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인터뷰는 8월 22일에 진행됐으며, 바스켓코리아 웹 매거진 9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독 링크)
“다른 치어리더들만큼 표현하진 못하지만, 마음만은 누구 못지않아요. 무뚝뚝한 경상도 여자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바스켓코리아> 9월호 ‘원더우먼’은 2017-2018시즌 이후 다시 울산으로 돌아온 베테랑 치어리더 조윤경과 대화를 나눴다.
어느덧 9년 차에 접어든 그는 “내숭, 가식 그런 거 못 해요”라고 웃어 보이며, 치어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인터뷰 내내 솔직담백한 매력을 뿜어냈다. 새 시즌에 앞서 울산 팬들과의 재회에도 큰 기대감을 드러낸 조윤경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8년 차 치어리더 조윤경입니다. 키는 175cm, 몸무게는 감량 중입니다(웃음). 팀에서 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상도 사투리를 많이 쓰고요. 성격이 털털한 그런 사람입니다.
한동안 주춤했던 코로나19가 요새 다시 창궐하는 상황이에요. 어떻게 지내시나요?
경기가 없을 때는 계속 집에 있었어요. 반강제 자가격리였죠. 지금은 야구, 배구 치어리딩을 하면서 농구 시즌 준비를 하고 있어요. 모든 경기에 투입되는 게 아니라 팀원들과 틈틈이 연습하면서 지내고 있답니다.
본격적으로 치어리더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선배 치어리더의 캐스팅으로 입문하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22살 때였나, 광안리에 있는 카페에서 친구랑 커피를 마시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떤 언니가 자기 이상한 사람 아니라면서 잠시 얘기하자고 했었죠. 당시엔 스포츠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고, 치어리더란 직업에 대해서도 몰랐어요. 그때 언니가 치어리더 사진을 보여주시더라고요. 저를 칭찬해주시면서 같이 일해보자고 하셨어요. 그래서 치어리더 생활을 시작하게 됐죠.
4대 프로 스포츠를 모두 접하셨던데, 입문 스포츠는 어떤 종목이었나요?
농구였어요. 부산에서 시작했죠. 그런데 이벤트 팀 특성상 여러 팀의 치어리딩을 맡게 됐어요. 초창기엔 KT랑 LG에서 활동했고요. 2015-2016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은 모비스에서 뛰었어요. 2018-2019시즌엔 농구는 맡지 않았고, 지난 2019-2020시즌엔 SK에서 치어리딩을 했습니다.

차기 시즌엔 현대모비스 치어리더 팀장을 맡으셨다고.
사실 제가 '팀장'이라는 거에 욕심을 두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다시 현대모비스로 돌아오면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농구단은 한 팀에서 연달아 치어리딩을 해본 적이 없는데, 현대모비스는 세 시즌을 쭉 했거든요. 그래서 좋은 추억이 더 많아요. 설레기도 하고, 뭔가 열정이 불타오르는 느낌이랄까요.
울산 팬들과의 재회도 기대되실 것 같아요.
그럼요. 3년간 봐온 열성 팬분들께서 저를 가족처럼 챙겨주셨거든요.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다 떨어졌을 땐, 다 같이 슬퍼하기도 했어요. 애틋함이 있죠. 그리워요. 시즌 전에 무관중이 빨리 풀렸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여러 종목을 담당하는 치어리더분들은 항상 바쁘시더라고요.
이제 9년 차가 되어 가는데, 바쁘게 지내다 보니 제가 이렇게 나이를 많이 먹은 줄 몰랐어요. 막내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팀에서 나이가 두 번째로 많아요. 흘러가는 세월이 서럽네요(웃음).
현재 다른 종목의 치어리딩을 하면서 농구 시즌 준비도 같이하실 텐데 시즌 준비는 잘 돼가고 있으신가요?
저희는 간절기 때가 제일 바쁘거든요. 특히 농구 시즌을 앞둔 9월에 가장 바빠요. 농구 시즌 전에 신인 치어리더가 합류해서 안무나 적응하는 걸 도와줘야 해요.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즐겁게 하고 있어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다른 종목에) 들어가는 경기가 줄어서 비교적 여유롭기도 하고요.
새 시즌을 앞두고 체력 관리가 필수 요소겠어요. 혹시 건강을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밥을 진짜 꼬박꼬박 잘 챙겨 먹어요. 예전엔 제가 팀에서 체력이 제일 좋았는데, 확실히 나이 드니까 점점 금방 지치더라고요. 각종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필라테스와 헬스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윤경 치어리더 개인적으로 다양한 활동도 많이 하셨더라고요.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2017년 2월에 하신 일일 공군 정비사 훈련 체험이었어요. 국방일보에 따르면 부산 공군5공중기동비행단 수송기에 연료를 넣는 등 여러 경험을 하셨던데.
확실히 모든 치어리더가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그런데 힘들었어요(웃음). 그날은 날씨도 정말 추웠거든요. 그래도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다른 직업군에 계신 분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2018년에는 MBN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팅에 나서기도 하셨죠?
제가 (박)기량 언니랑 친해서 방송에 나갈 기회가 있었어요. 카메라가 어색해서 방송에 나가는 걸 조금 꺼리기도 했는데, 기량 언니가 적극 추천해줬어요. 촬영 전날에는 떨려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당일에도 많이 떨렸고요. 그래서 (방송에서) 맥주를 마셨는데 취기가 올라오더라고요(웃음). 방송 일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죠…. 이외에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팀원들끼리 촬영한 웹예능이요! 힘들기도 했지만, 진짜 재밌었어요. 다 같이 물놀이하고 정말 신났어요. 기량 언니가 방송을 하다 보니, 덕분에 저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답니다.
최근엔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 ‘커머스 에디터’로 활동하기 시작하셨더라고요.
제가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고, 원래 그쪽에 취미가 있었어요. 저랑 잘 맞겠다고 생각돼서 시작했죠. 커머스 에디터로서 공동구매도 하고, 홍보도 하고 있답니다. 다른 일에 도전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려고 해요. 지금은 주로 뷰티 쪽을 하고 있는데, 피트니스에도 관심이 많아서 그쪽도 해보려고 합니다.
치어리더 일과 함께 하는 데엔 어려움이 없나요?
억지로 하면 힘들 텐데,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지도 않고 좋아서 하는 일이라 즐겁게 하고 있어요.

