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5월을 장식한 KBL 에어컨 리그, 무슨 일이 있었나?

김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9 21: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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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리그가 끝난 아쉬움이 남기도 전인 5월 11일. KBL FA 시장이 열렸다. 올 시즌은 역사에 남을 만큼 늦게 끝난 시즌이기에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곧바로 에어컨리그가 열렸다. FA 대상자는 총 38명. 숫자는 이전에 비해 적지만, 관심을 끌 만한 선수들이 많았다. KBL의 5월을 장식한 FA 소식은 어떤 게 있었는지 되짚어봤다.

#. 정규리그 MVP와 우승팀 포인트가드
38명의 선수 중 최대어로 꼽힌 선수는 두 명이었다. 송교창과 이재도.

2m의 신장에 뛰어난 기동력, 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인 송교창은 한국 나이로 26세에 FA 자격을 취득했다. 대개 대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프로 2년차가 될 시기에 송교창은 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것이다.

더구나 송교창은 전 시즌 MVP를 수상했다. 안 그래도 가치가 높은 선수인데, 최고의 별이 되면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FA를 앞두고 가치가 폭등한 사례는 송교창만이 아니었다. 이재도도 마찬가지. 정규리그 때 이미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FA 로이드’를 증명한 이재도는 KGC의 챔프전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우승팀 포인트가드, 이재도를 향한 관심도 높은 게 당연했다.

 

#. 상반된 최대어들의 선택

결과적으로 두 선수의 선택은 상반됐다. 먼저 선택을 내린 선수는 이재도였다. 마감을 4일 앞두고 마음을 정한 그는 도전을 택했다. 창원 LG와 계약 기간 3년, 보수 7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사실 이재도와 KGC의 이별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KGC는 우승 프리미엄 탓에 연봉을 올려줄 선수가 많았다. 샐러리캡은 한정적이기에 이재도에게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많지 않았다. 이를 증명하듯 김승기 감독도 몇몇 인터뷰에서 결별을 암시하는 발언을 전했다.

이재도에게 오퍼를 전한 팀은 세 팀으로 알려졌다. 전주 KCC, 안양 KGC, 창원 LG. 세 팀 중 이재도는 창원 LG를 택했다. 이재도의 높은 가치를 금액으로 인정해줬다.

물론, 이재도가 금액만 보고 LG행을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이재도의 LG행에는 이관희의 구애가 많은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희는 전혀 친분이 없는 이재도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에 돌입했다.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사우나만 가지 않았을 뿐이지 코로나 시국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이관희의 오랜 설득과 LG의 파격적인 조건에 이재도는 LG행을 굳히게 됐다.

반면, 송교창은 잔류를 결정했다. 협상 마지막 날까지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송교창은 24일 “오전 계약 기간 5년, 보수 7억 5천만 원에 계약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이재도와 KGC의 결별이 예상되었듯 송교창의 재계약도 예상 가능했다. 송교창은 FA 설명회에 참석해 “10개 팀 중 KCC가 가장 중요한 팀”이라며 원소속구단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송교창은 자신의 말을 증명하듯 KCC에 잔류했다.

FA 후에도 송교창은 스스로 ‘종신 계약’을 언급하며 KCC에 뼈를 묻을 기세였다. 그러면서 “KCC는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온 첫 팀이다.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KCC 덕분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팀이고, 감사한 팀이다. KCC에 대한 애정이 클 수밖에 없다”며 팔불출 면모를 보였다.


#. 이적을 선택한 선수는?

앞서 언급된 이재도를 제외하고, 가장 이슈가 된 이적은 허일영이었다. 오리온에서만 12년을 뛴 프랜차이즈 스타는 정든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가 선택한 곳은 서울 SK. 계약 기간 3년, 보수 3억 원에 미래를 약속했다.

오리온의 박재현도 이적을 결심했다. 그는 고양을 떠나 전주에 정착했다. 계약 기간 2년에 보수는 8천만 원이다. 유현준, 김지완, 유병훈, 이진욱 등 앞선이 즐비한 KCC지만, 내부 경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박재현을 영입했다.

부산 KT도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서울 삼성에서 김동욱을 영입했다. 불혹의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준 김동욱은 KT의 경기 운영과 2대2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또한 정성우를 데려오며 허훈의 백업이자 백코트 파트너로 뛸 수 있는 앞선 자원을 구했다.

KT는 두 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내부 FA 모두와 계약하지 않았다. KT와 결렬된 이들은 각각 자신의 길을 찾아 흩어졌다.

우선, 현역 최고령인 오용준은 마치 연어처럼 고향으로 돌아갔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대구 오리온스에서 활약했던 그는 친정팀에서 현역 신분을 연장했다. 베테랑 포워드 허일영이 이탈한 오리온은 오용준의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빅맨 이정제도 오용준과 같이 오리온으로 떠났다. 203cm의 신장을 자랑하는 이정제는 백업 빅맨으로 오리온의 페인트존 수비에 힘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상열은 인천 전자랜드로 향했다. 3점과 투지 넘치는 수비가 좋은 조상열은 전자랜드의 농구에 적합한 자원. 유도훈 감독의 농구에 잘 적응할 것처럼 보인다.

올해 FA에도 여러 선수들이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자유로워진 규정 덕분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선수가 자유를 누렸다. 

 

#. 도전보다는 안정, 잔류를 택한 선수들

도전도 좋지만 안정적인 선택을 한 선수도 있다. 물론, 선택에 있어 개개인의 이유는 다르겠으나, 어쨌든 전 시즌에 입었던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다음 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이다.

