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L은 2021~2022 시즌 종료 후 아시아쿼터제에 변화를 줬다. 기존 아시아쿼터제가 일본 선수만 영입할 수 있었다면, 달라진 아시아쿼터제는 필리핀 선수도 영입할 수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SJ 벨란겔)를 시작으로, 총 6개 구단이 필리핀 선수를 데리고 왔다. 울산 현대모비스도 그 중 하나였다. 현대모비스가 영입한 자원은 RJ 아바리엔토스(181cm, G).
아바리엔토스는 지난 6월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선을 보인 바 있다. 빠른 볼 운반과 공격적인 플레이로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도 “(서)명진이와 (김)동준이가 앞선에 포진했지만, RJ가 두 선수의 불안 요소를 메워줄 수 있다. 빠른 공격 전환과 앞선 득점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아바리엔토스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한국에 입성한 아바리엔토스는 현대모비스 팀원들과 합을 맞추고 있다. 지난 30일 중앙대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현대모비스가 94-52로 완승했다) 아바리엔토스는 2대2 없이도 날카로운 패스와 코트 밸런스 조절 능력을 보여줬다. 팀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토킹과 행동 등 포인트가드로서 해야 할 일을 다했다.
아바리엔토스와 합을 맞출 서명진(189cm, G)은 “우선 볼을 치고 나갈 수 있다. 슛도 엄청 정확하다. 우리가 못 보는 패스 길을 아바리엔토스는 본다.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아바리엔토스가 내 찬스를 봐준다. 편하게 공격할 수 있다. 나와 1~2번을 번갈아 할 수 있다”며 코트 안에서의 강점을 설명했다.
이어, “쇼맨십도 있다.(웃음) 세레머니를 할 만큼, 여유를 갖췄다. 자기 리듬으로 농구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여유’라는 마음가짐을 또 하나의 강점으로 생각했다.
슈터로 아바리엔토스의 패스를 받았던 김지후(187cm, G)는 “패스를 너~무 잘 준다. 너~무 같이 뛰고 싶다. 아바리엔토스에게 ‘나를 봐달라’는 부탁도 한다(웃음)”며 서명진과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아바리엔토스의 개인 능력은 확실하다. 문제는 동료와의 시너지 효과다. 공격 템포 조절도 팀원들과 맞출 필요가 있고, 수비력 역시 검증받아야 한다.
연습 경기 때도 그랬다. 자신의 매치업이 대학 선수인 걸 감안하면, 아바리엔토스의 수비 능력을 알 수 없었다. 또, 2대2라는 옵션이 들어갈 때, 아바리엔토스의 공격 타이밍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아바리엔토스의 슈팅 타이밍이 생각보다 빠르다는 판단이 들면, 현대모비스와 아바리엔토스의 소통이 필요하다.
서명진은 먼저 “나와 (이)우석, 아바리엔토스가 같이 뛸 때, 감독님께서 달리는 농구를 주문한다. 그걸 잘 해내야 한다”며 ‘스피드 강화를 생각했다.
그 후 “나와 아바리엔토스, 우석이 모두 볼 들고 하는 농구에 강하다 보니, 한 명이 볼 잡을 때 나머지는 서있는 경우가 많다. 역할 분배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 볼 없는 움직임을 많이 연습하고 있어서, 그런 단점도 크게 안 보인다”며 역할 분배를 언급했다.
김지후는 “팀 수비다. 우리 팀에서 해야 하는 수비 시스템이 많은데,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아바리엔토스가 그런 수비 시스템에 잘 적응해야 한다. 머리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금방 해낼 거라고 생각한다”며 ‘팀 수비 적응’을 이야기했다.
사실 아바리엔토스가 지닌 불안 요소는 필리핀 선수 모두에게 해당된다. 나아가, 필리핀 선수를 보유한 모든 KBL 팀이 생각해야 할 요소다. KBL에 있는 국내 선수와 KBL로 입성한 필리핀 선수가 합을 맞춘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선수를 영입한 이유가 있다. 해당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필리핀 가드는 뛰어난 개인기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을 괴롭힐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아바리엔토스 역시 마찬가지다. 자기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KBL에서도 자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강점을 증명하고 의구심을 지울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동료들과 많은 소통을 해야 한다. 서명진과 김지후의 말도 좋은 힌트가 될 것이다.
사진 = 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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