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시절 명품 포워드로 이름을 날렸던, 박정은 전 WKBL 경기 본부장이 유영주 전 감독에 이어 부산 BNK 썸 여자농구단 2대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박정은이라는 이름은 여자농구에서 별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가득한 존재감을 남겼던 선수였다.
부산 동주여중과 여상을 졸업한 박정은 감독은 실업 시절 동방생명(현 용인 삼성생명)에 입단 후 1998년 WKBL 시작과 함께 여자농구의 전설로 남은 것.
은퇴 후 삼성생명 코치와 WKBL 경기 본부장을 거친 박 감독을 부산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감독 박정은, 그녀는 누구?
명품 포워드.
박정은 부산 BNK 썸 신임 감독의 선수 시절 닉 네임이다. 선수로서 쉽게 얻을 수 없는 별명이다. 그 만큼 ‘선수 박정은’은 화려한 한 때를 보냈다.
부산에서 태어난 박 감독은 괘법초등학교, 동주여중, 동주여상을 거쳐 실업 시절이었던 1994년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4년 동안 성인 농구 무대를 누볐던 박 감독은 1998년 WKBL 창립과 함께 수원 삼성생명 핵심 멤버로 활약했으며, 이후 용인으로 연고지를 옮긴 삼성생명에서 자신의 전성기와 함께 ‘명품’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레전드가 되었다.
무려 20년 동안 삼성생명 원 클럽맨드로 활약했던 그녀였다. 결과로 삼성생명은 그녀를 구단 역사 상 최초로 영구 결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경력과 수상도 화려하다.
학창 시절에는 매년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했으며, 실업 진출 2년 만인, 채 20살이 되기도 전인 1996년 아시아선수권 대회 대표 선수를 시작으로 2013년 은퇴까지 수 많은 대표팀 경력은 물론이고,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수상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무려 12년 동안 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했다.
이후 박 감독은 3년 동안 삼성생명 코치를 역임한 후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박 감독은 2019년부터 2021년 3월까지 2년 동안 WKBL 경기 본부장으로서 역할을 했다. 그렇게 선수와 코치 그리고 농구 행정가로서 변신을 거듭했던 박 감독은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했다. 바로 감독이라는 새로운 호칭과 함께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서게 되었다.
부산 BNK 썸은 적지 않은 실험을 시도하는 구단이다.
선수단 벤치를 EPL을 벤치 마킹, 선수 개개인이 사용하는 벤치로 장식해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경기에는 360캠을 이용,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의 갈증을 해갈시켜 주기도 했다.
SNS 마케팅 또한 이색적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팬들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영상과 카드 뉴스 등을 제작, 젊어진 팬 층의 기대에 화답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BNK는 또 한번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바로 감독 선임을 구단 유투브를 통해 생중계한 것. 많은 궁금증과 함께 단상에 얼굴을 드러낸 여자 사람은 바로 ‘박정은’이었다.
그렇게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박 감독은 “부산 BNK 썸 팬 여러분 반갑습니다. 새롭게 BNK 썸 감독에 선임된 박정은입니다.”라는 말로 인사말을 남긴 후 “부담감이 적지 않습니다. 처음 감독 자리에 맡지만, 최선을 다해 부산 농구 팬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라는 말로 책임감을 대신했다.
그렇게 ‘감독’ 박정은은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감독으로서 시작을 알렸다.
동지도 있었다. 부산과 삼성생명을 키워드로 오랫동안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던 변연하, 김영화를 코칭 스텝으로 선임,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채비를 갖추었다.

박 감독은 부임과 함께 대규모 선수단 정리와 함께 WKBL 역사에 남을 트레이드를 실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먼저, 김현아를 시작으로 임예솔, 나금비, 유승연이 팀을 떠났다. 변화의 시작이었다.
FA를 통해 강아정을 영입했다. 엄서이를 보상 선수로 보냈다. 강아정 영입으로 부족한 경험을 메꾸는데 성공했고, 이민지를 삼성생명에서 영입했다. 성공적인 영입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이후 BNK는 빅 뉴스를 알려왔다. 아쉬운 성장세에 묶여 있던 구슬과 신인 지명권을 묶어 용인 삼성생명에서 김한별을 데려왔다. 오프 시즌 WKBL의 가장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김한별은 지난 시즌 용인 삼성생명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 핵심이 되었던 선수였다. 김한별이 없었다면 삼성생명은 우승이라는 단어와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별 귀화로 인해 구단 이적의 선택권을 지닌 김한별이 우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BNK를 선택한 데 있어 박정은 신임 감독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났던 김한별은 “내가 한국에 올때부터 박정은 감독과 많은 인연이 있다. 고마웠던 사람이다. 한국에 적응할 때 많은 도움을 주었고, 나중에 코치 자격으로도 함께한 적이 있다. BNK로 이적하는데 있어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전했다.
