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마지막 승부수 던진 유도훈 감독, END가 아닌 AND를 위해!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1 21: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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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인천 전자랜드는 2020~2021 시즌 종료 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금 전자랜드에 소속된 선수들이 전자랜드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다음 시즌에 나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 해체라는 단어와도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랜드 선수단은 일치단결하고 있다. ‘마지막’을 ‘시작’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코트에 나서고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마찬가지다. 전자랜드로 나서는 마지막 시즌을 위해, 이전보다 더 강렬한 승부수를 던졌다.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서의 마지막 승부수이기도 하다. 승부수의 목적은 하나다. ‘END’가 아닌 ‘AND’를 위해서다.
(본 인터뷰는 2021년 3월 11일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됐다)

감독 출신 코치, 험난한 전자랜드 입성기

유도훈은 1999~2000 챔피언 결정전 이후 선수 생활을 접었다. 선수 시절 소속 팀이었던 대전 현대(현 전주 KCC)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4~2005 시즌 종료 후, 자신을 지도자로 발탁해준 신선우 감독을 따라 창원 LG로 갔다. 그러나 코치 생활만 하던 유도훈에게 기회가 왔다. 안양 KT&G에서 감독 제의를 받은 것.
2007~2008 시즌부터 KG&G 감독을 맡은 유도훈은 ‘Run&Gun’이라는 확실한 컬러를 구축했다. 쉴 틈 없이 달리고, 많은 득점을 하는 농구였다. 특히, 2007~2008 시즌에는 주희정과 마퀸 챈들러를 중심으로 KT&G를 정규리그 4위(30승 24패)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2008~2009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임했다. 확실한 사유가 발표되지 않았다.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유도훈 감독의 지도력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던 와중에, 유도훈 감독은 새로운 곳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그를 불러준 곳은 인천 전자랜드였고, 그의 직함은 인천 전자랜드 코치였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얻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전자랜드에서의 시작은 코치였습니다.
2009년이었던 것 같아요. KT&G 감독을 마치고 쉬고 있다가, 박종천 감독님한테 연락이 왔죠. 박종천 감독님은 현대에서 저와 지도자 생활을 같이 했던 분인데, 저에게 좋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렇게 전자랜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죠.
하지만 그 해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전자랜드는 2009~2010 시즌 15승 39패로 9위를 기록했다. 1승 14패 이후 14승 13패로 선전했지만, 마지막 12경기를 모두 패했다)
선수 시절 때에는 연승도 많이 했었고, 좋은 후배들을 만나서 우승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져본 경험이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자랜드에 오고 난 후, 시작부터 13연패를 경험했습니다.(전자랜드는 개막 2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그 후 13경기를 모두 졌다) 박종천 감독님께서 그만두시고,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이었죠.
좋지 않은 상황 속에 감독대행이 되셨습니다. 첫 번째 과제가 어떤 거였나요?
궂은 일을 잘 하는 선수가 필요했습니다. 동기 부여를 할 뭔가가 필요했죠. 그래서 감독대행이 되자마자, 트레이드를 했습니다. 김성철(현 원주 DB 코치)을 보내고, 이현호(은퇴)를 데리고 왔죠.
김성철 선수도 당시에 정말 열심히 해주고 가치도 높았습니다. 그렇지만 팀의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다행히 김성철 선수를 대신해서 합류한 이현호 선수가 적응을 잘했어요. 궂은 일을 잘해줬고, 구심점 역할도 잘 해줬죠.

합작 드라마의 시작 그리고 아쉬움
전자랜드에서 호된 시작을 했던 유도훈은 2009~2010 시즌 종료 후 전자랜드의 정식 감독이 됐다. 이전과 다른 전자랜드를 만드는 게 핵심 과제였다.
유도훈 감독은 분명 이전의 전자랜드와 다른 전자랜드를 만들었다. 전자랜드 특유의 끈끈한 컬러도 확고히 다졌다. 확실한 스타가 없어도, ‘조직적이고 열심히 하는 팀’이라는 전자랜드만의 색깔을 구축했다.
