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현대모비스의 정석적 공격법, DB 수비를 공략하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6 06: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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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현대모비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승리를 만들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 2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원주 DB를 76-66으로 꺾었다. 3연패의 위기에서 탈출했다. 10승 고지(16패)에도 올랐다. 단독 8위에 올랐다.


김국찬(190cm, F)의 공이 컸다. 김국찬은 커리어 하이인 27점을 기록했다. 3점슛을 7개나 작렬, 성공률 역시 70%였다.


김국찬이 마음 놓고 슛을 쏠 수 있었던 이유. DB의 수비 전략 때문이었다. DB가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를 꺼냈기 때문이다. DB의 수비망이 전방 압박수비와 페인트 존으로 치우쳤던 탓에, 김국찬에게 많은 기회가 있었다.


DB는 2쿼터부터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를 꺼냈다. 우선 존 프레스. DB 가드 2명이 현대모비스 엔드 라인 부근부터 압박한다. 크게 나눠, 자유투 라인 왼쪽과 자유투 라인 오른쪽에 포진한다.(DB 선수 시선 기준)


볼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압박의 방향이 달라진다. 현대모비스가 오른쪽으로 볼을 뿌리면, 그 쪽에 있는 DB 가드가 볼 핸들러를 체크한다. 그 때, 뒤에 있던 2명의 포워드 중 1명이 사이드 라인으로 압박한다. 혹은 반대편에 있던 가드 중 1명이 볼 핸들러 수비수를 돕는다. 그 때는 사이드 라인 압박보다 상대 볼 핸들러의 시야를 좁히는 게 과제다.


그 사이, 제일 뒤에 포진한 빅맨과 나머지 선수들(주로 뒷선 포워드)이 로테이션 수비를 준비한다. 하프 코트를 넘어간 공격수와 하프 코트 부근에 있는 공격수를 묶는다. 상대 볼 핸들러가 볼을 앞으로 쉽게 뿌리지 못하도록 한다. 쉽게 말하자면, 계속해 함정을 만드는 수비다.


그리고 상대가 하프 코트를 넘으면, DB는 2-3 형태의 지역방어로 전환한다. 윤호영(196cm, F)-김종규(206cm, C)-치나누 오누아쿠(206cm, C)가 뒤에서 콜을 한다. 뒷선 3명 중 양 날개에 포진한 사람은 볼이 있는 양쪽 45도를 압박한다. 해당 위치에 있는 앞선이 체크할 때까지 포진한다. 앞선이 양쪽 45도 공격수(볼을 가진 공격수)를 체크하면, 뒷선 사이드에 위치한 인원은 베이스 라인 부근으로 복귀한다.


이상범 DB 감독은 “우리 팀에 가드 자원이 많다. 많은 가드를 효과적으로 쓰려면, 체력을 많이 쓰게 하는 수비 전술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를 쓰는 거다. 원래는 5라운드 정도부터 쓰려고 했는데, 지금부터 시험해보고 있다”며 수비 시스템에 관해 이야기했다.


분명 익숙하지 않은 수비다. 조금만 대처를 늦게 해도, 볼을 전진하기 힘들다. 수비하는 팀은 턴오버 유도에 이어, 빠른 공격 전환을 할 수 있다. 상대를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쉽게 득점할 수 있는 공격적인 수비다.


하지만 약점이 많은 수비다. 특히, 존 프레스. 한 곳만 뚫려도, 속공을 내줄 수 있다. 모험을 걸어야 하는 수비다. 지역방어 역시 빠른 패스와 선수들의 로테이션에 뚫릴 수 있다. DB가 내세우는 수비는 단점이 뚜렷하다.


5명 모두 주고 뛰는 움직임이 빨라야 한다. 패스 또한 빨라야 한다. 순간적인 지체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것이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를 깰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공략법.


현대모비스는 이를 잘 아는 팀이다. 오랜 시간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온 팀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대모비스는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2쿼터 중반, 존 프레스를 뚫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볼이 데드됐고, DB는 존 프레스 대형을 짰다. 현대모비스는 하프 코트를 넘어가야 했다. 왼쪽 사이드 라인에 있던 양동근(182cm, G)은 오른쪽 사이드 라인에 있던 김국찬(190cm, F)에게 볼을 줬다. 그리고 양동근은 대각 방향으로 질주했다. 하프 라인보다 앞에 있는 상황. 김국찬은 빠르게 볼을 넣었다. 현대모비스는 그렇게 하프 코트를 넘어갔다.


