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현대모비스 피버스걸 팀장 이단비가 치어리딩을 계속하는 이유

김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5 07: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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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3월 중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사람인지라 지칠 때가 있는데 ‘오래 했으면 좋겠다. 단비 치어리더 보면서 나도 힘을 얻는다’라는 말이 큰 위로가 돼요. 치어리딩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바스켓코리아 4월호 <원더우먼>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걸 팀장 이단비와 만났다. 댄스강사 출신인 그가 치어리더로 전향하게 된 이유와 팬의 편지를 받고 운 사연, 그리고 팀원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까지. 올 시즌 현대모비스 치어리더팀의 새로운 팀장이 되어 선수단과 함께 플레이오프를 바라보는 그의 이야기를 준비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치어리더팀 피버스걸 팀장 이단비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원래 겨울 시즌엔 주 2~3회 정도 경기에 나갔었는데, 다른 종목이 다 끝난 상태라 지금은 현대모비스 경기만 하고 있어요. 플레이오프 준비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번엔 저희 팀에 신입 치어리더들이 많아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한 달에 2~3번 빼곤 거의 매일같이 연습 중이에요. 

 

마스크 착용으로 연습 때 많이 힘드시겠어요. 

연습은 평균 3시간, 길게는 5시간 정도까지 하는데 장시간 마스크를 낀 채 움직이면 확실히 힘들긴 해요. 그래도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감수하고 있답니다. 

 


평소엔 주로 어떤 걸 하세요?

코로나가 터진 후부터 제가 운동에 재미를 들였어요. 먹는 걸 좋아해서 몸이 고무줄 같은 경향이 있기도 했고, 이참에 건강하게 생활해보자 싶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체력을 많이 쓰는 직업이다 보니 운동을 병행해야 건강하게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경기 있는 날엔 시간적 여유가 없지만, 평소엔 거의 운동하는 편이에요. 연습이 있어도 그 전후에 개인 PT 샵에서 1시간 30분 정도 운동해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색했던 것들이 당연하게 됐어요. 팬들과 소통하는 치어리더 입장에서 아쉬운 점도 많으시죠. 

저희는 팬분들이 많을수록 더 힘을 얻는데, 코로나로 팬분들의 입장이 제한되면서 아쉬웠어요. 그런데 무관중을 겪어서인지 관중 입장이 10%만 돼도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함께 응원할 수 있는 팬분들이 입장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그래도 꽉 찬 관중석이 보고 싶긴 해요. 그립기도 하고요. 

 

치어리더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어요. 

데뷔는 2014년에 했는데, 당시엔 댄스학원 강사 일과 치어리더를 병행하고 있었어요. 저희 댄스팀 언니가 먼저 치어리더를 하고 있었는데, 그쪽 소속사에서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2017년까지 두 가지 일을 하다가 이후에 소속사를 옮기면서 치어리딩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춤에 관심이 많으셨나 봐요. 

네. 근데 춤을 늦게 시작한 편이긴 해요. 학생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부모님께서 별로 안 좋아하셨거든요. 그러다 (본가 진주를 떠나) 부산으로 대학을 오게 되면서 댄스학원에 등록했어요. 거기에서 수강하는데, 저한테 춤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댄스팀에 들어가서 활동하게 됐어요. 처음 배울 땐 너무 재밌어서 학원 오픈부터 마감까지 10시간 이상 학원에서 살았을 정도였어요. 그러다 수강 1년 만에 강사로 일하게 됐죠. 


댄스강사 관련 자격증도 있나요?

자격증까진 아니지만, 댄스강사를 양성하는 커리큘럼을 마치면 수료증을 받고 강사를 할 수 있어요. 그렇게 강사 경력과 무대 경력이 쌓이면 다른 곳에서도 강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춤의 어떤 점에 끌리셨어요?

일단 제가 움직이는 거 자체를 좋아해요. 그리고 무대에 한 번 서고 나니까 무대 맛을 못 잊겠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계속 춤을 추게 됐어요. 추다 보니까 강사도 하고, 강사로서 가르친 학생들과 같이 무대에 올라가고, 그런 게 너무 좋더라고요.

 

치어리더로 전향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좋아하는 춤을 계속 출 수 있다는 점은 같지만, 댄서와 치어리더의 매력은 달라요. 치어리더는 단순히 춤만 추는 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응원을 하잖아요. 그리고 팬분들과 소통하는 것도 매력적이고요. 특히 함께 소통하고 호흡하는 느낌이 정말 좋아요. 그냥 무대에서 춤추는 것도 좋은데, 팬분들과 함께할 때의 그 벅찬 느낌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춤추는 걸 안 좋아하셨다고 했는데, 치어리딩하는 건 이해해주셨나요?

