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KBL 최고참’이 된 오용준, 그가 꿈꾸는 18번째 시즌은?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11-02 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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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10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10월호 구매 링크) 인터뷰는 9월 2일에 진행됐습니다.

17년 전 신인, KBL 최고참이 되다
오용준은 2003 KBL 국내신인선수 래프트에서 1라운드 마지막 순번(전체 10순위)으로 대구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에 입단했다. 왼손 슈터인 것만으로 높은 희소성을 지녔다고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용준이 17년 동안 선수 생활할 거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한때 우여곡절을 겪었고, 선수 생활 내내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가장 먼저 물은 질문이 ‘KBL 최고참이 된 소감’인 것도 위에 언급된 내용과 연관됐다.

안녕하세요. 햄스트링이 안 좋으셨다고 들었는데, 몸 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병원에 갔더니 7cm 정도 찢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라고 했어요. 쉬면 저절로 붙는 정도였죠. 3주 정도를 쉬었고, 운동한 지 2~3주 정도 됐어요.
부상당하지 않았을 때는 어디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집-숙소-집-숙소’ 이런 패턴이었죠. 그렇게 몸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2019~2020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신분이 되셨습니다. FA 신분이 된 후 인터뷰를 했을 때, 선수 생활 의지가 강해보였습니다.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으셨던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몸 상태를 판단했을 때, 아직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자신감도 있었고, 팀에 공헌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현역 연장 의지를 더 피력한 것 같아요.

KBL에서 어느덧 18번째 시즌을 맞이하셨습니다. KBL 현역 선수 중 최고참이 됐는데요. 어떤 느낌인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오래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웃음) 그냥 묵묵히 했더니, 지금 선수 중 KBL을 가장 오래 경험한 선수가 됐더라고요.
운동할 때는 특별히 느끼는 게 없어요.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해도, ‘경쟁’이라는 같은 틀 안에서 운동하니까요. 다만, 평상시에 후배들과 이야기할 때, 이런저런 차이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만 40살에도 프로농구 선수로 뛰고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일인데, 비결은 어떤 거라고 보시나요?
가장 큰 건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안 다치고 부상 없이 버틴 건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보다 기량 좋은 선후배들이 많았는데, 저보다 일찍 은퇴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 걸 보면, 운이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좋은 감독님을 만나서 기회를 얻은 것이고, 세 번째는 대학교 때부터 만난 아내가 저에게 큰 힘을 줬어요. 저를 믿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게 저에게 큰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런 이유들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위기 그리고 비결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오용준이 17년 동안 프로 선수로 활약했다. 강산이 1.7회는 달라졌다. 농구 흐름과 오용준의 상황, 경쟁자들의 기량 모두 변화무쌍했다.
오용준은 그 사이에 많은 위기를 경험했다. 그 속에서 자기만의 생존 노하우를 터득했다. 어떻게 위기를 타개했는지 궁금해졌다.

