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정성우는 김낙현 때문에 울었다? 끝까지 버텨서 웃었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7 05: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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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178cm, G)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롤러코스터의 끝은 희열이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김낙현(184cm, G)과 앤드류 니콜슨(206cm, F)이 2024~2025시즌 종료 후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떠났다. 그런 이유로, 한국가스공사의 공격 옵션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는 강한 수비로 약한 공격을 상쇄해야 한다. 그래서 2025년 비시즌 때 수비 훈련 강도를 더 높였고, 선수들에게 더 높은 수비 에너지 레벨을 요구했다.
새로운 주장인 정성우(178cm, G)도 마찬가지였다. 2024~2025시즌에 한국가스공사로 합류한 정성우는 자신의 역량을 100% 이상 보여줬다. 그 후 2025 FIBA 아시아컵에도 출전했다.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음에도, 아시아 강호들한테 자신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국가대표팀의 슬로건(ONE TEAM KORE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이야기했듯, 한국가스공사는 2025~2026시즌에 수비 비중을 더 높였다. 그래서 정성우의 수비가 더 중요했다. 또, 여러 팀들이 메인 볼 핸들러들을 공격 시작점으로 설정하기에, 정성우도 ‘수비 시작점’을 잘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SK의 메인 볼 핸들러는 ‘김낙현’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김낙현은 2024~2025시즌까지 한국가스공사 소속으로 활약했다.

# Part.1 : 빗나간 의도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경기 전 “(정)성우가 어제(25일) 허웅(부산 KCC)을 쫓아다녔다. 그렇게 했듯, 낙현이를 계속 압박할 거다. 낙현이가 볼을 잡지 못하도록, 성우가 수비할 거다. 그리고 KT에 있을 때, (김)낙현이가 성우를 힘들어했다”라며 ‘김낙현 수비 전략’을 전했다.
그렇지만 정성우는 경기 초반 김낙현에게 볼을 쥐어줬다. 그 후 자밀 워니(199cm, C)의 스크린을 감당해야 했다. 워니의 피지컬과 김낙현의 드리블 템포를 쫓아가지 못했다. 이들의 2대2를 어려워했다.
하지만 정성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돌파한 김낙현을 끝까지 따라갔다. 슈팅하는 김낙현에게 손을 뻗었다. 김낙현의 시야를 방해. 김낙현의 슈팅 밸런스를 흔들었다.
SK 선수 3명이 김낙현의 반대편으로 위치했다. 김낙현의 돌파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김낙현 옆에 스크리너 1명이 위치했다. 정성우는 스크리너의 위치(정성우의 왼쪽)를 의식했다. 그러나 김낙현이 스크린 없는 쪽으로 돌파했다. 동시에, 헤지테이션을 곁들였다. 도움수비수가 아무도 없었기에, 정성우는 김낙현의 돌파를 바라봐야 했다.
정성우는 워니와 김낙현의 인버티드 2대2(빅맨이 볼 핸들러로 나서는 2대2)와 마주했다. 김낙현의 스크린을 빠져나간 후, 워니를 잠깐 체크했다. 그 후 김낙현에게 돌아갔다. 최소한 김낙현에게는 찬스를 주지 않았다. 에너지를 쏟은 정성우는 1쿼터 종료 2분 12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13-17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압박과 스틸

정성우는 2쿼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김낙현이 2쿼터 시작 57초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정성우는 그때 코트로 빠르게 나갔다.
정성우는 김낙현의 스크린 활용을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김낙현을 어떻게든 쫓아갔다. 김낙현의 슛을 어떻게든 컨테스트했다. 그 후 앞으로 뛰는 김준일(200cm, C)에게 패스했다. 김준일의 속공 득점을 이끌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때 21-20으로 역전했다.
김낙현이 스크리너 2명(최부경-자밀 워니)을 활용했다. 그렇지만 김준일과 라건아가 헷지 동작 혹은 바꿔막기 동작으로 김낙현의 스피드를 떨어뜨렸다. 그 사이, 정성우가 김낙현에게 돌아갔다. 김낙현의 공중 패스를 유도했다.
정성우는 수비 범위를 더 넓혔다. SK 베이스 라인까지 갔다. 김낙현의 패스를 가로챘다. 심판진이 정성우의 파울을 지적했으나, 정성우는 코치 챌린지를 신청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후 워니의 파울을 지적했다.
자신감을 얻은 정성우는 하프 코트 부근에서 알빈 톨렌티노(196cm, F)의 드리블을 가로챘다. 뒤따라오는 김준일에게 볼을 줬다. 김준일이 레이업으로 마무리. 정성우의 스틸이 ‘8점 차 우위(31-23)’를 만들었다.
부진한 김낙현이 결국 빠졌다. 정성우의 수비 매치업은 이민서(181cm, G)로 변경됐다. 정성우가 부담을 덜었다. 한국가스공사도 39-34. 전반전을 기분 좋게 마쳤다.

