들어온 이정현은 현대모비스 수비를 살폈다. 바꿔막기와 로테이션 수비 등 캐롯의 수비를 벤치 마킹(?)한 현대모비스 수비를 돌파와 파울 유도로 공략했다. 그러나 캐롯은 두 자리 점수 차 열세(31-43)를 극복하지 못했다. 적지 않은 열세 속에 하프 타임을 맞았다.

캐롯이 빠른 시간 내에 점수 차를 좁힌다면, 캐롯도 이정현도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캐롯은 3쿼터 시작 4분 50초 만에 37-57로 밀렸다. 시간이 남았다고는 하나, 너무 큰 점수 차였다.

이정현은 더 강한 압박수비와 돌파로 맞섰다. 날카로운 퍼스트 스텝과 긴 연속 스텝으로 득점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수비 변화를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다. 공격 경로를 확실히 찾지 못했다. 3쿼터 후반부에 드리블 점퍼와 돌파로 맞대응했지만, 큰 힘이 되지 못했다. 캐롯 또한 48-66으로 더 큰 열세에 놓였다.

그렇지만 이정현은 어떻게든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더 빠르게 판단했고, 더 빠르게 움직였다. 스크린 활용에 이은 미스 매치 유도와 페인트 존 돌파로 현대모비스를 흔들였다. 덕분에, 캐롯은 69-77로 희망을 봤다.

그러나 캐롯과 현대모비스의 차이는 너무 컸다. 이정현이 4쿼터에만 9점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캐롯은 패배의 아픔을 봐야 했다. 현대모비스와 정규리그 맞대결 우위(5승 1패) 그리고 2021~2022시즌 플레이오프의 우위(전신인 오리온 시절 3전 전승) 모두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김승기 캐롯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후반전에는 미스 매치를 돌파로 역이용했다. 전반전부터 그렇게 했다면, 경기 몰랐을 수 있다. 많이 느꼈을 거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시작부터 그렇게 해야 한다. 깨달았을 거다”며 이정현의 마지막 활약을 고무적으로 여겼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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