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파이팅’ 한 번만 크게 외쳐봤으면...DB 김도희 치어리더의 소망

김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2 15: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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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9월 중순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팬분들이 가득한 경기장에서 소리를 지르고 싶어요. ‘파이팅’ 한 번만 크게 외쳐봤으면 좋겠어요. 눈물 날 것 같아요. 슬픈 이야기에요. 막상 그런 순간이 오면 꿈꾸는 것 같을 거예요. 그게 정상인 건데, ‘내가 꿈을 꾸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아마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하겠죠?”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원주 DB 치어리더 김도희라고 합니다. 

 

(인터뷰 당일) 오늘 백신 1차 접종을 하셨다고요. 몸 상태는 어떠세요?

백신 맞으면 팔이 엄청 뻐근하다던데 아직 그런 건 없어요. 컨디션도 괜찮고요. 혹시 몰라 진통제는 사 왔답니다.

 

코로나19 초기엔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 전혀 예상 못 했었는데 말이죠.

그러니까요. 시간제한과 인원 제한도 생기다니.... 개인적으로 전 여행 가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서 슬퍼요. 소소한 행복을 이루지 못한다랄까요. 

 

방송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엔 스포츠 중계방송으로 시작했어요. 스팟(스포츠 팟캐스트)을 통해서요. 그러다가 요샌 팬분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일상 방송도 하고 있어요. 2~3시간 동안 웃고 떠들고, 게임도 하고, 제 애장품을 선물해 드리기도 하고요. 룰렛도 돌리고, 캡처 타임도 가져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 (시간이) 엄청 후다닥 가더라고요(웃음).

 


그럼 본격적으로 치어리더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치어리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중학교 때 댄스팀을 했었거든요. 한 5년 정도? 고3 때까지 꽤 오래 했었어요. 그 댄스팀에 치어리더를 하다 그만둔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가 치어리더를 해보라고 권유하더라고요. 그때가 19살 여름이었어요. 그렇게 지원해서 지금까지 치어리딩을 하고 있답니다. 

 

치어리더를 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전적으로 응원해주셨어요. 제가 태권도를 오래 해서 운동에 질려있었거든요. 부모님께서 ‘네가 좋아하는 걸 하라’고 하셨어요. 제가 치어리더가 되고 나서는 기사나 유튜브도 찾아보시고 좋아해 주세요.

 

태권도를 얼마나 하셨나요?

6~7살 때 태권도를 시작했으니 10년 넘게 했었죠. 저희 아버지가 태권도협회 쪽에 계시고, 대학 강의도 나가세요. 친오빠랑 아빠 후배분들 모두 태권도 관장이시고요. 그래서인지 부모님께선 처음에 제가 태권도 선수 하기를 원하셨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저도 저 자신이 자연스럽게 사범님이 될 줄 알았어요. 시범단 생활도 했었고, 고등학생 때는 태권도장에서 보조 사범을 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다른 게 좋아지고, 거기에 빠지다 보니 태권도가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게 춤이었던 거죠?

확실히 춤을 접하다 보니 운동이 더 싫어지더라고요(웃음). 처음엔 치어리더가 단순히 춤추는 직업이라고만 들었어요. 그런데 춤만 추는 게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접하는데, 그게 또 매력적이었어요. 팬분들 가까이에서 경기를 응원하는 점도 색달랐고요. 무엇보다 저를 찾아가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치어리더를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내 매력을 찾게 된 계기가 됐다랄까요. 예를 들어 자신을 뽐낼 수 있는 메이크업과 머리 만지는 것 등을 좀 더 빨리 알아간 것 같아요.

 


4대 프로 스포츠를 모두 겪어보셨는데, 다른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농구 치어치딩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농구는 일단 실내스포츠잖아요. 그리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빠른 경기라는 게 큰 차이 같아요. 경기 시간이 1초 미만일 때도 작전 타임이 나오니, 끝까지 집중하게 돼요.

 

DB에서는 2018-2019시즌부터 3시즌을 하신 거고, 현재 네 번째 시즌을 앞두신 거죠? 시즌 준비를 해야 하는데, 집합 금지 행정명령으로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예전엔 다 같이 일주일에 2~3번 연습하고 개인적으로 따로 연습을 많이 했는데, 요샌 그렇게까지 하진 못해요. 연습실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모여요. 모여도 마스크는 절대 벗지 못하고요. 경기에 들어가야 하는 치어리던데 선수단이나 구단에 피해가 가면 안 되잖아요. 그리고 저녁 6시 전에 모든 걸 끝내야 해서 정해진 시간 안에 스파르타로 연습하고 있어요. 