# Part.3 : 파울 트러블

김낙현의 2쿼터 출전 시간은 5분 미만이다. 김낙현이 힘을 비축했다는 뜻. 에너지를 절약한 김낙현은 볼 없는 움직임과 동료들의 스크린을 결합했다. 정성우의 동선이 꼬일 수밖에 없었고, 정성우는 한 박자 늦게 김낙현의 동작에 반응했다. 김낙현의 돌파에 허무하게 당했다.
또, 정성우는 김낙현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내줬다. 세컨드 찬스 포인트까지 허용했다. 그리고 김낙현과 워니의 2대2에 흔들렸다. 김낙현을 막았지만, 워니의 후속 동작을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 한국가스공사도 3쿼터 시작 3분 19초 만에 41-47로 밀렸다.
정성우는 김낙현과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김낙현의 역동작에 파울을 범했다. 3쿼터 종료 3분 15초 전에도 김낙현의 스크린 활용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낙현의 뒤에서 파울을 범하고 말았다. 정성우의 파울 개수는 4개. 정성우는 3쿼터 잔여 시간을 벤치에 있어야 했다. 정성우가 빠진 후, 한국가스공사는 더 흔들렸다. 45-57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터저버린 불안 요소

한국가스공사가 물러날 곳은 없었다. 파울 트러블인 정성우가 4쿼터에도 투입된 이유다. 이를 인지한 정성우는 극한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수비 강도를 유지하되, ‘파울 아웃’이라는 선을 넘지 않았다. 게다가 4쿼터 시작 3분 40초에는 53-59로 쫓는 3점까지 성공했다.
3점을 터뜨린 정성우는 김낙현에게 다시 집중했다. 김낙현과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했다. 다만, 슈팅 공간을 주지 않았다. 원칙을 지킨 정성우는 김낙현의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을 유도했다.
그 사이, SJ 벨란겔(177cm, G)과 닉 퍼킨스(200cm, F)가 3점을 터뜨렸다. 3점이 연달아 터지면서, 한국가스공사는 66-61로 역전했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그러나 정성우의 불안 요소가 나왔다. 파울 트러블이었다. 김낙현에게 어느 정도의 압박만 가할 수 있었다. 그런 약점이 김낙현에게 포착됐고, 김낙현에게 돌파와 풀업 점퍼를 허용했다. 정성우가 버티지 못하면서, 한국가스공사는 4쿼터 종료 2분 전 66-67로 역전당했다.
한국가스공사는 4쿼터 종료 19초 전 70-69로 앞섰다. 하지만 김낙현이 볼을 잡았다. 정성우는 갈피를 잡지 못했고, 한국가스공사 다른 선수들도 도움수비를 생각하지 못했다. 정성우는 김낙현에게 허무하게 실점했다.
그렇지만 퍼킨스가 4쿼터 종료 1.1초 전 동점 자유투(71-71)를 작렬했다. 정성우는 기사회생했다. 5분 더 뛸 기회를 얻었다.

# Part.5 : 마지막 기회

정성우는 더 이상 파울 트러블을 생각하지 않았다. 몸싸움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그렇지만 경기 종료 1분 45초 전 김낙현의 페이크와 3점에 반응하지 못했다. 한국가스공사는 77-78로 역전당했고, 정성우는 코트 천장을 올려다봤다. 아쉬움의 의미였다.
정성우는 이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워니의 스크린과 김낙현의 드리블을 어떻게든 쫓아갔다. 경기 종료 1분 6초 전 워니의 스크린 파울을 얻었다. 워니의 4번째 파울이기도 했다.
그리고 벨란겔이 정성우의 투지를 연결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경기 종료 56.3초 전 79-78로 역전했다. 정성우는 그 후에도 사력을 다했다. 김낙현의 영향력을 아예 없애버렸다. 그리고 한국가스공사도 83-81로 이겼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야 첫 승을 신고했다.
첫 승을 기록한 정성우는 팬들 앞에 마이크를 잡았다.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팬들도 정성우의 말에 호응했다. 특히, 정성우가 “못난 선수들을 응원해주는...”이라고 할 때, 팬들의 리액션이 컸다.

인터뷰실에 들어온 퍼킨스도 “농구 선수하는 동안, 정성우처럼 악착같이 수비하는 선수를 못 봤다. 수비할 때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선수는 흔치 않다”라며 정성우의 수비를 극찬했다. 한국가스공사에서 단 2경기만 치렀음에도, 정성우의 장점을 알아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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