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헨리 엘런슨의 ‘높이’와 ‘열정’, 닉 퍼킨스의 ‘힘’을 가로막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0-30 11: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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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엘런슨(207cm, F)은 공격에만 능하지 않다. 수비 열정 또한 높았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원주 DB는 2024~2025시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원투펀치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헨리 엘런슨과 이선 알바노(185cm, G)의 시너지 효과가 좋다.
특히, 엘런슨은 KBL 데뷔 시즌임에도, KBL과 DB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32분 53초 동안, 22.1점 11.0리바운드(공격 2.0) 3.2어시스트에 1.0개의 블록슛을 곁들였다. DB의 5할 승률 이상(5승 4패)에 기여했다.
엘런슨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1라운드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가 1옵션 외국 선수를 닉 퍼킨스(200cm, F)로 바꿨다. 퍼킨스는 힘과 슈팅을 겸비한 포워드. 그래서 엘런슨의 수비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특히, 엘런슨은 버티는 수비를 약점으로 삼는다. 반면, 퍼킨스는 힘과 피지컬을 내세운다. 그렇기 때문에, 엘런슨은 퍼킨스의 힘을 버텨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DB도 엘런슨도 고전할 수 있다.

# Part.1 : 부족한 실속

이선 알바노(185cm, G)가 경기 초반 2대2 공격을 많이 수비했다. 그때 엘런슨이 알바노의 매치업을 잠깐 끊어줬다. 긴 팔로 알바노 매치업의 행동 반경을 체크했다. 그리고 퍼킨스에게 돌아갔다. 덕분에, DB 수비 대형이 흔들리지 않았다.
엘런슨은 퍼킨스의 돌파 동선을 어느 정도 예측했다. 퍼킨스보다 먼저 퍼킨스의 돌파 지점에 도달했다. 그리고 높은 타점으로 퍼킨스의 시야를 방해했다. 퍼킨스의 왼손 레이업을 무위로 돌렸다. 퍼킨스에게 ‘만만치 않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엘런슨의 수비 매치업은 1쿼터 종료 4분 4초 전 라건아(199cm, C)로 변경됐다. 퍼킨스가 그때 두 번째 파울을 범했기 때문이다. 엘런슨이 수비 부담을 덜었다. 라건아의 행동 반경이나 위력이 이전보다 줄었고, 라건아의 높이가 엘런슨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엘런슨은 라건아를 포함한 한국가스공사의 2대2를 막지 못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스크린 후 라건아의 골밑 침투를 제어하지 못했다. 3점 라인에서 림 근처로 늦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라건아에게 비슷한 패턴으로 연속 실점했다. 19-12로 앞섰던 DB는 23-20으로 1쿼터를 종료했다.

# Part.2 : 수비 약점

에삼 무스타파(203cm, C)가 2쿼터에 먼저 나왔다. 라건아를 막기 위해서였다. 라건아를 1대1로는 제어했으나, 라건아를 포함한 2대2 공격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로테이션 속도가 엘런슨보다 느렸다.
또, 무스타파의 수비 범위가 그렇게 넓지 않았다. 게다가 퍼킨스의 백 다운을 막지 못했다. 퍼킨스에게 좋은 자리를 내줬고, 퍼킨스한테 슈팅 파울 자유투를 허용했다. 그리고 2쿼터 종료 3분 43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엘런슨이 코트로 돌아왔다. 엘런슨은 퍼킨스를 림과 먼 곳으로 밀어냈다. 그렇지만 한 가지 간과했다. 페이더웨이도 퍼킨스의 옵션이라는 사실이다. 엘런슨도 결국 퍼킨스에게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엘런슨이 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퍼킨스의 킥 아웃 패스와 점퍼를 막지 못했다. 또, SJ 벨란겔(177cm, G)의 볼 없는 스크린에 퍼킨스한테 백 다운할 기회를 줬다. 퍼킨스의 힘과 왼손 훅슛을 막지 못했다. DB 또한 41-42로 역전당했다.

# Part.3 : 해법

엘런슨은 2대2 수비를 계속 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을 벌었다. 후방에 있던 김보배(202cm, C)가 퍼킨스를 잠깐이나마 막아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엘런슨은 퍼킨스한테 빠르게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퍼킨스의 3점 시도를 이끌었다. 퍼킨스의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렸다.
그 사이, DB는 51-44로 치고 나갔다. 엘런슨의 수비 집중력도 높아졌다. 퍼킨스의 돌파에 중심을 잃었으나, 긴 팔로 퍼킨스의 터치 아웃을 이끌었다.
엘런슨은 신승민(195cm, F)의 순간 돌파를 제어하지 못했다. 또, 퍼킨스의 스핀 무브를 따라가지 못했다. 김보배가 엘런슨 대신 파울했으나, 엘런슨의 수비 스텝은 느렸다. 블록슛을 아예생각하지 못했다.
엘런슨은 공격으로 퍼킨스를 밀어붙였다. ‘높이’로 퍼킨스에게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다. 또, 퍼킨스의 성향(퍼킨스는 왼쪽 돌파를 즐긴다)을 알아챘다. 그런 이유로, 퍼킨스의 왼쪽 돌파를 유도했다. 도움수비수에게 퍼킨스를 넘긴 것. 덕분에, 퍼킨스의 강점을 최소화했다. DB 또한 66-56으로 달아났다.

# Part.4 : 위기? 마무리!

엘런슨은 퍼킨스와 자리 싸움을 했다. 디나이 디펜스와 버티는 수비를 곁들였다. 그리고 퍼킨스의 왼쪽 돌파를 미리 저지했다. 퍼킨스의 장점을 상쇄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킨스가 왼쪽으로 스핀 무브했다. 그러나 퍼킨스가 잠깐 뜸을 들였고, 엘런슨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퍼킨스의 골밑 득점을 블록슛. 퍼킨스를 좌절시켰다.
하지만 DB는 경기 종료 4분 1초 전 72-70으로 쫓겼다. 엘런슨이 퍼킨스의 한 타이밍 빠른 3점을 막지 못한 것도 이유였다. 변명의 여지없는 실점이었기에, 더 집중해야 했다.
엘런슨은 다행히 공격으로 만회했다. 한국가스공사의 바꿔막기를 볼 없는 움직임으로 극복했고, 알바노의 패스를 잘 받아먹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DB도 ‘역전패’라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87-73으로 한국가스공사를 제압했다.
김주성 DB 감독도 경기 종료 후 “팀 디펜스도 있었지만, 엘런슨은 좋은 신장을 갖고 있다. 또, 수비를 열정적으로 하려고 한다. 그랬기 때문에, 이번 한국가스공사전에서도 좋은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라며 엘런슨의 수비를 긍정적으로 여겼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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