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역사를 만든 순간, 아쉬움도 남았던 이유는?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3 05: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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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하나은행 김정은(180cm, F)이 전무후무한 역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 아쉬운 장면들도 존재했다.

김정은은 지난 3일 용인 삼성생명을 상대하기 전까지 8,139점을 기록했다. 당시 WKBL 역대 개인 득점 1위였던 정선민의 기록(8,140점)과는 1점 차이였다. 삼성생명전에 2점만 넣어도, 김정은은 WKBL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었다. WKBL과 하나은행 사무국도 ‘김정은의 개인 통산 득점 1위 등극 장면’을 기념하기로 했다.

김정은이 경기 시작 25초 만에 기록을 세웠다. 전매특허인 드리블 백보드 점퍼로 8,141점을 기록했다. 경기석과 심판진은 경기를 곧바로 멈췄고, 김정은은 기록을 담고 있는 볼을 만질 수 있었다. 그 볼을 심판진에게 건넨 후, 벤치 맞은 편 플로어석(FLEX 석)에 있는 팬들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첫 번째 아쉬운 장면은 그 후에 발생했다. 8,141점을 달성한 김정은이 심판진과 사진을 찍었다. 물론, 심판진이 그 경기를 판정했던 건 맞지만, 심판진은 역사의 우선 대상이 아니었다.

역사의 우선 대상자는 팬들이어야 했다. 특히, 김정은의 기록을 지켜본 팬들은 역사의 현장을 함께 했다. 팬들이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건, 프로 스포츠가 존재하는 핵심 이유 중 하나. 그래서 경기를 진행했던 WKBL 사무국이나 하나은행 사무국은 팬들을 더 배려해야 했다.

또한, 팬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레전드인 김정은도 코트를 계속 밟을 수 없었다. 김정은 역시 본지와 영상 인터뷰에서 “내가 기록을 달성할 때, 많은 팬 분들께서 가족처럼 기뻐해주셨다. 그리고 팬 분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내가 숱한 위기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리고 하나은행 선수들은 경기 직전 FLEX석에 있는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팬들과 교감을 미리 나눈다. 게다가 김정은이 기록을 달성할 때, 경기가 잠깐 멈췄다. 이미 멈춘 경기이기에, 김정은과 팬이 역사의 현장을 함께 기념할 필요가 존재했다.

설령, 김정은과 팬이 함께 촬영하는 일이 안전 문제나 기타 문제들을 야기한다면, 최소 양 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김정은과 역사를 기념해야 했다. 코트에서 함께 부딪히는 이들이라도 그때만큼은 함께 해야 했다. ‘리그 역대 개인 통산 득점 1위’는 상상 이상으로 큰 기록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아쉬운 장면은 삼성생명 선수단으로부터 나왔다. 물론, 김정은이 기록을 달성할 때, 삼성생명의 몇몇 선수가 격려해줬다. 하지만 삼성생명 선수들은 김정은의 기록 달성 직후 장면을 지켜보지 못했다.

삼성생명 벤치가 선수들을 곧바로 불렀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순간을 타임 아웃처럼 활용해버렸다. 꽤 아쉬웠다.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해도, 리그의 역사는 모두로부터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은과 같이 뛰는 모든 프로 선수들이 기록 달성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볼 수 없다. 특히, ‘개인 통산 득점 1위가 바뀌는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보기 어렵다. 현장에 있지 못했던 김정은의 동료 선수들은 SNS로 ‘김정은의 개인 통산 득점 1위 등극’을 축하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의 기록 달성은 후배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도 김정은 언니처럼 선수 생활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을 수 있다. ‘동기 부여’ 이상의 효과가 언젠가는 나올 수 있다.

삼성생명 신인 포워드인 최예슬(180cm, F)도 “(김정은 선배님이 기록을 달성한 순간) 김정은 선배님이 더 멋있어보였다. 나도 언젠가는 김정은 선배님 같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며 ‘김정은의 기록’을 동기 부여로 삼았다.

물론, WKBL과 하나은행 사무국은 역사를 쓴 김정은을 존중했다. 그렇지만 ‘개인 통산 득점 1위’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을 향한 존주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김정은이 아닌 또다른 누군가가 WKBL에 대기록을 남긴다면, 그 선수도 역사의 현장에 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 언급된 아쉬움이 다음 역사에도 반복되면 안 된다. 역사는 리그의 본질을 담는 항목. 그래서 역사가 담긴 장면은 더더욱 존중받아야 한다. 특히, 김정은이 남긴 기록은 WKBL에서 쉽게 작성될 수 없는 역사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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