새로운 여자친구를 찾겠다는 이관희는 결국 재결합을 택했다. 조성원 감독의 열렬한 구애 속에 이관희는 전 여자친구 창원 LG와 재결합을 넘어 결혼까지 골인했다. LG도 돌아온 남자친구 이관희에게 6억 원이라는 확실한 대우를 해주며 마음을 돌렸다.

보상 규정에 해당 되는 임동섭도 서울 삼성과 재계약을 맺었다. 물론, 임동섭은 조금 상황이 달랐다. FA를 앞두고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경험한 임동섭은 동결된 금액인 2억 5천만 원에 싸인했다.

삼성은 이밖에도 김현수, 강바일도 붙잡았다. 삼성은 평균 7.5점을 올리며 뒤늦은 전성기를 맞은 김현수에게 170% 오른 2억 7천만 원의 계약을 선사했다. 강바일은 보수 5천만 원에 삼성과 ‘2년 더’를 약속했다.

지난 시즌 FA 시장에서 폭풍영입을 했던 울산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에는 내부 전력을 잡는 데 집중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함지훈과 2년 더 함께하기로 했고, 이현민과 김영현 등과도 각각 1년, 2년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허일영과 박재현을 놓친 오리온은 김강선과 한호빈을 잡았다. 특히, 한호빈은 보상 규정에 해당되지 않아 많은 관심이 예상되었으나, 오리온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금액도 3억 5천만 원으로, 전 시즌에 비해 169%에 올려줬다.

이밖에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던 선수들도 모두 팀에 남았다. DB에서 새로운 농구 인생을 시작한 배강률은 계약 기간 2년, 보수 8천만 원에 도장을 찍었고, KCC에서 악착같은 수비를 보여준 이진욱도 3년의 계약을 더 연장했다.

멘탈 코치이자 벤치 응원을 책임졌던 임준수도 50% 오른 6천만 원에 3년 더 남기로 했다. 허일영을 영입한 SK는 양우섭, 장문호와 각각 2년, 1년씩 연장하기로 했다.


#. 굿바이 매직키드, 조선의 슈터, 훌리

시즌이 끝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선수들도 있었다.

가장 먼저 ‘매직키드’ 김태술이 14년의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이미 시즌 막판 은퇴를 알리기도 했다.

6년 주기 포인트가드의 마지막 주자인 김태술은 서울 SK와 안양 KGC를 거쳐 전주 KCC, 서울 삼성, 원주 DB에서 뛰었다. 김태술이 가장 화려하게 빛난 시절은 KGC 소속일 때. ‘인삼신기’의 멤버로 활약하며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당시 사령탑이었던 이상범 감독과 다시 손을 잡으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김태술과 SK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훌리’ 김민수도 마침표를 찍었다. 줄곧 SK에서만 뛴 그는 아르헨티나 혼혈 선수로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 젊을 때는 엄청난 운동능력을 자랑했던 김민수는 선수 생활 마지막 즈음에는 골밑 플레이와 정확도 높은 슈팅 능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김민수도 점점 기회가 줄어들었고,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FA 마지막 날에는 ‘조선의 슈터’ 조성민이 은퇴를 선언했다. 리그와 한국을 대표하는 슈터였던 조성민은 부산 KT와 창원 LG에서 활약했다. 2010년대에는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14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과거 화려했던 슈터 계보를 이을만한 선수로 꼽혔던 조성민. 하지만 그도 최근 들어 세월의 무상함을 이겨내지 못하며 경기에 나서는 일이 줄어들었다. 결국 LG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조성민은 통산 800개의 3점슛을 남긴 뒤 코트를 떠났다.

이밖에도 원주 DB의 주장이었던 김태홍, 놀레벤트 이글스에서 활약하며 실업의 성공 신화를 쓴 김준성도 은퇴를 결정했다.

끝으로 5명의 선수들에게 고생했다는 심심한 위로와 앞으로의 인생도 성공할 것이라는 응원을 전한다.


#. 협상 기한을 넘긴 이들...

지금까지는 5월 24일까지의 이야기다. 이 시점을 끝으로 협상 기한이 끝났지만, 아직 남아있는 선수가 있었다. 그것도 무려 10명이나 존재했다.

10명의 선수 중 가장 놀라운 선수는 전준범이었다.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전준범이지만, 지난 시즌 부상이 찾아오며 부진의 늪에 빠진 게 결정적이었다. 가치가 하락한 그를 찾는 구단은 하나도 없었다. 가진 능력은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으나, 전준범을 영입할 경우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영입의향서를 제출하는 팀도 없었으며, 보상규정에 해당되지 않는 울산 현대모비스도 전준범을 외면했다.

전준범의 계약 소식이 알려진 것은 5월의 마지막 날. 결국 그는 원소속구단인 현대모비스와 계약기간 5년, 보수 총액 1억 5천만원에 사인했다.

역시 FA 대박을 노렸겠지만, 전준범은 지난 시즌 보수에 43%나 하락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시장의 냉혹함을 알게 해주는 사건이었다(전준범은 이후 사인 앤 트레이드로 전주 KCC로 이적했다).

우여곡절 끝에 원소속구단과 잔류한 전준범과 달리 김수찬은 일사천리로 친정팀에 돌아왔다. 그는 유일하게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현대모비스에 둥지를 틀었다. 2020년 여름 FA를 통해 부산 KT로 향했던 김수찬은 1년 만에 익숙한 곳으로 복귀한 것이다.

김수찬과 전준범 외에 8명의 선수들은 모두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했다. 이들은 모두 다음 시즌 뛸 곳을 찾지 못했다.

김정년과 이헌, 주지훈은 은퇴를, 김우람과 정진욱, 성기빈, 이종구, 권혁준은 계약 미체결로 남았다. 신분은 달랐으나 이들 모두 다음 시즌 코트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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