그렇게 전자랜드와 유도훈 감독의 합작 드라마가 시작됐다. 발단과 위기, 전개가 확실했다. 그러나 절정은 일어나지 않았다. 프로 스포츠의 클라이맥스인 ‘우승’이 전자랜드와 유도훈 감독에게 일어나지 않은 것. 그게 전자랜드와 유도훈 감독이 만들고 있는 합작 드라마의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2009~2010 시즌 종료 후 정식 감독이 됐습니다. 감독으로서 가장 먼저 한 건 어떤 거였나요?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지만, 저희 그룹 회장님과 구단 고위층 분들한테 ‘결국 국내 스타가 나와야 한다. 국내 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걸 말씀드렸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리빌딩이 필요했고, 성적을 내면서 리빌딩하는 방법을 연구했죠.(유도훈 감독은 당시 ‘성적’의 1차 기준을 6강 플레이오프 진출로 여겼다)
저희 팀에는 당시 (서)장훈이(현 방송인)가 있었고,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로 (문)태종이(은퇴)를 선발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나이가 있었기에, 하락세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또, 가드 라인에 구심점이 필요했죠. 그게 신기성(현 SPOTV 해설위원)을 데리고 온 이유였어요. 여기에 신인 선수를 뽑고 키워서, 자연스러운 신구 조화를 하려고 했습니다.
전자랜드는 2010~2011 시즌에 정규리그 2위(38승 16패)를 했고, 2010~2011 시즌부터 2014~2015까지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2010~2011 시즌에는 전창진 감독님(당시 부산 kt 감독, 현 전주 KCC 감독)과 마지막까지 1위를 다퉜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1위를 못해 아쉬웠지만, 제가 원했던 신구조화는 잘 이뤄졌다고 생각해요.
2011~2012 시즌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장훈이가 LG로 갔고, 잭슨 브로만이 코뼈 골절로 이탈했거든요. 하지만 기성이와 태종이에 허버트 힐과 (정)영삼이까지 있어서, 구색이 잘 갖춰졌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 때에도 6강에서 kt한테 졌죠.
또, 기성이가 2011~2012 시즌 마치고 나서였나? 그 때 은퇴를 했고, 삼성에 있던 강혁(인천 전자랜드 코치)을 데리고 왔어요. 말년을 우리 팀에서 보낸 친구들이 많았죠.(웃음) 어쨌든 베테랑 선수들이 있었기에,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던 것 같아요.
어쨌든 저희 팀이 플레이오프를 계속 가다 보니, 저희 팀이 팬들에게 각인된 것 같아요. 저도 많은 분들한테 좋은 말씀을 들었고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마음 아픈 게 있어요. 박성진을 못 키웠다는 거에요. 성진이를 키워보기 위해 (신)기성이를 데리고 온 것도 있었는데, 결국 성진이를 못 키웠죠. 신인왕을 했고 더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그걸 못 만들어낸 거죠. (박)성진이도 힘들었겠지만,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프로 구단은 결국 새로운 스타를 키워야 해요. 그렇게 하려면, 젊은 선수를 양성해야 해요. 그런데 제가 그걸 못한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어린 선수들을 큰 무대인 미국으로 보내려고 했고, 그 선수들이 미국에서 스킬 트레이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배워오길 원했죠.
특히, 요즘 가드들은 파워 없이 살아남을 수 없어요. 지금 잘한다고 하는 가드들을 보면, 스피드에 파워까지 겸비했잖아요. 스피드가 있고 파워 없는 가드들이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 팀 어린 선수들, 특히 우리 팀 가드진에게 근력을 강조했죠.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버렸네요.(웃음)
많은 분들께서 2014~2015 시즌 플레이오프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전자랜드는 당시 25승 29패로 정규리그 6위를 기록했다. 6위였던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위를 기록한 서울 SK를 만났다. 모두가 전자랜드의 열세를 예상했지만, 전자랜드는 3-0으로 SK를 셧 아웃시켰다.
그 후 정규리그 2위였던 원주 동부를 상대로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5차전에서 70-74로 졌지만, 마지막까지 동부를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경기에 진 전자랜드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 소식이 기사로 전달되며, 많은 이들이 전자랜드 농구를 다시 한 번 바라봤다)
6강 플레이오프를 서울에서 하다 보니, 서울 분들께서 저희 전자랜드를 많이 알게 되셨어요. 그렇게 알게 된 게 컸다고 생각해요.
