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농구를 아는 베테랑’ 김정은, 하나원큐가 원했던 ‘컨트롤 타워’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6 12: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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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큐에는 컨트롤 타워가 존재했다.

부천 하나원큐는 지난 2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산 BNK를 63-54로 꺾었다. 2라운드 2경기 만에, 2라운드 첫 승을 신고했다. 시즌 전적은 2승 5패.

김정은(180cm, F)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FA가 됐다.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나이도 많았지만, 김정은의 인기는 시장에서 여전히 높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최상급이고, 라커 룸 리더로서의 역량도 갖췄기 때문.

그래서 김정은의 원 소속 구단인 아산 우리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구단들이 김정은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김정은은 고민했다. 고민의 시간은 꽤 길었다. 농구 인생의 갈림길에 다시 섰기 때문.

고민의 끝은 결국 선택이다. 김정은도 선택해야 했다. 계약 기간 2년에 2023~2024 연봉 총액 2억 5천만 원(연봉 : 2억 원, 수당 : 5천만 원)의 조건으로 부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친정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했다.

김정은을 상대하는 팀 역시 “하나원큐의 전력이 확 좋아졌다. (김)정은이가 가세한 게 크다. 팀이 어려울 때, 정은이가 하는 게 많다. 정은이가 가세하면서, 신지현과 양인영의 부담도 많이 줄었다”며 하나원큐의 전력 변화를 경계했다.

하나원큐는 개막 후 2경기에서 평균 1.5점 차로 패했다. 김정은 합류 후에도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하나원큐의 경기력은 지난 시즌과 또 다르다. 승수는 적지만, 만만치 않은 팀이 됐다.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김정은은 한엄지(180cm, F)와의 매치업을 적극 활용했다. 공격 옵션과 피지컬, 노련함과 볼 없는 움직임 등 다양한 옵션으로 한엄지를 괴롭혔다. 팀의 첫 8점 중 4점을 책임졌다.

김정은의 또다른 임무는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궂은일로 양인영의 부담을 덜어주고, 수비 컨트롤 타워로서 팀 수비를 안정시켜야 한다. 김정은의 궂은일로 인한 영향력이 작지 않았고, 하나원큐는 BNK와 대등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1쿼터를 17-14로 종료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만 36세의 노장. 많은 시간을 나서기 어렵다. 중요한 순간에만 나서야 한다. 그래서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김정은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대신, 하나원큐는 김정은 없는 시간을 잘 버텨야 했다.

김정은은 2쿼터 시작 3분 5초 만에 코트로 들어갔다. 진안(181cm, C)이나 박성진(185cm, C)을 막되, 수비 로테이션에 따라 안혜지(164cm, G)까지 막았다. 버티는 수비와 따라가는 수비. 전혀 다른 성격의 수비를 모두 이행했다.

김정은의 영향력은 공격에서도 크게 드러났다. 엄서이(176cm, F)와 볼을 주고 받은 후, 전매특허인 페이더웨이 성공. 게다가 한엄지로부터 4번째 파울을 얻었다. 득점은 물론, BNK 선수 교체를 위축시켰다. BNK의 불안 요소를 계속 만들었고, 하나원큐의 11점 차 우위(2Q 종료 3분 11초 전, 30-19)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수비하다가 진안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았다. 2023~2024 첫 경기에서 치아를 다쳤기에, 하나원큐로서는 철렁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하나원큐는 30-27로 BNK에 쫓겼다. 그래서 하나원큐의 위기가 더 고조됐다.

그러나 김정은은 금방 복귀했다. 코트에 돌아온 김정은은 신지현-양인영과 코트 밸런스를 맞췄다. 자기 공격보다 신지현이나 양인영의 공격 기회 창출에 집중했다. 특히, 3쿼터 시작 4분 29초에 스크린으로 신지현의 돌파 득점을 도왔다. 이는 신지현의 바스켓 카운트로 연결. 하나원큐는 38-29로 점수 차를 다시 벌렸다.

김정은의 역량은 위기에서 더 드러났다. 하나원큐가 38-33으로 쫓길 때, 김정은이 정면 3점 성공. 그 후에는 공수 움직임 지시로 BNK 약점 공략에 앞장 섰다. 3쿼터 종료 부저와 동시에, 왼쪽 코너 페이더웨이도 성공. 김정은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하나원큐는 밀릴 뻔했던 흐름을 복구했다. 46-40으로 3쿼터를 마쳤다.

김정은은 승부처를 아는 선수다. 언제 점수를 따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4쿼터 초반부터 힘을 쏟았다. 동명이인인 김정은(178cm, F) 앞에서 힘과 마무리를 보여줬고, 수비와 템포 조절로 BNK를 쫓기게 했다.

하나원큐도 경기 종료 6분 6초 전 56-44로 달아났다. 하나원큐는 나중을 생각했다. 그래서 김정은에게 휴식을 줬다. 승리를 확정해야 할 때, 김정은을 투입하려고 했다.

휴식 후 투입된 김정은은 쫓기지 않았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김정은’이라는 튼튼한 컨트롤 타워가 하나원큐의 마지막을 책임졌고, 마지막에도 앞선 하나원큐는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하나원큐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48%(19/40)-약 51%(23/45)
- 3점슛 성공률 : 약 18%(3/17)-0%(0/17)
- 자유투 성공률 : 약 70%(16/23)-약 62%(8/13)
- 리바운드 : 31(공격 9)-38(공격 12)
- 어시스트 : 13-14
- 턴오버 : 11-14
- 스틸 : 8-9
- 블록슛 : 1-1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부천 하나원큐
- 김정은 : 31분 20초, 14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 양인영 : 37분 41초, 16점 5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 정예림 : 29분 25초, 11점(2점 : 4/7) 6리바운드(공격 4) 3어시스트 1스틸
- 신지현 : 31분 22초, 10점(2점 : 3/6, 자유투 : 4/5) 7리바운드(공격 2) 3스틸 2어시스트 1블록슛
2. 부산 BNK 썸
- 진안 : 38분 56초, 21점(2점 : 9/14) 7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
- 이소희 : 31분 20초, 13점(2점 : 5/8) 11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 2스틸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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