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없어서는 안 될 '호계중의 마에스트로' 이병엽

김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4 18: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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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3월 20일에 진행되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농구가 점점 변해가면서 정통 포인트가드보다는 듀얼 가드들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렇다고 정통 포인트가드들의 가치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포인트가드의 존재는 꼭 필요하다.

가드 왕국이라 불리는 호계중학교에도 그런 지휘자가 있다. 올해 3학년이 된 이병엽(178cm, 가드)이다. 오랜 시간 코트를 옆에서만 바라봤던 소년은 이제 직접 코트 중앙에 서서 팀을 진두지휘 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Q.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3월이 되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운동은 그전과 같이 오후와 야간에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3월 초에 팀원 발을 밟고 발목 부상을 당해서 잠시 재활을 했다. 3주 정도 쉬다가 3월 중순에야 다시 복귀했다.

Q. 이병엽 선수뿐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호계중도 3월 말 열릴 춘계연맹전에 불참했다.
아쉽다. 오래 기다린 대회여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안 다쳤으면 이번 대회에 나갔을 것이다. 괜히 내가 처음 다치면서 팀원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Q. 안 좋은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 농구의 시작은 언제인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1,2학년 때 김훈 농구교실에서 처음 농구를 시작했다. 처음 접했는데 무언가 흥미가 생기더라. 그래서 시작했고, 3학년 때 매산초에 스카우트를 받아서 본격적으로 엘리트 농구를 하게 됐다. 아, 같이 김훈 농구교실에 다니던 형이 매산초에 있어서 나를 설득한 것도 있었다.


Q. 부모님이 모두 농구선수 출신이시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농구가 친숙했을 것 같다(이병엽의 아버지는 이환우 전 하나원큐 감독이며, 어머니는 권은정 전 수원대 감독이다).

농구를 본 건 정말 오래됐다. 아버지가 전자랜드에 코치를 하실 때부터 경기장을 다니면서 농구를 봤다. 정확한 첫 직관은 기억도 안날 때부터다(이환우 전 감독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전자랜드 코치를 역임했다). 다만, 농구를 보기만 했지 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Q. 어떤 게 가장 힘들었나.
처음 체력훈련을 했는데,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울기도 했고, 구토도 했다. 체력 훈련 트라우마가 생겼을 정도였다. 그래도 친구들과 노는 것은 재밌었다. 매일 형들이 경기하면 나는 친구들과 사이드라인에서 놀았다. 그게 가장 큰 행복이었다.

Q. 본격적으로 경기를 뛴 건 언제부터인가?
5학년 때 가비지 타임에 들어가면서 조금씩 코트를 밟았다. 제대로 뛰기 시작한 건 6학년부터다. 그런데 사실 6학년 때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기다. 경기만 하면 졌다. 대회만 나가면 예선 탈락을 했다. 짧은 농구 선수 생활 중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은 때다.

Q. 이후 매산초를 졸업하고 호계중학교로 진학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똑같이 경기를 쉬기만 했다. 그래도 이 때는 6학년 때와 다르게 재밌었다. 친구들과 훈련도 하고, 대회도 나가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다. 즐거웠던 기억만 있던 시간이다.

Q. 호계중에는 배울 만한 가드들도 많았다. 1학년 때 3학년에는 강성욱이 있었고, 2학년에는 이관우가 있었다. 모두 같은 나이에서는 전국 랭킹에 손꼽히는 가드들이지 않나.
정말 놀라운 형들이었다. 나와는 한 차원 다른 형들 같았다. 특히, (이)관우 형은 내가 초등학교 때 보면서 놀라운 형이었다. 그런 형과 같은 팀이 될 줄은 몰랐다. 훈련 때는 상대로 맞붙기도 했다. 너무 힘들었다. 하프코트도 못 넘어오고 빼앗길 때가 많았다.

그래도 형들과 지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같이 남아서 1대1도 하면서 실력이 늘었다. 나중에는 공을 빼앗기지 않고 운반할 수 있었다. 그 정도가 어딘가. 형들 상대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Q. 개인적인 노력도 많이 했다고 들었다.

혼자 하기보다는 아버지가 많이 도움을 주셨다. 아버지가 하나원큐 감독을 그만하시고 1년 동안 내 운동을 위해 매일 아침 일찍 학교로 갔다. 거기서 1시간씩 개인 운동을 도와주셨다. 돌파할 때 기술이나, 볼 핸들링이 늘었던 것도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 아침 운동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다.

Q. 아버지는 어떤 분인가?
내가 어렸을 때는 아버지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코치 생활을 하셔서 주로 원정을 많이 다니셨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무서우신 분으로 기억했다. 그러다가 1년 동안 운동을 같이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농구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대화가 많이 늘었다.

Q. 실력이 좋아진 만큼 키도 많이 컸다.
처음 중학교에 입학할 때 158cm였다. 이제는 178cm까지 컸다. 내가 생각할 때는 그렇게 큰 것 같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다들 컸다고 하더라. 매일 한약을 챙겨먹었는데, 그 덕분에 키가 큰 것 같다(웃음).

Q. 2학년이 되면서 코치님도 바뀌었다. 오충렬 코치가 가고 천대현 코치가 왔다. 천대현 코치는 어떤 분인가?
오충렬 코치님은 자유로운 농구를 좋아하셨다. 천대현 코치님도 같은 방향이다. 여전히 패턴도 있지만, 우리의 개인 능력을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또, 천 코치님은 선수들을 많이 생각해주신다. 훈련에 직접 참여도 하시고, 면담을 통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즉각 수용하신다. 더 이상 우리가 바랄 게 없다.

Q. 지난해 코로나로 1년을 허무하게 보냈다. 3학년이 된 올해 자신감은?
자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형들 경기를 많이 봐서 농구를 보는 눈이 생겼다. 코트 안에 있을 때도 시야를 넓게 가져가려 한다. 또, 최근에는 패스만 고집하는 것인 아니라 공격적인 것도 많이 시도하려 한다.

Q. 올해 호계중에는 좋은 능력을 갖춘 가드들이 많다. 강민수, 엄준형, 윤용준 등이 있다. 이들과 같이 뛰는 것이 궁금하다.
4명이 한 번에 코트에 들어간다. 장단점이 확실하다. 장점은 모두 개인 능력이 좋아서 공격을 풀어가기가 쉽다. 내가 힘들 때도 알아서 해준다. 다만, 다들 공 욕심이 있다. 공만 잡으면 골대를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내가 그런 점을 조율해야 한다. 코치님이 원하시는 부분도 그런 모습이다.

Q. 그렇다면 올해의 목표는?
우선, 부상 없이 1년 잘 마치고 싶다. 또, 주위에서 호계가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기대에 만족할 수 있도록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할 생각이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보는 눈이 즐거운 선수가 되고 싶다. NBA로 보면 카이리 어빙이나 스테판 커리 같은 드리블이나 화려한 기술로 사람들을 재밌게, 놀라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 호계중 천대현 코치가 보는 이병엽은?
우리 팀에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들이 많다. 그중 병엽이가 가장 1번에 가까운 선수다. 나이에 비해 코트비전도 좋고, 판단을 할 줄 안다. 공격 능력도 갖췄다. 다른 선수들도 팀에 꼭 필요하지만, 유일한 1번 성향 선수라 병엽이의 존재가 가장 중요하다. 병엽이가 빠지면 팀이 어려워지고는 한다.




사진 제공 = 엠반스 스튜디오, 이주한 포토그래퍼

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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