입단 초반에는 위기를 겪었습니다. 위기 속에서 깨달은 것도 있을 것 같고요.
신인 때부터 아킬레스건이 아팠습니다. 데뷔 시즌을 다 소화하지 못했죠. 그 다음 시즌을 준비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고 수술을 했어요. 두 번째 시즌을 통째로 쉬었어요.
그 다음 시즌에 복귀했고, 그 때부터 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우선 다른 선수들보다 스트레칭부터 철저히 신경 썼고, 운동 시간 외적으로도 부상 방지에 많이 집중했어요. 그런 것들이 몸 관리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아킬레스건 파열 이후 지금까지 큰 부상 없이 운동을 잘 하고 있어요.
그리고 프로 선수들은 하나의 특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조언을 많이 들었고요. 예를 들면, 문경은 SK 감독님은 슛, 승현이형(김승현 SPOTV 해설위원)은 패스, 그리고 종합적으로 다 잘 하는 (양)동근이까지. 성공한 선수들은 자기만의 특기가 확실하잖아요. 여기에 자기 단점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저는 슈팅을 강점으로 하는 선수였어요. 그렇지만 수비가 약했어요. 수비를 보완하고, 경험을 쌓이면서 더 오랜 시간 코트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어릴 때보다 농구에 눈을 뜬 것 같고요. 장점인 슈팅을 더 큰 강점으로 만들고, 수비 능력을 향상하면서 프로 무대에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터득했지만, 매년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위기가 많았다고 보는데요. 그렇다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을까요?
어릴 때로 돌아가면, 아킬레스건 파열 당했을 때인 것 같아요. 그 후 복귀했지만, 가비지 타임에만 뛰었죠. 김병철 코치님-(신)종석이형 등 쟁쟁한 선배가 많았어요.
그러다가 저한테 처음 기회가 왔어요. 2005년 12월 19일 삼성전으로 기억하는데, 김병철 코치님이 그 때 착지 과정에서 발목을 다쳤어요. 정말 찰나의 상황에 기회가 온 거죠.
김진 감독님께서 저에게 기회를 주셨고, 저는 20분 동안 3점슛을 9개 정도 던졌어요. 3개 밖에 못 넣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감독님께선 제가 팀에서 원했던 슈터 역할을 잘 해냈다고 보신 것 같아요. 찬스에서 많이 던지는걸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 때를 생각해보면, 외국선수가 2명이 뛰었어요. 국내 선수한테 기회가 많지 않았죠. 다행히 슈터들은 슛을 잘 넣으면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시기였어요. 그런 요소도 행운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김병철 코치님이 돌아오기 전까지, 제가 5경기 정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어요. 평균 10점 이상을 찍었던 것 같아요.
그 때 승현이형이 전성기일 때라, 저도 농구를 쉽게 했어요. 저는 발만 맞추다가 승현이형 패스 타이밍에 맞게 슛만 하면 됐거든요. 그래서 손쉽게 득점했고, 식스맨으로 올라간 것 같아요. 프로에서 살아남을 토대를 마련한 거죠.
우여곡절을 겪다가 SK(2015~2017)에서도 힘든 시간을 겪었어요. 한 시즌을 통으로 2군에 있던 시기가 있었죠. 그렇지만 그걸 잘 이겨내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특기를 더 강하게 살리고, 보완해야 할 점을 보완했다고 하셨습니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는 건 어려웠을 것 같아요.
농구도 트렌드가 바뀌잖아요. (제가) 신인일 때는 정교하게 농구하는 선배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이전보다 피지컬적인 스타일이 강해진 것 같아요. 이전보다 터프하게 농구한다는 느낌이 강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공수 모두 다 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슛만 좋으면 처음에는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공수 하나라도 구멍이 생기면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생각해요. 저는 수비를 보완하려고 했고, 현대모비스에서는 유재학 감독님한테 “수비 잘 한다”는 칭찬도 들었어요. 유재학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실어주시면서, 제가 농구에 더 눈을 뜬 것 같아요. 제가 잘 했다기보다는 운이 좋았던 거죠.(웃음)

잊지 못할 순간, 떠오르는 옛 시절

오용준은 오랜 시간 KBL에서 뛰었다. 하지만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은퇴의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신은 오용준을 버리지 않았다. 신은 오용준에게 ‘2018~2019 통합 우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남겼다. 오용준은 잊지 못할 순간을 경험했다.
그리고 2020~2021 시즌부터 부산 kt에서 뛰게 됐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kt에 정신적 지주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신인 시절을 자연스럽게 회상했다.

2018~2019 시즌 처음으로 우승하셨습니다. 기분이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요.
운동을 하면서 우승하는 팀에서 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은퇴할 고비를 몇 번이나 맞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죠.
그런데 2018년 여름에 현대모비스로 가면서 ‘이 멤버는 우승 멤버’라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을 하면서, 저도 우승 멤버에 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죠.
다행히도 비시즌부터 시즌 끝날 때까지 다치지 않았어요. 열심히 준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유재학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셨고, 저에게 기회를 많이 주셨어요.
팀원들이 워낙 잘해주면서 우승했고, 저도 우승에 작은 역할을 했다는 게 너무 영광스러웠어요. 우승에 기여하도록 기회를 주신 유재학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요.

