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품격' 보여준 박혜진, "하필이면 왜 복귀전에서..."

황정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12-11 12: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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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자유투 상황, ‘하필이면 왜 복귀전에서 이런 상황이’라는 생각도 했다”

아산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에서 부천 하나원큐를 상대로 63-60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은 박혜진(178cm, G)의 복귀 무대였다.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한 후 무려 62일 만에 코트를 밟은 것.

박혜진은 재활을 하는 동안 팀 훈련에 합류하지 못했다. 따라서 복귀하자마자 많은 활약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박혜진은 에이스의 품격을 지켰다. ‘많은 활약’ 대신 ‘결정적인 활약’을 해주었다.

4쿼터 후반, 61-60으로 우리은행이 간신히 리드를 유지하고 있을 찰나였다. 남은 시간 8초, 박혜진은 영리한 플레이로 상대의 파울을 이끌었다. 팀의 승패를 좌우하는 자유투인 만큼 집중력이 필요했다. 박혜진의 손을 떠난 공은 2구 전부 림을 통과했다. 그렇게 박혜진은 어려웠던 경기를 승리를 이끌었다.

박혜진은 복귀 소감으로 “오늘(10일)은 내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팀원들이 내 복귀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끝까지 열심히 해줬다.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박혜진은 이날 경기에서 28분 48초를 소화했다. 예상보다 긴 출전 시간이었다. 경기 전 위성우 감독이 언급한 ‘15분 내외’의 시간보다 훨씬 길었다.

이에 박혜진은 “생각보다 많이 뛰었다(웃음). 그래도 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감독님이 주시는 만큼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없을 때 가용인원이 부족해서 팀원들이 힘들어했다. 이제는 조금이나마 팀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제 역할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어 “경기 뛰는 데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 오늘 정도 뛰어도 크게 무리는 없는 것 같다”고 몸 상태를 이야기했다.

한편, 박혜진이 코트를 떠났을 때 빈자리를 메꾸어준 건 김진희(168cm, G)였다. 김진희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며 2라운드 MIP까지 등극했다. 박혜진은 이런 김진희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먼저 박혜진은 “그냥 너무 고맙고 예쁜 후배다. (김)진희가 작년에도 열심히 했는데 무릎 부상을 당했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다. 진희가 올해 역시 착실하게 훈련에 임해줬다. 내가 부상을 당하면서 진희에게 기회가 많이 갔는데, 그 기회를 너무 훌륭하게 잘해줘서 고마웠다”며 말하는 내내 ‘선배 미소’를 띠었다.

또한, 박지현의 칭찬도 했다. 박혜진은 “(박)지현이가 조금만 더 마음 독하게 먹으면 잘할 수 있고, 더 보여줄 게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지현이 역시 내가 빠지면서 기회를 많이 얻었다. 그 기회를 해내지 못했다면 부담이 많이 갔을 텐데, 역할을 잘 해냈다. 기분이 좋다. 지현이는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후배를 독려했다.

박혜진이 재활하는 동안 우리은행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박혜진을 살폈다. 박혜진은 “(김)정은 언니는 트레이너처럼 매일 내 상태를 체크 했었다(웃음). 모든 선수들이 나한테 하는 얘기가 ‘언니를 위해서 힘내고 있으니까 부담 갖지 마라’는 거였다. 정말 고마웠다”고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장기간 재활로 코트 밖에서 경기를 볼 기회가 많았다. 2개월 동안 장기 재활을 해본 적이 처음이라 많이 힘들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는데 경기 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재활 기간 느낀 점을 밝혔다.

위에서 말했듯 박혜진은 오늘 결정포를 터트렸다. 팀을 유리한 위치로 이끈 두 방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이기고 봐야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던졌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더 잘 들어간 것 같다. 사실 ‘하필이면 왜 복귀전에서 이런 상황이...’라는 생각도 했다(웃음)”며 그때의 상황을 곱씹었다.

팀 훈련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된 터라, 복귀 후 팀에 피해가 가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했을 박혜진이다. 이러한 박혜진에게 위성우 감독도, 선수들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위성우 감독은 선수들에게 “(박)혜진 언니는 식스맨이라고 생각해라”며 박혜진에게 공이 가는 빈도를 줄였으며, 선수들도 박혜진에게 의존하지 않으려 했다.

다만, 위성우 감독이 바란 것은 수비에서의 제 역할이었다. 박혜진은 “오늘 공격에서는 무리해서 하지 않으려고 했다. 감독님도 부담 주시지 않았다. 현재는 밸런스를 잡아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금씩 해야 한다. 내가 연차가 있다 보니, 감독님이 그래도 수비에서는 구멍이 안 되고 해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했다. 이제 차츰차츰 더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한다”고 차차 해나갈 것을 말했다.

사진 제공 = WKBL

바스켓코리아 / 아산, 황정영 웹포터 i_jeo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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