치어리더가 팬들과 소통하는 일인 만큼 팬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잊히지 않는 팬이나 일화가 있으신가요?
제가 예전에 모비스 치어리딩을 할 때의 일이에요. 저는 부산에서 출퇴근했는데, 치어리더는 준비할 게 많아서 경기 한참 전에 도착해야 하거든요. 체육관에선 밥 먹을 시간이 마땅치 않고요. 그래서 부산에서 출발하기 전에 밥을 먹고 울산으로 넘어갔어요. 그리고 경기가 끝나면 다시 부산으로 가야 하는데 그때쯤이면 배가 너무 고파요. 그럴 때마다 초밥 등 끼니가 될 만한 식사류를 챙겨 주신 팬분이 있으셨어요. 멤버들이랑 차 안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면서 정말 맛있게 먹었죠. 그분은 부산에서 일하시는 분이었는데, 모비스 경기가 있을 땐 꼭 울산까지 와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분이세요!
섬세한 배려를 해주신 분이네요. 팬들에게 불리는 별명은 어떤 게 있나요?
'초초'요. 제 SNS 아이디입니다.
'맥주하마'라는 별명이 있다는 소문도 들었어요.
제가 맥주를 좋아하거든요. 소주는 못 마시는데, 맥주는 끝도 없이 들어가요. 그래서 운동을 병행하는 거예요. 먹기 위해 운동하죠(웃음). 많이 마시면 취하지만, 다행히 특별한 주사는 없답니다.
솔직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으시죠?
내숭, 가식 그런 거 못 해요(웃음). 제가 아닌 다른 이미지를 내세우지도 못하고요. SNS로 팬분들과 소통하는 방송을 하고 있는데, 친구들 대하듯 편하게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더 쉽게 다가와 주시는 것 같아요. 옆집 언니, 누나의 느낌이랄까요.

그럼 이제 원더우먼 코너 공식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나에게 치어리더란?'
'종합 비타민'이다. 팬분들께 제가 비타민 역할을 해드리는 것처럼 저에겐 치어리더가 비타민 같은 존재예요. 따분하게 있다가도 치어리딩을 할 때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웃음도 많아졌거든요. 많이 웃고 뛰고 잘 먹는 데다 원하는 일까지 하는데 팬분들의 사랑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해요!
오랫동안 치어리딩을 해왔기 때문에 치어리더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려한 겉모습에 속아 치어리더를 얕잡아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치어리더는 화려함만이 전부가 아니거든요. 정말 힘들어요. 힘들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요. 보통 아이돌이 한 곡을 한 달가량 연습한다고 하던데, 저희는 한 경기를 위해 5~6곡을 준비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연습량은 자연스럽게 많아지죠. 연습이 힘들다 보니 한두 달 하고 그만두는 친구들도 상당히 많아요. 솔직히 같이 열심히 하려고 한두 달 열심히 가르쳐줬는데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라며 나가면 정말 진이 빠져요…. 쉽게 그만두는 사람은 운동했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새로운 사람을 뽑고 다시 가르쳐서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리고 치어리더는 금전적으로 힘든 부분도 많아요. 열정 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요즘은 그나마 다른 일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적인 부분이 개선됐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치어리더의 모든 부분을 알고, 소화할 수 있을 때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치어리더를 꿈꾸는 분들이 숙지해야 하는 부분이네요. 그럼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제가 팬분들께 특별히 해드린 것도 없어요. 제가 한 건 치어리딩밖에 없는데…. 평소 팬분들께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라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도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다른 치어리더들만큼 표현하진 못하지만, 마음만은 누구 못지않아요. 무뚝뚝한 경상도 여자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사진 = 조윤경 치어리더 제공
바스켓코리아 / 김아람 기자 ahram1990@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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