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FINAL 게임 리포트] ‘3Q까지는 존재감 부족’ KB 허예은, 승부처를 저격하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7 11: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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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예은(165cm, G)이 승부처에 등장했다.

청주 KB는 지난 2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64-60으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우승 확률 28.9%(9/32)를 유지했다.

허예은은 2019~2020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KB에 입단했다. 그리고 2020~2021 챔피언 결정전부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5차전에서 20분 18초 동안 7점 2어시스트 1리바운드. 모든 게 결정되는 경기에서 과감했다.

2021~2022시즌부터 박지수(196cm, C)와 강이슬(180cm, F)의 뒤를 받쳤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박지수의 높이와 강이슬의 3점을 살려줬다. 포인트가드로서 가치를 인정받았고, 데뷔 첫 통합 우승도 경험했다.

그러나 박지수가 2022년 8월 공황장애로 이탈했다. KB 코칭스태프는 플랜 B를 찾지 못했기 때문.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KB는 플레이오프조차 오르지 못했다. 경기를 풀어야 했던 허예은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2023~2024시즌에 다시 한 번 도약했다. 우선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에 출전했고, 경기당 30분 57초 동안 11.17점 6.2어시스트 4.7리바운드(공격 1.2)에 1.3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KB의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플레이오프 기여도 역시 높았다. 3경기 평균 34분 17초 출전에, 경기당 13점 4.7어시스트 4.3리바운드에 2.3개의 스틸. 3경기 만에 플레이오프를 매듭지었다.

그리고 지난 24일. 2021~2022시즌 이후 2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했다. 단 1초도 쉬지 않았다. 그러나 5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공격 1) 1스틸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KB 또한 62-68로 졌다. 부담을 안은 채, 2차전을 준비한다.

김완수 KB 감독도 허예은의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했다. 볼을 운반할 수 있는 심성영(165cm, G)을 허예은의 호위무사로 붙였다. 김완수 KB 감독은 경기 전 “상대가 2대2 수비를 잘 준비했다. 수비도 중요하지만, 볼 핸들러가 더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김)예진이 대신, (심)성영이가 먼저 들어간다”며 ‘투 가드’의 이유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허예은이) 잘하려고 하다 보니, 부담감이 이전보다 컸던 것 같다. 또, 우리은행의 2대2 수비 방식이 이전과 달랐다. (허)예은이가 줄 곳이 많이 없었을 거다”며 처질 수 있는 허예은을 북돋았다.

또 한 번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허예은은 여러 보호 장치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초반에는 본연의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점인 속공 마무리 또한 실패. 보호 장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1쿼터만 놓고 보면, 허예은은 1차전의 여파를 떨쳐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러나 허예은은 수비 공헌도를 높였다. KB가 여러 대형의 지역방어를 사용해도, 허예은은 로테이션을 착실히 해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킥 아웃 패스를 가로챘다. 속공으로는 연결하지 못했지만, 우리은행의 맥을 끊기 충분했다.

그렇지만 허예은으로 인한 공격 시작이 원활하지 않았다. 또, 우리은행의 압박수비에 박지수(196cm, C)에게 볼을 넣지 못했다. 염윤아(176cm, G)나 강이슬 등 높이가 있는 선수들이 투입했지만, 이들의 패스는 정확하지 않았다. 박지수를 제외한 다른 옵션도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KB는 2쿼터 시작 2분 48초 만에 20-24로 밀렸다.

KB의 공격은 그 후에도 뻑뻑했다. 허예은의 속공 전개와 2대2 전개 모두 나오지 않아서였다. 다른 선수들이 활로를 뚫었지만, KB 공격은 한계를 노출했다. 수비로 우리은행을 어느 정도 틀어막기는 했지만, 공수 밸런스가 꽤 무너졌다. 이로 인해, 허예은은 2쿼터 종료 3분 4초 전 코트에서 물러났다.

KB는 분위기를 어떻게든 바꾸려고 했다. 그렇지만 박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이 2쿼터에 나오지 않았다.(박지수 2Q 득점 : 10, 허예은 2Q 득점 : 4) 공격 밸런스를 잃은 KB는 34-36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1차전(32-33)처럼 열세로 하프 타임을 맞이했다.

KB는 3쿼터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때 허예은이 숨통을 텄다. 오른쪽 윙에서 3점 성공. 40-41로 우리은행을 위협했다. KB 선수단과 청주체육관의 분위기도 급상승했다.

허예은은 그 후 KB의 변형 지역방어와 마주했다. 패스나 공격을 하지는 못했지만, 지역방어의 약점인 리바운드를 잘 활용했다. 공격 리바운드 이후 볼을 돌렸고, 볼을 이어받은 강이슬이 3점으로 마무리했다. KB는 47-45로 경기를 뒤집었다.

허예은이 4쿼터 시작 45초 동안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다. 특히, 4쿼터 시작 45초에 해낸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었다. 스틸 이후 속공 전개. 그리고 왼쪽 코너에 있는 이윤미(172cm, F)에게 볼을 줬다. 이윤미는 3점으로 마무리했고, KB는 52-45로 달아났다. 허예은의 퍼포먼스 한 번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파장을 일으킨 허예은은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임했다. 돌파 혹은 미드-레인지 점퍼로 확률 높은 득점을 원했다. 점수를 따내지 못해도, 박지수의 세컨드 찬스 포인트에 힘을 실어줬다. 허예은의 공격 실패가 림과 가까운 곳에 튀겨, 박지수가 루즈 볼을 쉽게 잡을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KB는 경기 종료 5분 12초 전 56-54로 쫓겼다. 진정한 승부가 시작됐다. 사소한 것 하나에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허예은의 안정감과 침착함이 필요했다.

허예은이 경기 종료 1분 14초 전 의미 있는 퍼포먼스를 했다. 볼 운반 과정에서 나윤정(173cm, G)으로부터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얻은 것.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했다. 또, 경기 종료 20초 전 우리은행의 슈팅 실패를 리바운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기록(5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자기 몫을 해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KB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41%(21/51)-50%(16/32)
- 3점슛 성공률 : 약 22%(4/18)-25%(6/24)
- 자유투 성공률 : 약 71%(10/14)-62.5%(10/16)
- 리바운드 : 47(공격 21)-31(공격 9)
- 어시스트 : 16-15
- 턴오버 : 13-12
- 스틸 : 8-4
- 블록슛 : 1-5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청주 KB
- 박지수 : 36분 26초, 37점(2점 : 16/27) 20리바운드(공격 13) 3어시스트
- 강이슬 : 38분 40초, 10점 7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1스틸
2. 아산 우리은행
- 김단비 : 40분, 25점 9리바운드(공격 1) 8어시스트 3블록슛 1스틸
- 박지현 : 40분, 12점 10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1블록슛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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