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180cm, F)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FA가 됐다.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나이도 많았지만, 김정은의 인기는 시장에서 여전히 높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최상급이고, 라커 룸 리더로서의 역량도 갖췄기 때문.
그래서 김정은의 원 소속 구단인 아산 우리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구단들이 김정은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김정은은 고민했다. 고민의 시간은 꽤 길었다. 농구 인생의 갈림길에 다시 섰기 때문.
고민의 끝은 결국 선택이다. 김정은도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고민의 결말을 맺었다. 김정은은 계약 기간 2년에 2023~2024 연봉 총액 2억 5천만 원(연봉 : 2억 원, 수당 : 5천만 원)의 조건으로 부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친정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했다.
그러나 하나원큐는 우리은행과 너무 다른 팀이다. 우리은행은 정상급 전력을 갖춘 반면, 하나원큐는 처음부터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한다. 김정은이 왔다고 해서, 하나원큐가 당장 바뀌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정은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5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이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또, 내가 왔다고 해서, 팀이 몇 승을 더할 수 있겠느냐(웃음)”며 하나원큐의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했다.
하지만 “어리고 가능성 풍부한 선수들이 지금의 하나원큐에 많다. 하지만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부족했다. 팀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선수들의 성장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내 경험을 좋은 방향으로 알려주고 싶다”며 ‘책임감’을 강하게 말했다.
주장이 된 김정은은 어린 선수들과 땀을 흘렸다. 김도완 감독을 포함한 하나원큐 코칭스태프의 방향에 맞게, 어린 선수들과 호흡했다. 그리고 지난 8월 26일부터 열렸던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에 참가했다.
기존의 박신자컵이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번 박신자컵은 국제 대회가 됐다. 일본 W리그 우승 팀(에네오스 선플라워즈)과 준우승 팀(토요타 안텔롭스), 호주 팀(벤디고 스피릿)과 필리핀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이 참가했다. 하나원큐가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좋은 대회였다.

김정은은 “사실 박신자컵을 뛰어야 하는지 고민했다. 그러나 부상 선수가 많아지면서, 나도 뛰게 됐다. 그런데 뛰길 잘한 것 같다. 좋은 예습이 됐다. 희망도 봤고, 문제점도 확인했다”며 박신자컵을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 대부분 구력이 짧다. 그러다 보니, 1~2골 싸움을 할 때, 내가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 게임 때 멘붕이 왔다. 하지만 정규리그 때 그랬다면, 더 큰 어려움에 빠졌을 거다. 더 많이 맞춰봐야 한다”며 고민했던 것들을 털어놓았다.
한편, 김도완 감독은 박신자컵 중 “(김)정은이가 온 게 확실히 크다. 안정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하나원큐를 응원하는 팬들도 김정은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정은은 “많은 분들께서 기대를 하실 거다. 하지만 걱정되는 게 더 많다. 먼저 체력적인 부침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우리은행에서는 해야 할 일에만 집중했다면, 하나원큐에서는 더 많은 걸 해야 한다.(웃음) 그래도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 신세계 때부터 함께 해준 팬들께서 많은 기대를 하시기 때문이다”며 주장으로서의 걱정을 이야기했다.
걱정은 많았다. 그러나 김정은은 “농구는 결국 흐름 싸움이다. 우리 팀 같은 경우, 흐름을 내주면 되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이 버텨주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선수들도 이전보다 각성했다”며 어린 선수들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어린 팀을 강한 팀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김정은의 걱정은 커보였다. 그러나 “목표는 하나원큐 합류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10승이다. 어떤 날에는 될 것 같고, 어떤 날에는 조금 어려워보인다(웃음)”며 목표를 바꾸지 않았다. 앞으로 나가야 할 하나원큐이기에, 팀 목표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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