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NBA 신인왕 출신은 달랐다.
지난 11월 22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SK의 경기가 열렸다. 현대모비스의 완패(60-90)로 끝난 경기. 경기가 일찍 끝났다는 것말고는,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그런데 유인물 하나가 보였다. 외국선수 교체 소식. 자코리 윌리엄스(199cm, F)가 팀을 떠나게 됐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생각했다.
대상이 문제였다. 에메카 오카포(206cm, C)였다. 오카포는 2004 NBA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였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 남자농구대표팀의 일원이었고, 미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NBA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오카포의 최대 강점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도 “속초 전지훈련 때 오카포를 본 적이 있다.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았다. 우리 팀에 필요한 요소였다”며 오카포의 수비 능력을 필요로 했다.
오카포는 전성기를 지난 선수다. 1982년생으로 활동량과 순발력이 떨어졌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실전 감각과 경기 체력도 저하된 상황. 공격력도 부족하다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수비’와 ‘리바운드’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운동 능력으로 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지난 1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전도 마찬가지였다. 현대모비스가 1쿼터를 12-23으로 마치자, 유재학 감독은 오카포를 투입했다. 수비력 향상을 위함이었다.
오카포는 유재학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단순히 골밑 수비만 하지 않았다. KCC가 2대2 공격을 할 때, 오카포는 3점 라인 밖까지 나가 KCC 볼 핸들러를 강하게 견제했다. 그리고 페인트 존으로 돌아왔다. 그냥 돌아온 게 아니라, 페인트 존으로 침투하는 KCC 스크리너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도움수비 역시 돋보였다. 앞선이 뚫리거나 오카포가 볼 없는 사이드에 있어도, 오카포는 돌파한 KCC 선수의 슈팅을 저지했다. 직접 블록슛하지 못해도, KCC 선수를 당황하게 했다.
오카포의 수비 범위와 수비 이해도가 KCC 공격을 고전하게 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오카포의 수비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오카포는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다. 주요 패턴은 포스트업. 라건아(199cm, C)나 찰스 로드(199cm, C)보다 힘이나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타이밍으로 공격 기회를 엿봤다. 불규칙한 타이밍의 훅슛으로 KCC 수비를 공략했다. 힘에서 밀려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레이업을 성공하기도 했다.
오카포는 이날 27분 28초 동안 17점 9리바운드(공격 3) 4스틸 3어시스트에 1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마지막 수비에서 송교창(199cm, F)에게 파울 자유투를 헌납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빅맨이 모든 걸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과는 KCC의 승이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도 KCC도 오카포의 수비를 높이 평가했다. 유재학 감독은 “오카포가 잘 받쳐줬다. 마지막에 어린 선수들이 여유가 있으면 좋았을 건데...”라며 오카포의 활약을 이야기했다.
이정현 역시 “수비 이해도와 수비 스텝의 폭이 다른 것 같다. 2대2 수비를 할 때 볼 핸들러를 강하게 압박했고, 그 후 처져서 스크리너를 저지하는 동작도 좋았다. 그래서 2대2 공격을 할 때, 애를 먹었다. 괜히 NBA 신인왕 출신이 아닌 것 같다”며 오카포의 수비에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송교창은 오카포의 수비 능력을 더욱 체감했다. 페인트 존에서 공격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상대한 외국선수 중 수비가 가장 좋은 것 같다. 블록슛 걸릴 타이밍이 아닌데, 앞에 누가 떠서 무서웠다.(웃음) (옆에 있던 이정현은 “리치가 너무 길어”라고 덧붙였다)”며 상황을 떠올렸다.
유재학 감독은 KCC와 경기 전 “수비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수비는 잘 되는 편이다”라는 말을 한 적 있다. 오카포의 존재가 분명 컸다. 오카포는 KCC전에서 자신의 스펙(?)과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KCC가 이겼다고 하지만, KCC 선수는 꽤나 땀을 흘렸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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