2019~2020 시즌 종료 후 향한 팀은 부산 kt입니다. kt는 어린 선수가 많은 팀인데, 오용준 선수 같은 베테랑의 역할이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kt로 돌아왔는데(오용준은 2012~2015까지 부산 kt에서 뛴 적 있다), 햄스트링을 다쳐서 3주 정도 운동 못했어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죠. 지금부터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저희 팀에 기량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은 없어요. 특히, (허)훈이는 실력이 대단한 선수에요. 그리고 (김)현민이가 주장으로서 자기 역할을 잘 하고 있고, (김)영환이가 그 전에 주장을 잘 해줬어요. 저는 분위기 흐트러지지 않게 솔선수범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신인 때 최고참이 누구였는지 궁금합니다.
(박)상관이형이요. 저랑 11살 차이에요. 신인 때 한 번 형이라고 불렀다가, 분위기가 어색해진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상관이형이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농담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러면서 저도 삼촌이라고 불렀죠.(웃음) 지금도 가끔 만날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항상 잘 해주세요.
지금 훈이나 (양)홍석이를 보면, 그 때 생각이 나요. 저와 상관이삼촌(오용준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했다)의 차이보다 저와 훈이-홍석이와의 나이 차가 더 크더라고요. 근데 제가 철이 안 들었는지, 형이라는 말이 더 좋아요.(웃음)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는 게 좋더라고요.

 

’KBL 최고참’의 의미, 그리고 목표

열심히 뛰어온 오용준은 현재 KBL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한 선수가 됐다. 그것만으로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본인 스스로 ‘KBL 최고참’이라는 단어에 많은 의미를 둘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단어를 생각하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었다. 그게 남은 선수 생활 목표 중 하나였다.

세월은 변했지만, 선수로서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목표가 궁금합니다.
좋은 팀에서 좋은 코칭스태프와 좋은 선수들을 만났습니다. kt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습니다. 현대모비스 때처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멤버라고도 생각하고요.
팀이 우승하는데, 제가 역할을 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슈터로서의 역할과 수비에서의 역할 등을 잘 해내고 싶습니다. 팀에 실망을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혹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팬들께서 코트로 경기를 보러 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른,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고, 경기장에서 팬들과 함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사항이자 바람입니다.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입니다. 다들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인데, 팬 분들 모두 건강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마다 항상 가족을 언급하십니다.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예민한 면이 있어요. 가족들이 많이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서 인터뷰마다 가족들한테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합니다. 인터뷰에서 가족을 항상 언급하는 이유고요. 그런데 표현을 계속 해도 계속 부족하더라고요.(웃음)

앞에 나온 질문들과 중첩되는 질문일 수 있겠지만, ‘KBL 최고참’이라는 단어가 본인에게 어떻게 다가오나요?
그런 단어를 특별히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신인 때처럼 묵묵히 열심히 제 역할을 잘 하고 싶어요. 제 역할을 해내는 게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쨌든 저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었어요. 경기를 많이 뛴 적도 있었지만, 벤치에 있을 때가 많았잖아요. 그냥 평범한 선수였죠.
사실 팀 내 스타 플레이어는 1~2명이에요. 팀 내 대부분의 선수들이 평범한 선수들이라고 생각해요. 후배들이 묵묵하게 제 역할을 해낸다면, 다들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도 후배들이 본받게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 하고요.

너무 이른 시기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2021~2022 시즌에도 선수 생활을 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도 제 미래를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런 걸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미래를 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다가올 시즌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요. 준비 잘 하고, 선수 생활 끝날 때까지 선수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제 선수 생활 목표고요.

사진 = KBL 제공, 부산 kt 소닉붐 제공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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