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하이 포스트에 선 최준용, 변형 지역방어를 깨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2 05: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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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공격을 먼저 본 게 주효했다”


서울 SK는 지난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80-66으로 꺾었다. 4연승 질주. 여전히 단독 선두(18승 6패)였다.


최준용(200cm, F)이 단연 돋보였다. 최준용은 38분 26초 동안 29점(3점 : 4/6) 6리바운드(공격 2)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 양 팀 국내 선수 중 최다 리바운드를 잡았다.


사실 SK의 경기력이 매끄러웠던 건 아니다. SK가 현대모비스의 1-3-1 변형 지역방어에 고전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8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1-3-1 변형 지역방어로 재미를 본 바 있다.


보통 1-3-1 지역방어는 탑 혹은 3점 라인에 1명, 자유투 라인 부근에 3명(왼쪽-중간-오른쪽), 골밑 부근에 1명을 부근한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보통 신장이 제일 큰 선수가 중간에 있는다. 앞선 1명과 밑에 있는 선수 1명이 많이 움직인다”며 원래의 1-3-1 지역방어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1-3-1 지역방어는 약간 다르다. 기존 1-3-1 지역방어처럼 볼 흐름에 따라 2-3 형태를 형성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상대 볼 흐름에 따라 최대한 맨투맨으로 대형을 바꾼다.(큰 틀을 놓고 보자면 그렇다) 상대에 혼란을 줄 수 있는 로테이션.


유재학 감독은 SK전 이전 “이젠 지역방어에 정해진 형태가 없다. 변형을 주지 않으면, 지역방어가 더욱 쉽게 깨진다. 모든 팀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변형을 줄 거다”며 1-3-1 변형 지역방어를 사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SK는 달랐다. 전반전을 38-40으로 마쳤지만, 1-3-1 대형의 약점인 양쪽 베이스 라인을 공략했다. 문경은 SK 감독의 의중이 들어가있다. 문경은 감독은 경기 전 “현대모비스가 분명 수비전으로 나올 거고, 높이를 의식해 지역방어를 설 거다”며 현대모비스의 전략을 알고 있었다.


이어, “오리온 같은 경우는 코너에 1명의 빅맨만 투입했다. 코너에 볼이 투입되더라도, 오카포가 커버를 할 수 있다. 그리고 1명의 빅맨만 코너에 있으면, 상대가 리바운드하기도 좋다. 그래서 우리는 2명의 자원을 코너에 투입하려고 한다. 제일 뒤에 서는 수비수와 양쪽 45도 부근에 선 수비수들에게 혼란을 주기 위함이다”며 오리온과 다른 형태의 공격 옵션을 이야기했다.


물론, 중요한 이야기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하이 포스트에 누굴 투입하느냐다. 하이 포스트에 있는 사람이 영리하면, 어느 지역방어든 공략할 수 있다. 하이 포스트에 볼이 들어가면, 어느 지역방어든 하이 포스트에 수비를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선택지가 많아진다.


문경은 감독은 “하이 포스트에는 (최)준용이가 들어갈 거다”라며 최준용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했다.


하지만 최준용은 처음부터 하이 포스트에 서지 않았다. 양쪽 45도에서 슈팅 기회를 노렸다. 수비가 붙지 않으면 슈팅, 수비가 붙으면 돌파였다.


그러나 SK 볼 흐름이 원활하지 않자, 최준용은 하이 포스트로 갔다. 볼 없는 스크린으로 가드진의 패스를 원활하게 했고, 볼을 잡으면 슈팅 동작을 취했다. 수비수가 견제하지 않으면 슈팅, 수비수가 견제하면 돌파나 패스를 선택했다.


최준용의 움직임은 3쿼터에 재미를 봤다. 자유투 라인에서의 점퍼가 통했기 때문이다. 슛을 넣자, 수비가 최준용에게 붙었다. 최준용은 무리하지 않았다. 주로 자밀 워니(199cm, C)에게 볼을 넣었다. 페인트 존에서 가장 확실한 옵션이었기 때문.


골밑만 본 건 아니다. 비어있는 안영준(195cm, F)도 봤다. 안영준은 3점슛 작렬. 최준용의 패스를 돋보이게 했다.


최준용 혼자 일궈낸 성과는 아니다. 워니와 김민수(혹은 최부경) 등 높이와 힘을 갖춘 빅맨이 양쪽 코너에서 수비를 교란했기 떄문이다. 제일 뒤에 선 에메카 오카포(206cm, C)는 워니나 김민수에게 치우처야 했고, 양쪽 날개에 선 2명의 수비수는 베이스 라인 혹은 양쪽 45도를 선택해야 했다. 그 과정에 혼란이 왔다. 위치 선정을 빠르게 하지 못했다.


지역방어의 생명은 로테이션과 선택이다. 최준용의 공격력과 선택, 코너에 있는 SK 빅맨의 존재감이 현대모비스의 지역방어를 무너뜨렸다.


문경은 감독은 경기 후 “하이 포스트에서의 재능은 (최)준용이가 제일 낫다. 오카포를 끌어내든 자신 있게 슈팅하든, 준용이한테 맡겼다. (김)민수와 (최)부경이, 워니가 공격 리바운드를 가담해줄 거기 때문에, 정신만 차리면 득점이 나올 거라고 강조했다”며 최준용의 하이 포스트 존재감을 칭찬했다.


최준용은 “오늘은 상대가 지역방어를 설 때, 나를 막는 수비수가 많이 처졌다. 하이 포스트에서 볼을 잡기 편했다. 슈팅하기도 편했다. 공격을 먼저 자신 있게 보다 보니, 많은 득점이 나왔다. 앞선 2명이 키가 작아서 볼이 여유있게 잘 들어왔고, 코너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아 내가 패스하기도 편했다”며 지역방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모두 꺼냈다.


최준용은 다재다능한 포워드다. 가드처럼 볼을 몰고 갈 수도 패스할 수도 있고, 빅맨처럼 골밑 수비나 리바운드도 가능하다. 그러나 슈팅 성공률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슈팅 하나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피나는 연습과 실전에서의 자신감으로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다. 현대모비스전도 마찬가지였다. 지역방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인 하이 포스트에서 슈팅-패스-돌파 등 다양한 옵션을 보여줬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의 1-3-1 변형 지역방어는 깨지고 말았다.


[최준용, 현대모비스전 슈팅 차트]


[최준용, 현대모비스전 쿼터별 기록]
- 1Q : 9분 51초, 2어시스트 1리바운드(공격)
- 2Q : 10분, 10점(3점 : 2/4) 1어시스트

* 현대모비스 : 2Q부터 1-3-1 변형 지역방어 시작
- 3Q : 10분, 12점(2점 : 3/4, 3점 : 2/2)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 양 팀 선수 중 3Q 최다 득점 & 최다 3점슛 성공
* 양 팀 국내 선수 중 3Q 최다 리바운드
- 4Q : 8분 35초, 7점(2점 : 3/4) 2리바운드(공격 1)
* 양 팀 선수 중 4Q 최다 득점 (현대모비스 4Q 득점 : 7점)
* 양 팀 국내 선수 중 4Q 최다 리바운드 (현대모비스 4Q 최다 리바운드 : 배수용, 2개)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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