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9월호에 실렸습니다. 인터뷰는 8월 중에 이뤄졌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독 링크)
우연으로 시작해 운명이 된 농구
편시연의 농구 시작은 강렬했다. 우연한 기회로 가게 된 농구장이 출발점이었다. 편시연은 초등학생 때 엄마와 함께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삼성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경기를 보러 갔다. 처음에는 떠들썩한 경기장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점점 그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 우연은 운명이 됐다.
“엄마께서 지인에게 농구 티켓을 받게 돼 모비스와 삼성 경기를 보러 갔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선수들이 멋있는 플레이를 하면 관중들이 환호하고, 선수들도 열심히 즐기면서 하는 것 같아서 그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나와서도 계속 생각이 났던 것 같다”
의도치 않게 만난 농구였지만, 어릴 때부터 편시연의 운동 신경은 남달랐다. 축구, 육상 등 여러 종목의 운동을 접했고, 뛰어난 달리기 실력으로 경기도 육상 대표를 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만큼 다양한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가운데서도 농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편시연은 “축구 클럽팀에서 농구도 같이 하고 있었는데, 거기 농구 코치님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주셨다. 어릴 때 경기장 갔던 기억이 나서 재밌을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코치님 제안을 받고, 부모님께 농구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부모님께서도 해보라고 하셨고 열심히 지원해 주셨다. 내가 잘하는 게 달리기인데, 농구는 거기서 한 두개를 더해가면서 배우는 게 재밌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남다른 운동 신경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편시연은 ‘초등부 김선형’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었다. ”원래도 운동을 좋아했는데 또래보다는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는 내가 농구를 하면서도 내가 주도하는 플레이가 많았고, 득점도 많이 해서 재밌게 농구를 했던 것 같다”
즐겁게 하고 있던 농구임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중학교에 들어와서는 분위기부터 달라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운동량이 많아지다 보니까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훈련 중 당했던 발목 부상 여파가 컸다. 이 부상으로 인해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편시연은 “중학교 1학년 때 운동하다가 발목을 다쳤었는데, 재활하면서 복귀까지 4개월이 걸렸다. 그래서 운동도 못하고 공도 못 만졌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부상으로 인해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 답답함에도 편시연은 이를 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슬럼프일 때 솔직히 많이 불안했다. 다른 친구들은 열심히 해서 동계훈련 내내 잘하는데 나 혼자 그대로 머물러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재활 끝나고 조금 더 뛰고 열심히 했다”
슬럼프로 잠시 주춤했지만,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 돌이켜보면 뿌듯했던 순간으로 남았다. “그 때 다치고나서 재활해서 복귀했을 때는 전처럼 플레이가 되지 않아 힘들었었다. 그런데 2학년 동계훈련 지나고 처음 경기를 뛰었을 때 내가 생각보다 잘해서 코치님이 열심히 했다고 격려 해 주셨을 때가 가장 뿌듯했다”

믿을 수 없었던 SK 연고지명
서울 SK는 2018년 2월 KBL 구단 가운데 최초로 편시연과 안세환을 유소년 연고 선수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유소년 연고 지명은 만 14세 이하로 대한민국농구협회에 선수등록 경력이 없는 유소년들을 각 구단이 유소년 클럽 선수로 등록한 후 연고 선수로 지명하면 향후 KBL 선수로 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SK가 지명한 2명의 유소년 선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곧장 SK로 갈 수 있는 것이다. 평소 SK 경기를 직접 가서 자주 보고 응원했던 편시연은 이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믿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맨 처음에는 부모님이 거짓말하시는 줄 알았다. ‘동기들 중에서도 잘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은데 왜 내가 뽑혔지’ 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그 때 연습 경기 끝나고 집 가는 차안에서 그 말을 들었는데 힘든 게 바로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작년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직접 김선형을 만나 농구를 배우기도 했다. KBL이 유소년 연고 지명 선수들을 상대로 선수단 트레이닝과 더불어 김선형이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김선형을 롤모델로 생각하던 편시연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더 배우고 싶었는데 짧아서 아쉬웠다. 항상 영상을 보고 따라 하고 했었는데, 앞에서 보고 직접 알려주시니까 정말 좋았다. 혼자 할 때는 잘 안되고 어려웠던 부분을 바로 잡아서 알려주셨는데, 그대로 되는 자체가 신기했고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최근 편시연은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번갈아 소화하며 배우는 중이다. 편시연은 “내가 큰 키가 아니다 보니, 코치님이 움직이면서 공을 잡자 마자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연습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요새 무빙슛을 많이 쏘고 있다. 또 슛 폼이나 움직임을 배워가는 중이다”고 전했다.
SK 유소년 클럽의 권용웅 팀장도 운동 능력이 타고난 편시연이 가드로서 역량을 조금 더 키운다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언급했다.
권용웅 팀장은 “시연이는 워낙 운동능력과 스피드가 타고난 친구다. 슈팅 능력도 좋아서 패스를 발전시키면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다. 요새는 공격적인 가드가 추세지만, 그 것도 패스가 기본이 됐을 때 가능한 것이다. 가드로서 기본에 충실한다면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편시연도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욕심 안부리고 팀원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1학년 때는 직접 공격을 마무리하고 득점을 해야 직성이 풀렸었다. 그런데 내가 신장이 작은 편이다 보니 이제는 친구들의 득점을 만들어주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번 자리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끊임없이 농구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 중인 편시연의 남은 2020년 목표는 무엇일까. “키가 컸으면 좋겠다. 고등학교 가서 농구 해야 하니까 몸 잘 만들어서 다치지 않고 훈련을 잘 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 = 변정인 기자
바스켓코리아 / 변정인 기자 ing4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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