 

그래도 차기 시즌 특별히 준비하는 점이 있다면요?

저희 DB는 항상 오프닝 공연을 해요. 그리고 매번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려고 하죠. 이번 시즌도 개막전에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항상 팬분들이 좋아하실 음악도 찾아보고요. 그리고 DB에 새로 합류한 선수분들도 조사해요. 잘하시는지, 어디서 오셨는지 등을요(웃음). 

 

잠시 DB 선수단 자랑도 부탁드릴게요. 

저희 DB 선수들은요. 모든 선수가 재밌는 매력을 갖고 있으세요. 비시즌에도 팬분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브이로그도 찍으시고요. 먼저 카메라를 달라고 하실 정도예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신답니다. 

 


DB 팬들의 매력에 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저희 DB 팬분들은 보통 가족 단위로 많이 오세요. 코로나 사태 이후론 가족 단위로 많이 못 오시긴 하지만요.... 특히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 클래퍼를 들고 응원하거나 팬분들이 하나 되어 응원하는 모습이 멋져요. 클래퍼 응원 타임에도 엄청 잘 따라 해주셔서 체육관에 초록 물결이 형성되는데, 치어리더로서 볼 때마다 항상 소름이 돋아요. 울컥하기도 하고요. 정말 가슴 벅찬 광경이에요. 

 

인상 깊었던 팬과의 일화도 있을까요?

제가 처음에 DB 시즌을 시작할 때 저를 아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셨어요. 몇 경기를 뛰고 나선 어느 날부터 제 사진을 예쁘게 잘 찍어주시는 팬분이 생겼어요. 항상 인사도 해주시고, 커피도 챙겨주시고, ‘어디서든 빛나는 치어리더’라고 말씀해주시는 분이세요.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알고 보니 동갑이더라고요. 

 

코로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하게 되네요. 사실 코로나 이전엔 팬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사람이 치어리더분들이었잖아요. 요샌 제한사항이 많아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처음엔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는 거 자체가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소리 내서 응원하고 싶은데, 소리도 못 내고 눈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게 아쉬웠어요. 무관중이 가장 큰 타격이었죠. 팬분들과 소통하면서 응원해야 하는데 무관중에 마스크라니.... 원래 경기가 끝나면 폐문 행사를 하면서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도 하고, 사진을 찍는데 그런 소소한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됐어요.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팬분들의 얼굴도 잘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저흰 선수단과 팬분들을 함께 응원하기 위한 사람들인데, 치어리더가 해야 할 가장 당연한 것들을 못 하게 된 거잖아요. 공허함이 느껴져요. 팬분들과 같이 응원할 수 있었던 순간에 대한 그리움도 많이 크고요.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서 가장 먼저 어떤 걸 하고 싶으세요? 

팬분들이 가득한 경기장에서 소리를 지르고 싶어요. ‘파이팅’ 한 번만 크게 외쳐봤으면 좋겠어요. 눈물 날 것 같아요. 슬픈 이야기에요. 막상 그런 순간이 오면 꿈꾸는 것 같을 거예요. 그게 정상인 건데, ‘내가 꿈을 꾸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아마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하겠죠?

 

치어리더로서 설정한 목표도 있을까요?

최대한 오래 일하고 싶어요. 치어리더 시작할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이 일을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요. 이 일이 저를 살게 하는 느낌을 받거든요. 경기할 때도, 춤을 출 때도 그냥 제 인생인 것 같아요. 나이를 많이 먹으면 공연하기 힘들겠지만, 그땐 팀을 관리하는 존재로라도 있고 싶어요. 치어리더로서 후배들에게 많이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요. 제가 막내 생활을 6년 했거든요. 이제야 후배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는데, 이것저것 알려주고 싶은 것도 많아요.

 

김도희 치어리더의 목표를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나에게 치어리더란 OOO이다. 

산소호흡기다. 치어리딩을 하고, 경기에서 공연할 때만큼은 이 세상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이 행복해요. 저를 살게 하는 것 같아요. 현재로선 제가 살아가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순간에도 팬분들이 너무 뵙고 싶어요. 진짜 빨리 마스크를 벗고 경기장에서 육성 응원할 수 있는 순간을 매일 기도하겠습니다! 같이 힘내요. 보고 싶어요. DB 팬분들♡

 

사진 = 김도희 치어리더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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