당시에 선수들을 많이 알아보고, 전자랜드에 농구단이 있다는 것도 많이 알려졌어요. 인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농구 팬들이 저희 팀을 아시게 된 거죠. 코트에 선 5명이 많이 움직이고 열심히 하는 농구를 좋게 보신 것 같아요. 이번 시즌 WKBL의 삼성생명처럼 저희를 좋게 바라봐주셨던 거죠.(웃음)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어요. 특히, 4강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가 아쉬웠어요.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가기만 한다면, 모비스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전자랜드는 당시 모비스와 상대 전적에서 2승 4패로 밀렸지만, 유재학 감독과 전자랜드 선수들은 모비스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2018~2019 시즌에는 염원했던 챔피언 결정전에 갔습니다.
(양)동근이(은퇴)와 (이)대성이(현 고양 오리온)를 틀어막으면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차전을 아깝게 지긴 했지만, 2차전에 이겼어요. 가드 싸움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고, 이대로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가드 쪽에서 위력을 내던 기디 팟츠가 다쳤고, 가드 싸움에서 큰 우위를 점하지 못했어요. 결국 저희가 1승 4패로 졌죠.
2019~2020 시즌에 반등을 꿈꿨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조기 종료됐습니다.
저희가 2018~2019 때 우승했다면, 저희 팀의 가치는 더 올라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고, 전력 이탈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죠. (정)효근이가 군대를 가고, (김)상규가 다른 팀으로 이적했죠.
사실 상규를 정말 잡고 싶었어요. 상규는 제가 선발해서 키우려고 했던 선수였고, 제가 키우려고 했던 선수 중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선수였거든요.(유도훈 감독은 해당 선수로 차바위와 김지완, 임준수와 정효근, 강상재와 김낙현을 언급했다) 그 멤버만 있다면,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마지막 혹은 진정한 시작을 준비하며
전자랜드는 농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구단이었다. 그래서 전자랜드가 어렵다는 소식이 자주 나왔다. 특히, 2019~2020 시즌 종료 후에는 더욱 그랬다.
정효근에 이어, 강상재마저 군에 입대했다. 또, 전자랜드는 FA(자유계약)로 풀린 김지완(현 전주 KCC)을 잡지 못했다. 김지완 대신 보상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지만, 보상금을 선택했다. 샐러리캡 또한 60.28%에 지나지 않았다. 재정적인 어려움이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전자랜드는 결국 2020~2021 시즌 종료 후 ‘구단 운영 종료’를 선언했다. 그래서 2020~2021 시즌이 전자랜드에는 마지막 시즌이 됐다. 또, 2020년 여름은 전자랜드의 마지막 비시즌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2020~2021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남다를 것 같았다.

2020년 여름이 전자랜드의 마지막 비시즌이 됐습니다.
김지완이 나갔고, 강상재는 군에 입대했습니다. 외국 선수는 불확실했고요. (정)영삼이도 노쇠화라는 문제가 있었고, 확실한 포인트가드는 (김)낙현이랑 (박)찬희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비관적으로 봤죠.
하지만 저희 외국 선수가 잘 뽑았다는 평을 듣고 효근이가 좋은 성적 속에 나올 수 있다면, 저희 팀에도 희망적인 요소가 있었습니다. 또, 지금 멤버들이 2~3년 안에 대권을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 정도로 레벨 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이 전자랜드의 마지막이라는 소리가 들렸고, 최고의 성적을 낼 방법을 연구해야 했죠.
부담감이 크셨겠군요.
부담감보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컸던 것 같아요.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생각했죠.
먼저 영삼이와 찬희 등 고참들이 건강해줬으면 했어요. 두 선수가 건강하게 뛰는 것만 해도, 어린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효과로 다가오거든요. 그게 먼저 수반된 후에,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정효근과 강상재가 모두 이탈했고, 포워드 라인이 빈약해졌습니다.
