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06명 입장했습니다. 매진입니다’
통상 관중 집계는 전반전이 끝난 후 기자단에게 전달된다.
경기 시작 후 언뜻 보아도 경기장은 ‘매진’이 될 듯해 보였고, 2쿼터가 끝난 후 전달된 문자는 만석이었다.
2024년 12월 3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2024-25 KCC프로농구 3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7번째 농구 영신 경기가 펼쳐졌고, 앞선 6번 결과와 다름없이 매진을 기록한 것이다.
동천체육관은 4,702명을 기준으로 만석이 된다. 이날은 입석까지 포함해서 104명이 더 동천체육관을 찾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무안공항 제주항공 추락 사고로 인한 어수선한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농구 팬들은 자신의 팬심을 울산 '농구 영신'에 담았다.
농구 영신은 이날 매진으로 7년 연속 매진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2016-17시즌 고양에서 처음 시작된 농구 영신이 KBL 창립 이래 최고 히트 상품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순간이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2년이 중단된 것을 제외한 7번 모두 만석이다.
현대모비스는 개막전에서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시즌 두 번째 매진이다. 앞서 언급한 시국으로 인해 안타까운 현실을 지나치고 있지만, 어쨌든 매진은 ‘농구’를 기준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울산은 좀처럼 매진이 되지 않는 구장 중 하나다.
두 번째 매진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었고, 현대모비스 관계자들 역시 이날은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추락 사고로 인해 대부분 취소해야 하는 아쉬움을 감수해야 했을 정도다.
경기력 수준도 매우 높았다. 양 팀은 초반부터 높은 집중력이 바탕이 된 공수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했다. 현대모비스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한국가스공사도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붙었다.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환호와 탄성이 오갔다.
결국 승리는 현대모비스가 가져갔다. 접전 끝에 88-81, 7점차 승리를 거머쥐며 공동 선두로 뛰어 오른 것.
이날 경기에 음악과 치어리딩은 배제되었다. 국가 추모 기간으로 인해 인위적인 응원을 배제해야 했기 때문.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제주항공 추락 사고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이다. 준비했던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울산 팬들의 ‘현대모비스’ 연호에 대구 팬들은 작지만 강한 ‘가스공사’로 응답했다. BGM과 치어리딩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오디오 공백은 미미했다. 높은 수준의 경기력 속에 접전이라는 이유가 존재했지만, 양 팀 팬들의 환호성은 분명히 강렬했다.
무엇이 농구 영신에 팬들을 불러 모으는 걸까?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메인 키워드로 ‘추억’을 꼽았다. 경기 관람에 있어 적지 않은 불편함(경기 시간, 대중 교통 등)을 감수하면서도 평소에 관심이 있는 농구 경기를 가족, 연인과 함께하는 것을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관람 스포츠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현재에 겨울과 신년을 키워드로 이틀을 함께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로 제격이라는 것.
타종 행사로 마무리하는 농구 영신 속에 서로의 소속감 혹은 결속력을 더욱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관중 동원 촉매제라 할 수 있다. 간단할 수 있지만 강력하다.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은 지나간 것을 잊고, 새로운 희망을 함께하는 것은 분명 의미 가득한 일이자 순간이다. 많은 고민 속에 찾아낸 기발했던, 그리고 현실로 적용하기 쉽지 않았던 경기를 현실화에 성공,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이벤트가 농구 영신이다.
KBL 창립 후 인기와 관련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려왔던 농구다. 7년전 농구 영신이 시작되었을 때도 많이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가 지나간 후 농구와 KBL은 여러 곳에서 반등 지표가 잡히고 있다. 농구 영신이 그 중 하나의 분명한 기폭제가 되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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