안 좋아하셨죠(웃음). 처음엔 몰래 했어요. 댄스강사도 자리 잡고 말씀드렸었거든요. (댄스강사를 한다고 말씀드린) 그때도 다시 진주로 오라고 한 말씀 하셨어요. 치어리더 한다고 했을 땐 더 심하게 반대하셨어요. 그래서 부모님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했었답니다. 그러다가 지난 시즌에 처음으로 부모님께서 제가 치어리딩하는 경기에 오셨어요. 경기 끝나고 부모님과 같이 식사하는데 아버지가 '대단하다. 멋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부모님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을 저도 잘 알기에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이 일이 너무 좋아서 (치어리딩을) 하고 있는데 칭찬까지 들으니까 (치어리더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부모님께서 경기장 초대에 응해주셨네요.

제가 어린 나이가 아니다 보니, 시즌을 거듭할수록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는데 너무 흔쾌히 오신다고 하셨어요. 본가에서 식사하던 중에 말씀드렸는데, 엄마가 '넌 엄마·아빠 한번을 안 부르냐'고 타박하시더라고요(웃음). 내심 궁금하셨던 거예요. 

 

치어리딩 훈련이 힘든 탓에 데뷔하기도 전에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던데, 이단비 치어리더도 고비가 있으셨나요?

저는 치어리더를 하기 전에 이미 하루에 춤 연습만 10시간도 더 해봐서 연습 측면에서는 단련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크게 힘든 건 없었어요. 오히려 신입 친구들이 들어와서 못 견디고 나가는 걸 보는 게 더 힘들더라고요. 조금만 더 하면 빛을 볼 수 있는 친구들인데 안타까웠어요. 

 

무릎 보호대를 하셨던데. 

댄스강사를 하면서 유아 발레 수업도 나갔었는데, 어느 날 한 아이가 스트레칭을 하다가 제 무릎 위로 넘어졌거든요. 그때 다친 거예요. 무릎 염증이라는데 바빠서 처음에 치료를 제대로 못 했어요. 이젠 고질병이 된 것 같아요. 가끔 무릎 상태가 안 좋아서 몸이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을 때 좀 속상하긴 해요. 더 잘 할 수 있는데 말이죠. 

 

더는 부상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팬들과의 일화에 관해서도 부탁드릴게요. 

지난 시즌에 저한테 편지를 주고 가신 팬분이 있었어요. 그분께는 처음 받은 편지였는데, 알고 보니 제가 데뷔했을 때부터 좋아해 주셨더라고요. 갑자기 편지를 주신 이유는 '(제가 치어리더 활동을 하는) 이 시간이 영원할 수 없기 때문'이었어요. 그때 꽤 많이 울었답니다. 다른 팬분들께서도 편지나 선물, 간식을 많이 챙겨주시는데, 편지는 다 모으고 있어요. 큰 위로가 되거든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사람인지라 지칠 때가 있는데 '오래 했으면 좋겠다. 단비 치어리더 보면서 나도 힘을 얻는다'라는 말이 큰 위로가 돼요. 치어리딩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이번 시즌 처음으로 팀장이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어떤 게 있나요?

제일 크게 달라진 건 팀 성적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는 거예요. 전에도 제가 맡은 팀에 열성적으로 진심을 다했지만, 팀장이 된 후엔 팀 순위가 더 신경 쓰이더라고요. 올 시즌 초반에 현대모비스 성적이 안 좋았을 땐 주변 친구들이 꼴등팀 팀장이라고 놀리기도 했어요(웃음). 팀원들을 더 많이 살피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고요. 그리고 새로 들어온 친구들에게 미안한 점도 있어요. 좋은 언니가 되면 좋은 팀장은 못 되겠더라고요. 연습 시간도 길고, 쓴소리도 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잘 버티고 따라와 줘서 고마운 마음이 커요. 

 

<치어리더란 000이다>라는 질문도 드리고 싶어요. 

치어리더는 내가 제일 빛나는 순간이다. 언젠가 한 번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서 내 인생을 다시 돌아봤을 때, 내가 가장 빛났던 순간으로 치어리딩을 하는 지금을 꼽겠더라고요. 많은 팬분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몸이 안 좋거나 기분이 우울하다가도 경기에 들어가면 전부 잊게 돼요. 치어리딩하는 매 순간이 정말 행복해요. 

 

후배 치어리더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치어리더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많은 노력과 책임감이 필요한 직업이에요. 예쁘고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시작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래도 언젠가 본인에게도 빛나는 순간이 온다는 걸 믿고, 연습에 더 집중하고 열심히 해줬으면 합니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제가 표현을 잘 못 하지만,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있답니다. 팬분들 덕분에 아직 치어리딩을 할 수 있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현대모비스 플레이오프 경기도 저희와 함께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사진 = 이단비 치어리더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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