(이)대헌이가 짊어진 부담이 컸어요. 게다가 대헌이 성격이 조금 내성적인 편이에요. 너무 착해요. 독기가 있으면 좋겠어요. 부딪히면 발끈할 줄 알아야 수비형 빅맨으로도 클 수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또, 대헌이가 빅맨치고는 작은 편이에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수비형 센터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헌이를 공격형 빅맨으로 방향을 돌려서 기존 선수들과 맞추고, 그런 방향에 맞춰 외국 선수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초반 흐름이 너무 좋았지만, 이내 흐름이 꺾였습니다.
낙현이와 대헌이의 힘도 있지만, 영삼이가 잘해줬습니다. 그러다가 영삼이가 부진했죠. 하지만 영삼이를 대체할 이가 없었고, 그런 것 때문에 공수 밸런스가 많이 깨졌어요.

마지막 승부수
전자랜드는 김낙현과 이대헌을 중심으로 중위권을 유지했다. 정영삼과 차바위, 전현우 등 외곽 자원들도 제 몫을 해줬고, 헨리 심스와 에릭 탐슨이 전자랜드에서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플레이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치고 나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어느 정도 수준을 끌어올렸을 때,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도훈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월 12일부터 2월 23일까지 시행된 대표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외국 선수 2명을 모두 교체한 것. 타짜 기질을 갖춘 조나단 모트리와 이타적이고 영리한 데본 스캇을 영입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외국 선수 교체 후 첫 4경기를 모두 졌다. 연패를 끊었지만,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다. 승부수가 빗나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전자랜드의 승부수는 정규리그를 위한 게 아니다. 플레이오프, 나아가 챔피언 결정전 같은 가장 중요한 무대를 위해 던진 수이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위한 간절한 승부수이기도 했다.

결국 매각 발표가 이뤄졌습니다.
선수들에게 고마운 게 있습니다. 매각 발표가 이뤄졌지만, 선수들이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거에요. 오히려 좋은 동기 부여가 됐다고 생각해요.
영삼이가 주장으로서 잘 해주고 있고, 찬희도 고참으로서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또, 선수들이 ‘과정이 있으면 결과가 따라온다’는 걸 이제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전자랜드에서의 마지막 승부수(외국 선수 2명 교체)를 던졌습니다.
효근이가 돌아오면, 대헌이와 함께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효근이와 대헌이가 함께 뛸 때, 영삼이가 2번 자리에서 잘 버텨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 때, 좋은 외국 선수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고민하다가 두 선수와 접촉을 하게 됐죠.
물론, 외국 선수를 교체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에요. 데본 스캇은 걱정을 안 했지만, 조나단 모트리는 1옵션으로서 상대를 흔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격형으로 왔지만 골밑에서 주로 하는 선수라, 한국 특유의 수비에 어떻게 반응할까라는 걱정도 했죠. 그리고 모트리는 수비자 3초룰이 있는 리그(NBA, NBA G리그)만 경험했기에, KBL의 수비 전략이 색다르게 다가왔을 거에요.
사실 외국 선수를 두 명 모두 바꾸는 건 모험이에요. 그렇지만 제가 전자랜드에 10년 넘게 있으면서, 전자랜드에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한 번도 안겨드리지 못했어요. ‘우승’을 꼭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모험을 감행했어요.
전자랜드도 구단을 운영하는 마지막 해라, ‘여기까지 하고 잘 마무리하시죠’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제가 한 번 더 도전하겠다는 걸 재가해주셨어요. 그래서 한국에 안 온다고 했던 레벨의 선수들이 올 수 있었던 거고요. 도전을 허락한 전자랜드에 너무 감사했어요.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새로운 외국 선수들이 합류한 후 4경기를 연달아 졌습니다.
아무래도 쉽지 않았을 거에요. 자가 격리라는 변수도 있고, 동료와 맞출 시간도 부족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경기력이 나쁘다고 보지는 않았어요.
결국 외국 선수가 잘 적응하고, 외국 선수와 국내 선수의 조화가 잘 이뤄져야 합니다. 두 가지 조건이 코트에서 나타난다면, 전자랜드는 언제든 태풍의 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외국 선수들은 아무래도 자가 격리 때문에 체력 문제를 당분간 안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외국 선수들은 결국 몸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결국 국내 선수의 건강 문제가 관건이 될 거에요.