양동근과 김국찬을 신경쓰던 DB 앞선 자원이 수비 진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 사이, 현대모비스는 빠르게 볼을 돌렸다. 앞선 3명이 빠르게 볼을 만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하이 포스트로 볼을 넘겼다. 페인트 존에 있던 에메카 오카포(206cm, C)에게 전달. DB 수비는 무너졌고, 오카포는 그 틈을 타 득점을 시도했다. 파울 자유투 유도. 현대모비스의 존 프레스 및 지역방어 공략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2Q 종료 4분 5초 전의 상황이다)


지역방어 공략 역시 인상적인 장면이 많았다. 그 중 4쿼터 시작 후 40초 때 장면. 왼쪽 코너에 있던 김국찬은 오른쪽 코너를 돌아, 오른쪽 45도로 나왔다. 그 사이, 왼쪽 45도에 있던 양동근이 탑에 있는 배수용(193cm, F)에게 볼을 전달. 배수용은 오른쪽 45도까지 온 김국찬에게 볼을 줬다.


김국찬은 윤호영과 마주했다. 함지훈(198cm, F)은 윤호영의 오른쪽을 가로막았다. 윤호영은 함지훈의 스크린을 의식했다. 김국찬의 돌파 동작을 알고 있었지만, 김국찬보다 한 타이밍 늦게 스크린을 빠져나왔다. 김국찬을 저지할 수 있는 이는 김종규였다. 하지만 함지훈과 마주하던 김종규는 3점 라인보다 밑에 있었다. 김국찬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김국찬은 3점 라인보다 한참 뒤에 섰다. 슈팅 거리가 긴 김국찬에게는 찬스였다. 김국찬은 지체없이 슈팅했다. 김종규가 뒤늦게 블록슛을 노렸지만, 김국찬의 슈팅은 이미 이뤄졌다. 김국찬이 던진 볼은 림을 관통했다. 현대모비스가 63-54로 달아난 장면이었다.


[4Q 시작 후 40초, 김국찬의 3점 장면] : https://sports.news.naver.com/basketball/vod/index.nhn?category=kbl&tab=&listType=game&date=20191225&gameId=2019122510163501126&teamCode=&playerId=&keyword=&id=623753&page=1


그리고 4쿼터 중반. 현대모비스의 공격이 이뤄졌다. 자유투 라인과 림 사이에 있던 함지훈이 김국찬에게 볼을 줬다. 그 때, 림 밑에 있던 양동근이 왼쪽 코너로 돌아나왔다. 김종규는 오카포의 스크린에 막혀, 양동근을 늦게 쫓아갔다. DB 뒷선 자원은 순간 양동근이 있는 방향으로 치우쳤다.


김국찬이 왼쪽 코너에 있는 양동근에게 볼을 줬다. 그 사이, DB 뒷선 로테이션이 엇갈렸고, 박지훈(193cm, F)이 왼쪽 앞선에 있던 허웅을 왼쪽 코너까지 끌고 내려왔다. 정면과 왼쪽 45도가 비었다. 김국찬이 그 곳에 위치했고, 양동근은 김국찬에게 볼을 줬다. 김국찬은 다시 한 번 3점 성공. 현대모비스가 70-56으로 달아난 장면이었다. 쐐기 3점포인 셈이다.


[경기 종료 5분 46초 전, 김국찬 3점 장면] : https://sports.news.naver.com/basketball/vod/index.nhn?category=kbl&tab=&listType=game&date=20191225&gameId=2019122510163501126&teamCode=&playerId=&keyword=&id=623763&page=1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기 후 “지역방어를 대비한 패턴은 없다. 지역방어는 정석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하이포스트에 주고, 볼 없이 계속 스크린 가줘야 한다. 존 프레스 역시 드리블 없이 넘어오는 게 정석이다. 주고 뛰고 주고 뛰고를 반복해야 한다”며 존 프레스 및 지역방어 공략법을 설명했다.


승리의 주역인 김국찬도 “존(지역방어)을 쉽게 깨는 건 3점슛이 터지는 거다. 대인방어보다는 지역방어에서 슛을 편하게 쏠 수 있다. 상대가 너무 내버려두는 느낌이어서, 편하게 슛을 쏠 수 있었다”며 ‘지역방어 공략’을 승인으로 꼽았다.


현대모비스는 ‘기본’과 ‘조직력’이라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 팀이다. 시스템을 지탱할 코어(유재학 감독-양동근-함지훈)도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 어느 상황에서든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다. DB전 수비 공략법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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