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포가 수비에서 선보인 압도적 존재감

이재승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3 1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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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울산/이재승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가 주말 2연전을 모두 내줬다.


현대모비스는 22일(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75-73으로 패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패배로 지난 주말 열린 2연전을 모두 내줬다. 21일(토)에 서울 SK에게 진 가운데 이날 삼성에게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연패를 떠안았다. 두 경기 모두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현대모비스에게는 다소 아쉬운 주말이었다.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이길 기회를 엿봤다. SK를 상대로 경기 중후반에 들어가지 않던 외곽슛이 연거푸 적중되면서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 종료를 불과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오카포가 픽게임을 통해 완벽한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득점시도는 불발됐다.


결국 오카포의 공격이 무위에 그치면서 현대모비스가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오카포가 레이업을 시도할 때만 하더라도 고요했으나 오카포의 슛이 아쉽게 림을 외면하자 탄성이 터져나왔다. 오카포도 머리를 싸맸고, 자신을 자책했다.


그러나 오카포는 이날 공수 양면에서 맹위를 떨쳤다. 어김없이 벤치에서 출전한 그는 이날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무엇보다 골밑에서의 존재감이 단연 압권이었다. 이날도 어렵지 않게 3블록을 더한 그는 삼성의 공격시도를 여러 번 저지시키면서 위력을 드러냈다.


특히 삼성의 주포인 닉 미네라스가 상대 수비를 제친 이후 호쾌한 슬램덩크를 시도하고자 했다. 그러나 오카포가 막아 세웠다. 이전에도 김준일의 공격시도를 제지한 바 있는 그는 미네라스의 덩크시도를 정면으로 제지했다.


오카포의 호쾌한 블록이 나오자 동천체육관은 떠들썩했다. 그 정도로 위력적인 블록이었다. 이날 수비에서 삼성의 빅맨들을 제대로 묶은 그는 공격에서도 김국찬의 득점을 돕는 등 정확한 피딩을 통해 공격에서도 가교 역할에 나섰다.


이게 다가 아니다. 4쿼터에는 호쾌한 슬램덩크를 터트리면서 현대모비스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앞장섰다. 속공 가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이날 부지런히 코트를 누볐다. 오카포가 4쿼터에서 공격에서도 역할을 해주면서 현대모비스가 승부처를 접전으로 몰아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스크린을 통해 가드들의 활동에 숨통을 트였다. 경기 막판에 나온 공격도 양동근의 안정된 드리블과 볼 배급에 오카포의 안정된 스크린이 큰 역할을 했다. 비록 마지막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오카포의 공은 단연 컸다.


경기 후 유 감독도 오카포의 마지막 득점시도에 대해 거듭 아쉬워하면서도 수비를 두고서는 거듭 높이 평가했다. 오카포는 NBA에서도 수준급 수비실력으로 살아남았다. 비록 백전노장이 되어 KBL에 진출했지만, 긴 팔과 특유의 경험을 통해 수비로 코트를 지배하고 있다.


오카포는 지난 2004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진출했다. 1라운드 2순위로 샬럿 밥캐츠(현 호네츠)의 부름을 받은 그는 올 해의 신인에 선정되는 등 굵직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비록 공격력에 발전이 없어 제약이 많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탁월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어 NBA에서 장수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2012-2013 시즌을 끝으로 큰 부상을 당해 좀처럼 뛸 수 없었다. 2013년 이후 네 시즌 동안 NBA 코트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17-2018 시즌에 NBA에 복귀해 다시 섰다. 공백도 길었던데다 노장 대열에 접어들면서 제약이 많았고, 그 사이 NBA는 빠른 농구가 자리하면서 오카포의 입지가 상당히 줄었다. 그러나 그는 한 시즌 동안 생존해냈다.


이윽고 그는 한국무대를 두드렸다. 수비농구의 일가견이 있는 현대모비스의 유 감독은 오카포를 택하면서 수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비에서 나름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 자리를 확보하며 리바운드를 사수하는 등, 골밑을 지키고 있어 상대 득점까지 잘 묶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에서 오카포는 사이드스텝으로 따라가 SK 김선형의 레이업을 막아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김선형은 리그 최고의 슬래셔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로 그는 웬만한 외국선수들의 블록을 여유롭게 피하곤 했다. 그러나 이날 오카포는 피하지 못했다. 오카포가 백전노장이라 발이 느린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대단한 수비였다.


오카포는 이번 시즌 경기당 22분 50초를 소화하며 14.7점 10.9리바운드 1.3스틸 2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출전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5-10’에 버금가는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스틸과 블록까지 고루 곁들이고 있다. NBA 주전 센터로 꾸준히 군림한 면모를 여과없이 발휘하고 있다.


비록 투박한 공격력과 아쉬운 마무리가 발목을 잡았지만, 지난 주말 울산에서 오카포가 코트 위에서 보여준 역량은 단연 대단했다. 그가 왜 그간 NBA 리거로 자리매김했는지, 더 나아가 목을 당하는 큰 부상을 당하기 이전에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가 새삼 돋보였다. 백전노장이 된 지금도 녹슬지 않은 수비력을 보이는 그의 다음 경기도 거듭 기대된다.


사진_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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