또, 효근이를 3번으로 쓰는 과정에서도 시행착오가 일어났어요. 공격 공간을 창출하는 게 잘 안 됐죠. 특히, 모트리의 공격 공간 창출이 쉽지 않았죠.
그렇지만 두 외국 선수가 온다고 해서, 농구라는 큰 틀이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대표팀 브레이크 동안 매일 ‘농구를 하자’는 말을 했어요.
농구를 하려면, 공격과 수비의 특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공격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수비는 1명만 구멍이 나도 다 안 맞아요.
KBL은 2대2를 엄청 많이 하고, 이번 시즌에는 그 빈도가 더 많습니다. 조직적인 수비가 안 이뤄지면, 상대 2대2에 흔들릴 수 있죠. 한 번 흔들리게 되면, 계속 흔들리게 되죠. 그래서 그런 조직적인 수비를 잘 해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역대 프로 농구를 통틀어보면, 속공 능력 없는 팀이 우승한 적은 없었어요. 빠른 공격 전환에 의한 쉬운 득점이 많이 나와야, 좋은 팀이 될 수 있어요. 그걸 해내려면, 리바운드부터 해야 합니다. 결국 수비와 리바운드를 해내지 못한 팀은 강팀이 될 수 없다는 뜻이에요. 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기대는 됩니다.(웃음)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KBL은 지난 3월 2일 전자랜드 농구단의 공개 입찰을 마감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진행된 방식이기에,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KBL 관계자는 이날 “전자랜드 농구단 매각을 위한 입찰 의향서를 오늘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접수받았다. 입찰 결과는 향후 논의를 통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결과를 함구했다. 향후 매각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기약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유도훈 감독과 전자랜드 선수들은 현실에 더욱 집중했다. 그들의 목표는 전자랜드라는 이름을 달고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하는 것이었다.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습니다. 목표 의식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사실 외국 선수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면, 편하게 시즌을 마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시즌을 끝내고, 저희 내부적으로 ‘비벼볼 만했다’고 하면 그만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승을 못한 게 구단에 너무 죄송했어요. 그런 게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됩니다. 요즘은 어떻게 하면 우승을 할까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승할 수 있는 방법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있고요.(웃음)
감독님께 인천은 어떤 곳입니까?
인천은 오래된 농구 팬들이 많으신 곳입니다. 어릴 때부터 저희 전자랜드를 응원했던 팬이 커서도 체육관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아는 한 팬도 어린 시절부터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농구장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팬들은 저희가 어려울 때일수록 저희 구단을 많이 생각해주십니다. 그런 게 너무 감사해요. 여러모로, ‘인천’은 저에게 감사한 곳입니다.
그렇다면 감독님께 전자랜드는 어떤 의미인가요?
감독 생활의 2/3 이상을 한 구단입니다. 농구도 배웠지만, 회장님과 구단 관계자들을 통해 운영에 관한 것도 배웠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결국 승부를 보는 직업인데, 승부를 보기 위해 운영도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또, 전자랜드가 한국 농구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단 복지도 신경써주시고, 저도 농구인의 한 명으로서 그런 점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선수들 또한 구단에서 챙겨주려는 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팬들께서 표를 사서 관람을 해주셔야 중계가 들어오고, 중계가 들어와야 광고도 들어옵니다. 그렇게 수익을 창출해야, 프로 구단이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코치들도 선수들도, 그런 기초적인 운영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승패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팬 없는 승패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선수들도 비시즌 때에는 팬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희 사무국 직원들이 그런 점을 일깨워줬고 그런 점에 트여있기에, 저희 선수단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저를 포함한 모든 팀원들이 팀의 모자란 걸 메우기 위해 열정을 갖고 준비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또, 그 열정을 코트에서 잘 표현하고 싶고요. 지금 어떻게 하겠다는 걸 말씀 드리기보다, 코트 안에서 그런 열정과 한결 같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팬들한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사진 제공 = KBL
인터뷰 진행_김우석 기자

인터뷰 정리 및 기사 작성_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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