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우에게 모발 기증’ 우리은행 나윤정,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산/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8 05: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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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통합 6연패를 차지했다. 통합 6연패 이후에도 정규리그 1위나 챔피언 결정전 진출 등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리고 2022~2023시즌. 우리은행은 또 한 번 통합 우승을 해냈다.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WKBL 플레이오프 제도가 바뀐 이후 첫 우승이었다.(WKBL은 2020~2021시즌부터 정규리그 1위 팀에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을 주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주전들의 공수 조직력이었다. 김정은(180cm, F)과 김단비(180cm, F), 박혜진(178cm, G)과 박지현(183cm, G), 최이샘(182cm, F) 등 국가대표급 라인업이 형성됐기에, 우리은행의 우승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물론, 우리은행에 약점도 존재했다. 가용 인원이 두텁지 않다는 점이었다. 바꿔 말해, 빈약한 백업 멤버가 그랬다. 게다가 박혜진과 최이샘이 부상 때문에 이탈한 시간이 있었고, 김은선(170cm, G)은 시즌 아웃됐다. 우리은행의 약점이 두드러져보였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그런 약점을 메웠다. 백업 멤버로 분류된 이들이 출전 시간 동안 제 몫을 해냈기 때문이다. 나윤정(175cm, G)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나윤정의 최대 강점은 슈팅. 슛 하나만큼은 우리은행에서 박혜진 다음으로 꼽힌다. 또, 우리은행에서 꽤 오랜 시간 보낸 선수라, 우리은행의 공수 움직임을 잘 알고 있다. 대표팀 차출 때문에 자리를 비운 언니들에게 팀의 상황을 알려주기도 했다.

2022~2023시즌에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정규리그 27경기 평균 17분 43초를 코트에서 뛰었고, 경기당 4.19점 1.33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데뷔 후 3번째 통합 우승을 기록했다.

나윤정은 “처음 우승했을 때만 해도, 어려서 많이 뛰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난 시즌에는 팀의 우승에 도움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기분이 더 좋았다”며 이전과의 차이부터 말했다.

이어, “비시즌 때 아프지 않았다. 또, 선수 구성이 바뀌었지만, (플레이 스타일 면에서) 나랑 맞는 면이 많았다. 그게 커리어 하이로 이어졌다”며 2022~2023시즌 커리어 하이의 원동력을 덧붙였다.

나윤정은 지난 2022년 12월 3일 부천 하나원큐를 상대로 3점슛 5개를 꽂은 바 있다. 데뷔 후 최다 기록. 이날 득점 또한 데뷔 최다 기록(19점)이었다. 그러나 2022~2023시즌 3점슛 성공률은 28.1%. 슈터치고는 썩 좋지 않다.

나윤정 역시 “출전 시간이 긴 선수도 아니고, 슛을 많이 쏘는 선수도 아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을 뛰더라도, 높은 슈팅 성공률을 보여주는 게 맞다. 그게 쉽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찬스 때 더) 부담을 더 많이 느꼈다. 그렇지만 그런 것도 이겨내야 한다. 집중력을 더 갖고 연습해야 한다”며 ‘슈팅 성공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후 “아프지 않는 게 첫 번째 과제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해내야 한다. 수비가 첫 번째고, 슈팅도 수반돼야 한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야 한다. 주축 언니들의 부담을 덜려면, 내가 파이팅을 불어넣어야 한다. 언니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며 차기 시즌에 해야 할 일을 설명했다.

그리고 “모든 팀들이 우승을 노릴 거다. 그리고 전력이 다들 좋아졌다. 그래서 우리가 이번에는 더 힘들 수 있다. 우승을 위해 연습하는 건 맞다. 다만, 과정이 중요하다. 하루에서 1주일, 그리고 1달부터 시즌까지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해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나윤정과의 인터뷰를 그렇게 마치려고 했다. 그 때 기자의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나윤정의 단발머리였다. 기자는 나윤정의 헤어 스타일 변화를 궁금히 여겼다. 우리은행 관계자가 “(나)윤정이가 이번에 좋은 일을 했다”며 기자에게 힌트를 줬다.

배경은 이랬다. 나윤정은 자신의 모발을 소아암 환우에게 기증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암 치료 과정에서 탈모가 온 어린 환자들에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기증하는 일이었다.

나윤정은 “형편상 가발을 구매하기 어려운 어린 환우들에게 모발을 기증하는 일이다. 어렵지 않은 일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자랑을 해도 좋을 것 같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기 때문이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씀드렸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들의 머리가 더 빨리 자라기에, 그런 면이 더 있다. 주변 사람 혹은 주변 선수들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머리를 자르니, 운동할 때 정말 편하다(웃음)”고 말했다. 소중한 머리카락이 일부 사라졌음에도, 나윤정은 밝게 웃었다. 소아암 환우들의 미소를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진 제공 = WKBL(본문 첫 번째 사진), 나윤정(본문 두 번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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