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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대한민국이 월드컵 열기로 뜨거워지기 전인 2002년 3월.
대구 동양이 우승을 차지했다. 전 시즌 꼴찌가 정상에 오른 드라마 같은 스토리였다.
그 중심에는 혜성 같이 등장한 김승현과 마르커스 힉스가 있었다. 젊은 둘은 기술과 패기로 KBL을 제패했다. 그리고 둘은 다음 시즌 왕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다.
마르커스 힉스의 두 번째 시즌인 2002-2003 시즌 이야기이다.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10월호 웹진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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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힉스, 묻고 재계약으로 가!
첫 시즌을 마친 대구 동양은 마르커스 힉스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득점 4위(24.2개), 리바운드 18위(8.2개), 블록슛 1위(2.9개)를 기록한 선수를 어느 팀이 마다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는 꼴찌를 정상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농구로는 태클을 걸 게 없었다.
성격도 좋았다. 코트에서는 승부욕이 과할 때가 있었으나 생활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김진 전 감독은 “내성적이었다. 선수들과 사귀는 데 오래 걸렸다. 가까워지니 장난도 치고 놀더라. 외국인 선수들끼리 주말에는 이태원도 가고 하더라. 그런 것까지 관리할 수는 없지 않나. 별다른 사건도 일으키지 않아 막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승현 현 SPOTV 해설위원도 “놀랍겠지만 순둥이였다. 옆방을 써서 경기가 끝나면 가끔 같이 맥주를 먹고, 플레이스테이션을 하고 놀았다. 이제는 이야기할 수 있다(웃음). 힉스가 부모님 없이 먼 타국에 떨어져 있으니 외로워 보였다. 그래서 바깥으로 같이 놀러 다니기도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렇듯 주위에서도 힉스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선수들과 친해지면서 자주 어울렸고, 팀과 융화도 잘 되었다. 그렇기에 동양으로서는 한 번 더 힉스를 안고 가는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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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힉스, 자신을 뛰어넘다
그렇게 개막한 2002-2003 시즌. 동양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승현, 전희철, 김병철로 이어지는 국내 라인업이 건재했고, 힉스도 있었기 때문.
동양은 1라운드부터 이를 입증했다. 6승 3패. 당연히 상위권에 위치했다. 힉스도 그대로였다. 9경기에서 30+ 득점 4번, 25+ 득점 2번. 맹공을 퍼부었다.
2-3라운드는 이번보다 조용했다. 평균 득점이 20점대 초반에 그치는 부침(?)을 겪었다. 다른 선수라면 좋은 기록이었지만 힉스에게는 예년보다는 저조한 점수였다.
그러나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3년 새해가 밝자 힉스는 모았던 원기옥을 터트리듯이 폭발했다. 1월 1일 첫 경기 35점을 시작으로 32-44-44-23-43-30점을 몰아쳤다. 7경기 평균 34.4점. 동양도 힉스에 힘입어 6승을 챙겼다.
힉스는 한번 오른 기세를 시즌 막판까지 유지했다. 시즌 종료 성적은 26.1점 8.6리바운드 4.8어시스트 3.2블록슛. 이미 분석이 되어 이전만큼 하지 못할 거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오히려 전년보다 더 좋은 스탯을 남겼다.
힉스가 날자 동양도 날았다. 2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전년(2002)보다는 힘든 과정이었다.
시즌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성적은 시즌 종료일(3월 9일)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동양의 마지막 상대는 서울 SK. 리그 최하위 팀. 상대 전적이 앞서기에 승리하기만 하면 정규리그 우승 확정이었다.
동양은 1쿼터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2쿼터에 잠시 추격을 내주기도 했으나 3쿼터에 확실히 주도권을 잡았다. 제공권을 장악하며 28-12로 10분을 지배했다. 마지막 10분을 즐긴 동양은 기쁨의 순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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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힉스, 눈물로 이별을 맞이하다
4강 플레이오프에 선착한 동양에게 도전장을 넘긴 상대는 여수 코리아텐더. 황진원, 정락영, 진경석, 변청운 등이 포진하고 있었던 팀이었다. 여기에 안드레 페리와 에릭 이버츠 듀오가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동양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다. 최종 스코어 3승 0패. 모두 10점 차 이내의 접전이었지만 2%가 아쉬웠다.
2연패를 시도하는 동양 앞에는 원주 TG가 기다리고 있었다. 농구대통령 허재, 괴물 신인 김주성, ‘3점 슈터’ 양경민 등이 있는 TG는 1차전부터 대박을 쳤다. 정규리그 1위 동양을 잡아낸 것. 데이비드 잭슨이 이변의 선봉장이었다. 3점슛 4개 포함 29점 6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했다.
힉스는 28점 12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으나 팀을 패배에서 구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흥이 오른 TG는 2차전에서도 대구 동양을 격침시켰다. 김주성, 잭슨, 리온 데릭스가 68점을 합작했다. 동양은 얼 아이크, 힉스 등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으나 막판 집중력이 약했다. 잭슨에게 쐐기포를 내주며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2연패를 당한 동양은 3차전에 분을 풀었다. 힉스와 김병철이 전반에만 각각 16점, 15점을 터트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85-55 대승. 완벽한 승리였다.
동양은 4차전도 따냈다. 힉스가 28점을 집중시켰고, 아이크와 김승현도 제 몫을 해줬다.
운명의 5차전. 전반은 동양이 10점 차로 앞섰다. 그러나 TG의 뒷심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5분으로도 부족한 두 팀은 2차 연장, 3차 연장까지 접어들었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팀은 TG. 잭슨이 연장에서 신들린 슛감을 보이면서 TG가 승리를 가져갔다.
훗날 이 경기는 KBL 역사에 항상 등장한다. 3차 연장까지 가는 명승부이기 때문이 아니다. TG가 추격하던 4쿼터 종료 1분 전. 계시기가 15초에 멈춰있었다. 만약 제대로 흘렀다면 승리 팀이 바뀌었을 수 있는 오심이기에 동양은 억울했다. 그러나 눈물을 삼키고 대의적으로 이를 넘어갔다.
멘탈이 무너진 동양은 6차전, 대역전극을 당하면서 정상 자리를 내줬다.
시즌이 끝난 동양은 결국 힉스와의 이별을 택했다. 그를 고질적으로 괴롭혔던 허리 부상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었다. 결국 그렇게 센세이션했던 힉스와 KBL의 인연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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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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