세 선수 영입으로 BNK는 단숨에 전력이 올라서는 결과와 마주했다. 이민지 정도가 의문부호를 품고 있을 뿐, 두 선수의 존재는 분명히 BNK 전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BNK가 적어도 중위권은 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재 BNK 전력을 살펴보자. 가드 진에 안혜지, 이소희를 필두로 김시온, 이민지, 김희진 등이 존재한다. 짜임새가 느껴진다.
포워드 진 역시 강아정을 필두로 김진영과 노현지로 이어진다. 뎁스는조금 아쉽지만, 강아정 만으로 무게감이 느껴진다.
센터 진은 최강에 가깝다. 김한별과 진안이 출격 대기 중이다. 두 선수 존재로 어느 팀과도 대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은 문지영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렇게 취임 후 두달 동안 박 감독은 선수단에 강력한 변화를 주며 지난 2년 동안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을 탈바꿈시킬 준비를 가하고 있었다.

더위가 시작되었던 6월 초, 필자는 부산 기장에 위치한 BNK 썸 연수원 연습체육관을 찾았다.
오후 운동 시작 전인 박 감독을 만나 그 간의 이야기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이제 팀을 맡은 지 두 달이 좀 지났다. 사실 처음에는 겁나는 부분도 있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고, “처음 시작했던 것이 면담이었다. 확실히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는 판단이 섰다.”고 전했다.
박 감독이 면담에서 느낀 것은 분위기 전환. 2년 동안 팀이 하위권에 머문 탓에 선수단 전체에 패배 의식 같은 것이 팽배해져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팀이든 계속 성적이 좋지 못하면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 적인 그것이었고, 박 감독의 면담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박 감독은 두 가지 키워드로 선수단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자율과 자신감 부여가 키워드였다.
박 감독은 “4월 한 달 동안은 선수들이 농구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훈련과 관련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연이어 박감독은 “6월이 된 지금도 많이 다르지 않다. 계속 선수들이 연습과 기량 발전이라는 키워드에 있어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적용 중이다. 선수들과 상담을 해본 결과 중 또 하나가 선수들 개개인이 어느 한계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재미와 동기 부여를 키워드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주제는 트레이드였다. 김한별과 강아정이 키워드가 되었다.
박 감독은 “적지 않았던 연습량이 승리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자신감과 같은 것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코트 리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고, 두 선수를 영입하게 되었다. 강아정과 김한별이 주인공이다.”라고 전했다.
연이어 박 감독은 “두 선수가 코트에서 리더 역할을 해주면서 잠재력이 너무도 풍부한 어린 선수들 기량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 동안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던 부분도 BNK라는 팀의 아쉬움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걱정도 존재했다. 박 감독은 “그렇다고 두 선수에게 기대는 경기가 나와선 안된다. 두 선수는 어린 선수들의 기량, 잠재력을 끌어내는 역할을 해주면 된다. 절대 두 선수에게 기대는 경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안혜지나 이소희 그리고 진안 등 선수들이 많은 비중을 가져줘야 한다.”며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를 덛붙였다.
삼성생명으로 보낸 구슬에 대한 아쉬움도 더했다. 박 감독은 “구슬을 내주고 단행한 트레이드는 고심 끝에 결정한 팀 컬러 때문이다. 구슬이라는 선수도 분명히 매력적이다. 아직 키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장단점에 대해 고민했고, 김한별이라는 카드가 더 필요했다.”고 전했다.
구슬은 3,4번을 오가는 선수로, 슈팅과 득점력에 장점이 가득한 선수다. 국가대표 경력도 있다. 아직 성장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많은 고심 끝에 트레이드를 결정한 듯 했다.
전체적인 운영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공수에 걸쳐 높은 능력치를 지녔던 선수였다.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지난 두 달, 많은 고민과 분석이 가미된 내용으로 느껴졌다.
박 감독은 “장점을 살려갈 생각이다. 키워드는 공격이다. 지난 2년 동안 수비력이 좋지 못했다. 쉽게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가만히 지켜보니 공격적인 면에 장점이 있다. 수비 조직력은 오랜 동안 만들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수비에 아쉬움이 많았다. 내가 와서 1년 동안 만들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공격에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공격을 키워드로 한 시즌을 지내보겠다. 트랜지션이 기반이 된, 가능한 많은 공격 횟수를 통해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를 되돌아본 느낌과 키워드는 ‘체질 개선’이었다.
아무래도 두 시즌 동안 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팀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느꼈던 듯 했다. 박 감독은 초보 감독이다. 선수 시절 그녀의 또 하나의 장점은 영리함이었다. 인터뷰의 달인이었다. 어떤 질문에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감독 박정은은 여자 감독으로서 성공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까?
이옥자 구리 KDB생명(현 부천 하나원큐)과 자신의 전임이었던 유영주 감독은 아쉬운 결과와 함께 퇴진해야 했다. 일단 시작은 경쾌한 느낌으로 가득하다.
사진 = 김우석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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